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1. 프롤로그 2011년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2012년부터 동물복지 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며 산란계부터 우선 적용할 예정인데 인증제도 운영을 위해 기준이 필요하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간의 사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들은 바로는 구제역 발생과 국내 소비자들의 거센 요구에 의해 전격적으로 동물복지 인증제도 도입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동물복지 인증기준 마련을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국내에서 동물복지와 관련한 연구가 수행된 경우도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부족했던 시기라 시작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인증기준이 마련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국내외 연구 자료들을 검색하고 해외의 인증기준들을 비교 분석했다. 자료 분석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동물복지 인증기준들이 공통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조건들을 필수 항목으로 선별하고 이외의 조건들은 비(非)필수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비(非)필수 항목의 경우 국제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내 사육여건을 반영함으로써 수위를 조절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증기준의 초안은 국립축산과학원 내부 전문가들의 검
[축산신문] 이윤재 대표(경기 김포 꿈목장) 국내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저지종 도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저지종은 홀스타인종보다 유량은 적지만 유지방이나 유단백질과 같은 무지고형분이 풍부해 고부가가치의 유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외산 유제품이 몰려 들어오는 가운데 시유소비량이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서 저지종 도입은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체구가 작고 사료섭취량이 적다보니 분뇨발생량과 온실가스 배출이 환경개선에 있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낙농가 개인이 저지종 사육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저지종 개량을 위한 수정란 구입 비용 지원과 잡종으로서 개체등록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저지종이 좀 더 체계적으로 우리 낙농산업에 안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2021년 3월 29일. 요즘 시끄러운 여러 문제들 속에서 국회에서는 ‘국회ESG포럼’이 출범했다. 여야 구분 없이 58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여를 밝혔다고 하니 정원의 20% 정도가 참여하는 거대 국회 연구포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 산업체, 연구소, 경제단체, ESG 전문기관 등 128개 기관들이 회원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이 포럼에서는 ESG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모였으니 무엇인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ESG는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의 첫 알파벳을 연결한 단어이며 기업이 지속가능(sustainability)할 수 있도록 하는 3가지 핵심 요소이다. ESG는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제시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UN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에서 ESG를 투자 결정, 자산 운영에 고려한다는 원칙을 발표하여 본격적으로 확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전 세계적으로 경험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한국축산, 세상이란 거울에 어떻게 비치는지 바로 봐야 무조건적 국산 애용은 옛말…국민 공감 얻어야 미래 있어 인간이 활용한 태초의 거울은 아마도 상대방의 눈이었을 게다. 요정 에코를 모질게 거부한 죄로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로부터 미움을 산 나르시서스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갈등하다 물에 빠져 죽고 수선화로 태어났다는 얘기가 신화에 등장하는 걸 보면 빛이 작용하는 거울은 그 기원이 옹달샘처럼 고여 있는 물이었을 법 하다. 해저를 누비는 잠수함이나 천체관측, 심지어 집 주변산세의 나쁜 기운을 상쇄하는데까지 거울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거울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생활 속 거울의 용도는 모습을 비춰보는데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고향집은 종가(宗家)가 아님에도 연중 대소가(大小家) 손님들이 많이 드나드는 편이어서 어머니는 농사일로 지친 신산(辛酸)한 삶 속에서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자주 거울을 마주하며 머리를 매만지셨다. 외모를 비추는 거울 못지않게 자신을 경계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거울도 반드시 필요하다. 바로 세상이다. 세상은 그 자체가 거울이며 자신을 경계하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누구나 세상이란
