양창범 석좌교수(제주대학교) 농업에서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것은 늘 잊어서는 안 되는 불변의 진리와 같은 것이다. 우리 조상은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라는 정신으로 종자를 지켜왔다. 특히 21세기 들어서 세계 각국은 종자의 경제적 가치의 무한한 잠재성 등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탄생한 것 중의 하나가 ‘나고야의정서’이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에 대한 보유국의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고, 접근과 이익공유의 원칙(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을 분명히 했다. 특정 국가가 보유한 동식물, 미생물 등의 생물자원뿐만 아니라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을 해당 국가의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연구개발(R&D), 상품화 등 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자원 제공국과 공유해야 한다. 공공재처럼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사용해왔던 생물자원에 대해 자원 보유국의 배타적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농업유전자원을 수집·보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식물유전자원의 경우 3천33종 26만여 자원을 보존 관리(농진청)해 오고 있어 양적으로는 세계 5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요새 식당 테이블마다 시끌벅적하다. 누구를 뽑을 지, 왜 뽑는지 등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있다며, 현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이도 있다.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표자를 뽑는다. 선거다. 선거는 이렇게 국민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민주주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선거결과는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우리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하지만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선거가 주는 선물은 그 과정에 있다. 선거 때만큼 정치인들이 국민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인 적이 있는가. 만나준 적이 있는가. 악수를 청한 적이 있는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선거는 소통 창구다. 최근 국회의원 두명이 동물복지 등 여러 수의현안을 논의하려고 대한수의사회를 다녀갔다. 평상 시에는 잘 못보던 모습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이날 그간 참아왔던, 억울하게 당해왔던 애로사항, 예를 들어 동물진료비가 비쌀 수 없는 까닭 등을 모두 내뱉았다. 그리고 진료비 부가가치세 폐지, 동물병원 입지변경 등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은 “그랬군요” 끄덕이며 메모
[축산신문] 왕영일 금가돈 대표 돼지 사육두수 대비 권역내 도축장의 수용능력을 감안할 때 경기 북부지역 양돈농가들의 출하난이 불가피한 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에서도 인천과 경기남부권역의 3개 도축장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권역을 넘어선 도축장 지정시 교차오염의 가능성에 대한 방역당국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방역의 근본적인 목적과 함께 사회적 측면까지 고려할 때 이미 결론이 나와 있는 것 아닌가. 언제까지 도축장 추가 지정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돼지출하가 더 늘어나고 도축장 부족사태가 심화된 시점에서 추가 지정은 너무 늦다. 아울러 추가 지정 계획을 해당지역 양돈농가들에게 사전 고지, 육가공거래처 확보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출하 도축장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배려해 주길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이중호 조합장(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협동조합에 축산물 군납 50년 동안 맡긴 건 공급 안정화·급식 질 개선 위한 최선의 조치 경쟁입찰, 수입식품 소비·기업 배만 불릴 것 축산물 군납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2025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는 국방부와 군 당국의 계획은 한마디로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축산물 군납이 생산자조직인 협동조합으로 50년 동안 일원화된 데는 민관(民官)일체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많은 병력과 각종 장비가 동원되어 교통 등 주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훈련이 잦고 군부대 주둔으로 개발 제한 등 접경지역 농민들의 애로를 감안하여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차원인 동시에 군납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군 당국이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간과한 채 올해부터 시범 실시를 하고 공개 경쟁이라는 명분 하에 2025년부터 민간기업에까지 전면 개방하려는 방침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군 당국의 방침대로라면 앞으로 축산물 군납은 민간기업이 장악할 것이고 국군장병의 식탁은 값싼 수입 축산물로 뒤덮이고 말 것이다. 이럴 경
