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국내 양돈현장에 연쇄 도산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고생산비 속 저돈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양돈농가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돈미래연구소에 따르면 사료비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MSY 17.1두 수준 생산성 중위 양돈농가들의 생산비가 지육 kg당 5천315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5천원대 이하의 돼지가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며 생산비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외상 사료 사용농가 등 채무 비율이 높은 농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 정상적인 농장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불투명한 양돈시장 전망 속에서 사료업계의 여신관리 강화 추세까지 맞물리며 연쇄 도산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 지역 양돈농가들 사이에서 “어느 농장이 곧 경매에 붙여질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 여신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사료회사를 찾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올초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양돈농가가 돼지를 무단 매도 후 사라지는 ‘야반도주’ 소식이 경북지역으로부터 전해진 것은 물론 사료 구입이 어려워지며 적정 출하일령전 돼지를 모두 처리하는 일명 ‘떨이 농장’ 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각종 질병으로 인해 생산성이 하락한 농가들의 경우 저돈가와 맞물리며 채무까지 증가, ‘잠재적 한계농장’ 으로 전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와 극심한 소비부진 추세로 인해 단시간내에 양돈농가들이 그동안 누적돼 온 적자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전통적인 돼지 가격 상승기로 자리매김 해왔던 4월에도 4천원대에 머물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현실이다 보니 양돈현장의 위기감이 고조, 이참에 전업을 검토하는 농가들 마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의 한 양돈농가는 “돈사 매물이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물론 매도 희망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다보니 아직까지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그만큼 양돈현장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돈현장의 동요가 심각한 실정이지만 환율 및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는데다 물가당국은 삼겹살 소비자가격만을 감안, 할당관세 돼지고기 수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치 않고 있어 양돈농가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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