[축산신문] 노동광 부장(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철새의 본격적인 북상으로 개체수가 감소함에 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 검출이 상당수 잦아들었다. 겨울철 운영되었던 특별방역대책기간 역시 지난 3월 28일로 종료됨에 따라 상시방역 체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특별방역대책기간의 종료가 자칫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된다. 과거에도 잔존바이러스로 인해 4월 이후까지 AI 발생이 이어졌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에는 잔존바이리스로 인한 전통시장에서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확산은 7월까지 이어졌다. AI 항원 검출이 잠잠해졌더라도 긴장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가금농가와 관련시설에서는 AI가 종식되는 그 날까지 축사 및 축산차량 소독, 장화 갈아신기 등 방역수칙을 지속적으로 꼼꼼하게 지켜줄 것을 당부드린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박 상 출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충북지역본부) 가축개량은 필수이다. 정확한 기록에 근거한 혈통등록, 심사, 능력 및 번식 등의 개량정보 없이 목장경영을 한다면, 총 쏘는 법을 모른채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뭐가 다를까? 우리 목장의 평균 능력, 개체의 능력, 혹은 그 개체가 속한 가계의 능력이나 장·단점을 알아야만 경제형질들(도체형질, 유량, 유성분, 체형 등)을 더 좋게 개량하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목장경영기간 내내 긴 세월동안 지속적으로 빠짐없이 기록하고 실천해 나가야 하는 고달픔이 동반 될지라도 소득증대 라는 감미로운 결실을 얻고 세계적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축개량사업 참여는 필수이다. 그 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짧은 50여년의 가축개량 역사에 비해 괄목할 만한 생산성향상의 성과를 올려 왔다. 한우의 경우 현재의 1마리가 1960년대 2.8마리를 대체('69년 267kg→'19년 748kg)하고 있으며, 젖소는 현재의 한마리가 1970년대 2.3두 분의 우유를 생산('70년 4천572kg→’19년 1만352kg)하고 있다. 이중 가축개량에 의한 경제적 효과는 한우가 연간 2천42억원, 젖소가 연간 2천9
최 강 석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조류질병학) 코로나19 팬데믹에 설상가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까지 덮쳐 가금 농가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사실, 지난해 아프리카-유럽/중동-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철새 사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8) 이동 양상이 심상찮았다. 2019/2020 동절기 동안 이들 철새 이동 중간지점인 동유럽을 중심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유럽 가금 산업이 쑥대밭이 되었다. 그 철새가 가진 바이러스는 시베리아를 거쳐 극동으로 이동할까 긴장했다. 지난해 여름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상황은 시월이 되면서 불행하게도 현실이 되었다. 지난해 10월 21일 천안 봉강천 철새 분변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을 때 진짜 올 것이 왔다는 우려가 나왔다. 야생조류 검출 건이 무려 207건(2021년 2월 24일 기준)으로 철새 오염이 가장 심했던 2016/2017년 동절기 때보다 318% 증가했으며, 검출지역도 전국에서 폭넓게 나타났다. 그냥 철새가 지나치는 곳마다 바이러스를 쏟아 부었다 싶을 정도로 가히 공포 수준이었다. 방역 당국의 농장 유입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철새의 심각한 오염은 결국 지난해 11월 26일 정읍 오
요즘 봄철을 맞이해 식목행사 소식을 자주 접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잘 가꾸려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더군다나 요즘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으로 인해 꿀샘식물(밀원수)의 생육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양봉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위협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꿀샘식물 확보는 어쩌면 양봉업계의 미래가 달린 만큼, 모든 양봉농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 지난날의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는 과감히 버리고 꿀샘식물 조림에 다 같이 동참해보자. 우리가 그동안 누린 만큼, 우리 후대를 위해 나무 한 그루라도 심고 가꾸어 나가자. 축산신문, CHUKSANNEWS