강민수 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전염성코라이자는 애비박테리움 파라갈리나룸(Avibacterium paragallinarum)의 감염에 의한다. 산란계, 육용 종계, 토종닭 등에서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감염된 닭은 기침, 재채기 같은 호흡기 증상을 비롯해 안면종대, 육수종대, 결막염, 콧물 등을 보인다. 육성계에서는 사료와 물 섭취량 감소에 따른 성장지연으로 도태계가 증가한다. 산란 성계군은 산란율 저하(10~40%)를 일으킨다. 배합사료내 항생제 사용이 제한되면서 전염성코라이자 피해가 커졌다. 계절적인 발생 양상을 보이는 것은 환절기 이후 기온변화, 환기 불량 등으로 닭들이 이 병원균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질병 발생과 전파는 농장의 사육환경 및 관리체계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 나이가 다른 계군을 밀집 사육하는 농장에서 기존에 발생이 있었다면, 새로 도입되는 닭들은 회복된 보균계를 통해 쉽게 감염된다. 특히 비말을 흡입하거나 오염된 사료, 물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전파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비박테리움균은 크게 A형, B형, C형 등 3가지 혈청형으로 구분된다. 국가별로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A형만 확인되고 있고,
박도환 축산정책과장(전남도 축산정책과) 최근, 기후온난화나 기후 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중립’이 거론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탄소의 배출량이 2050년까지 ‘0’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천760만톤CO2eq으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천120만톤CO2eq로 2.9%에 불과하다. 전체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2천120만톤CO2eq 중 일반농업분야는 1천179만톤CO2eq로 55.6%이고 축산분야는 941만톤CO2eq로 44.4%이다. 구체적으로 벼 재배를 통한 배출량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농경지 토양, 가축분뇨처리, 가축 장내 발효 순이다. 이와 같은 수치를 볼 때 실제 축산업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정도에 불과해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진실을 알아야 한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에 있어 농식품 분야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각종 정책과 연구를 수립·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소의 트림을 유발하는 메탄가스를 억제한 사료를 개발하고, 적은 사료로도 비육이 잘되는 가축개량을 목표로 해 배설물 중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군 급식 부실 문제가 결과적으로 장병 식탁에 수입산 재료를 올리는 쪽으로 정리됐다. 국방부가 발표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에 따르면 51년간 협동조합을 통해 식재료를 조달해온 군은 앞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계약 물량을 줄여나가 2025년부터는 완전 경쟁입찰로 전환하게 된다.국방부는 1970년 1월부터 ‘군 급식 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에 따라 장병 급식에 사용되는 농수축산물을 51년 동안 협동조합과 맺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조달해왔다. 축산물의 경우 계획생산품목과 비계획생산품을 구분하고 여러 가지 합의된 방식을 통해 산정된 가격을 놓고 협상으로 정한 품목별 단가를 1년 동안 유지하는 방식이다. 한 번 가격이 정해지면 시중 가격이 올라도 축산농가는 손해를 무릅쓰고 1년 내내 같은 계약 단가에 납품하기도 했다.군이 50년 넘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농수축산물을 공급받은 배경에는 유사시 안정적인 조달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축산물 군납농가들은 부실 급식 문제에 대한 책임을 경쟁입찰로 풀겠다는 접근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국방부는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장병 중심의
윤요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마가린을 먹어 보았을 것이다. 기성세대의 어린 시절에는 갓 지은 밥에 마가린과 간장을 살짝 첨가하여 비벼 먹는 것이 참 인기가 많았다. 마가린의 인기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Rupp R.의 ‘The Butter Wars: When Margarine Was Pink’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이폴리트 메주 므리에가 나폴레옹의 요청으로 1869년 마가린을 개발했다. 그 당시 마가린은 버터를 대체하기 위해서 개발됐으며, 마가린과 버터는 지방 함량뿐만 아니라 성상도 아주 비슷하고 음식에 사용하는 방법도 매우 유사하다. 마가린은 주로 식물성 지방을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버터는 주로 우유의 지방을 이용하여 제조된다. 버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마가린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대체 식품의 원조 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이나 식물로부터 비롯된 소재를 이용하여 고기의 색이나 질감을 모사하는 형태의 식품들이 개발 및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 가는 하나의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식품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상품의 개발이 지속
윤민성 박사(팜스토리도드람B&F 마케팅팀)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전 세계 경제 흐름을 유동성 시장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이 앞 다퉈 자금 투입과 재정 지출을 늘려 팬데믹 상황을 타개코자 한 것이다. 그러나 풍부하고 막대한 유동성 자금은 주식 시장, 부동산 시장 그리고 원자재 시장까지도 깊숙이 침투하며 모든 자산 가치를 부풀려 놓게 되었다. 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은 이제 겨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풍부한 유동성 자금이 곡물 시장에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였다. 실제로 옥수수를 구매하기 위해 옥수수 선물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옥수수 시세 차익을 바라보고 선물 시장에 뛰어든 비상업 거래 추이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아래 <그래프 1>의 회색 음영으로 나타낸 면적이 바로 투기 자본의 유입량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국제 곡물 시장 기상도는 ‘먹구름’ 안타깝게도 앞으로의 곡물 가격 상황 또한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부분 또한 상당부분 선물 거래 가격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아래 <그래프 2>와 같이 내년 상반기까지 옥수수의 향후 선물 가격이 높은 수준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대한한돈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이 선출됐다. 아직은 당선자 신분이지만 전국의 양돈인들을 대표하는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한 것이다.작금의 국내 양돈산업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난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변화를 희망하는 양돈인들이 새로운 지도자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다행히 한돈협회 당선자가 이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상당기간 지도자로서 역할을 준비해 왔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에서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산업이 처한 현실과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기대를 익히 인지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입장을 바꿔 새로운 지도자가 양돈인들에게 기대하는 바람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필자라면 당분간은 믿음을 갖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를 최우선으로 꼽을 듯 하다. 사실 산업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 지도자들이 자신에 대한 해당산업 종사자 또는 회원들의 평가에 가장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하물며 중앙무대의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상황이라면 그 압박의 수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 이에 심적 부담을 넘어 지도자로서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초창기의 이미지가 굳혀지며 그 꼬리표가 임기말
최 강 석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매년 철새가 북방지역에서 국내로 도래하는 시점에 맞추어 정부는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정하여 한층 강화된 방역대책을 추진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지하다시피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8) 발생으로 가금 농가들은 혹독한 동절기를 보냈다. 지난 동절기 동안 야생조류에서 전국적으로 234건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234건이나 검출되었고, 109개 가금농가(닭 55, 오리 48, 기타 6)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약 3천만 수의 가금류가 희생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국내 발생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북방지역으로부터 도래하는 겨울 철새들(오리류)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국내 발생이 뚜렷하게 빈번해 진 이유도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드는 철새 무리들 사이에서 바이러스 오염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서 기인한다. 그래서 유라시아 대륙의 다른 지역 야생조류와 축산 농가에서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상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동절기 상황도 주변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유입 가
양기원 회장(경인지구축협운영협의회·포천축협조합장) 빛과 그림자 뒤섞인 게 세상의 이치문제를 시정하되 그것을 빌미 삼아축산 홀대하면 농촌경제 망가질 것 요즘은 그런 경우가 드물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삶의 전부일 수밖에 없었던 시절에는 집집마다 ‘희생양’이 있기 마련이었다.공부 잘하는 자식(특히 아들)을 통해 집안을 일으키려는, 말하자면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 의해 선택받지 못한 자식들은 고등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또 조실부모한 집 맏이들이 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모두가 가난에 찌들어 배고프던 시절 우리 이웃들이 겪어낸 슬픈 이야기이자 미담이기도 하다.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줄곧 농어민 후계자의 길을 걷고 있는 필자는 요즘 들어 이처럼 옛날 일들을 떠올리며 자꾸만 서글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질풍노도와 같았던 경제성장에 이어 이른바 경제와 산업의 고도화 속에서 갈수록 소외되는 우리 농촌과 농축산업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UR 협상 타결과 WTO 출범으로 인한본격적인 수입개방 그리고 관세를 완전 철폐하는 FTA 등은 수출지상주의의 결과물로써 우리 농촌과 농축산업에는 치명상이 되고 있다. 백 번을 양보해 이런 일들의 불가피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