김 병 숙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 2021년 소의 해를 맞이하여 작년부터 시작된 한우가격 호조세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한우 농가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세계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값 인상이 현실화 되고, 한우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수급불균형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우 사육두수가 <표1>에서 보는바와 같이 2020년 4분기 기준으로 320만두를 육박하고 가임암소 두수 또한 증가세로 140만두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기의 차이일 뿐 한우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우농가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쉽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선발과 도태이다. 다시 말하자면 선발과 도태는 개량이다. 전국한우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능력 미경산우비육사업과도 일맥상통 할뿐만 아니라 수급조절과 개량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일거양득이다. 그럼에도 송아지가격 상승에 따라 일부농가에서는 계획교배를 통한 인공수정 대신 자연종부를 하고 있어, 개량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다른 농가에 피해가 우려된다. 따라서 본회에서는 비거세우(수소) 사육농가는 자연종부의 가능성이 있는
정 영 철 대표(㈜ 정피엔씨 연구소) 글로벌 종돈업계 이합집산 세계 종돈산업은 2000년 들어서면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각국의 소규모 종돈기업을 흡수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종돈시장 점유율이 높은 영국의 PIC사는 영국의 NPD사(2000년), Cotswold사(2003년), 캐나다의 Genetiporc(2013년)사를, 2017년에는 아일랜드의 Hermitage를 합병했고 2019년에는 덴마크의 DanAvl에서 독립한 Mollevang사와 유전자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2위 Topigs사는 노르웨이의 Norsvin사(2016년)를 인수했다. 네덜란드 Hendrix 그룹의 Hybrids사는 네덜란드의 Euribrid사(2007년), 캐나다의 Designed Genetics사(2010년), 프랑스의 France Hybrids사(2008년)를 합병했다. 프랑스의 뉴클레어스와 함께 3대 육종회사였던 Gene+사와 ADN사는 2016년에 AXIOM라는 사명으로 통합됐다. 반면 덴마크 생산자단체 소유의 국가 단일 육종 기관인 DanAvl사는 2019년 기존의 조직을 유지하는 DanBred사, 독자 노선을 선언한 Danish Genetics사
[축산신문] 이 상 호 본지 발행인 축산업 비중 커져도 농정당국의 시선은 ‘싸늘’ 규모화 일변도 경쟁력 제고, 세(勢) 상실에 기인 최후보루 한우산업이라도 강소농 육성 나서야 사물을 실제와 다르게 보게 되는 걸 착시(錯視)라고 한다. 시동을 끈 자동차가 오르막길을 굴러가는 제주도의 일명 ‘도깨비도로’가 그렇다. 이런 현상은 눈이 내리막을 오르막으로 착각하는데서 생긴다. 착시현상은 경제에도 있다.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수출이 늘면 타 업종이 다소 부진해도 전체 지표는 호조로 나타나고 증시도 ‘공룡’ 삼성전자의 주가가 뛰면 다른 상장사들의 주가가 어지간히 빠져도 전체 시총금액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경제지표에 착시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축산에도 착시현상이 있을까? 한국축산은 UR 타결이후 수입 빗장이 풀리면서 모두 ‘끝장’이라며 아우성 쳤지만 외형상 결과는 장족의 발전이었다. 축산업생산액은 전체농업생산의 40%를 넘고 돼지 단일품목의 생산액이 농정 최우선품목인 쌀을 추월했다. 그런데도 축산을 대하는 농정당국의 시선은 싸늘하고 대접은 야박하다. 농업예산의 10%도 안 되는 축산분야 예산이나 갈수록 태산인 각종 규제가 그걸 말해준다. 일반적인
김 성 수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 양돈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우량 종자' 확보는 현장에서 수집되는 번식 및 산육형질 자료와 과학적인 유전평가 기술을 접목하여 산출되는 결과자료를 근거로 능력이 우수한 암·수퇘지를 어미와 아비로 선발하고 이들로부터 새끼돼지를 얻은 후 그 안에서 또다시 선발하고 도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확보되는 결과물이다.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는 종축을 사육하는 농장(이하 ‘종돈장'이라 한다)에서 능력이 우수한 종돈을 선발하고 도태하면서 전체적인 돈군의 능력을 개선(이하 ‘개량'이라 한다)할 수 있도록 개량과 관련된 각종자료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종돈 개량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하는 업무의 첫 번째는 등록업무이다. 부모돈을 비롯하여 혈연관계가 있는 선대의 기록은 물론 새끼돼지들의 기록 전부를 아우르는 생산정보(출생년월일, 산자수, 어미산차, 성별 등)를 정리하여 자료화 시킨 후 전산시스템으로 영구히 저장해 놓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심사업무이다. 등록을 통해 혈통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있으나 이 정보만을 갖고는 품종 특성, 부모돈의 체형상 장단점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품종별 고유한 외모를 기준하고 과학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