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수의연구사(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닭에서도 품종개량(breed improvement)이 활발하다. 이를 통해 지난 50년간 닭(육계) 체중은 4배 이상 증가했다. 기호도가 높은 가슴살 근육량은 2배 이상 커졌다. 반면 심장 무게는 5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전체 체중을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했다. 사람 관점에서 이용가치가 낮은 심장 기능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닭은 심장질환에 매우 취약하다. 고단백 사료를 급여할 경우, 체중증가로 혈액양도 증가한다. 심장은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액을 심장 밖으로 모두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Starling 법칙). 하지만 심장 근육의 한계를 초과한 혈액이 심장으로 유입되면, 심장 근육은 탄력이 떨어져 심장 내 혈액이 배출되지 못하고 일부 잔류된다. 이렇게 심장 내에 잔류된 혈액은 폐를 포함한 전신 장기에 혈액순환 장애(울혈)를 일으키고, 급기야 갑자기 죽게 된다. 이를 급사증후군증(sudden death syndrome)이라고 한다.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증상은 소등 후에 호흡기 증상과 같이 ‘헉헉’ 대다가 죽는다. 심장 기능 저하로 폐 부종이 발생한 닭들이 잠들기 위해 몸을 움츠리면 낮에 서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1. 프롤로그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미련함과 어리석음을 직면할 때 많은 좌절과 실망을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에 학업을 게을리 해서 성적이 떨어졌을 때, 친구들 사이에서 괜한 고집을 피워 입장이 곤란해졌을 때, 직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질책을 받을 때 등 다양한 문제들을 겪게 된다. 이런 문제들의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가 미리 준비하지 못했거나 미숙한 대응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미련함과 어리석음이 그 원인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익숙함이 오히려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잊기도 하며 하루하루 노화가 진행되는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러한 익숙함은 변화에 대한 적응을 더디게 만들기도 하며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하여 일을 그르치게 한다. 동물복지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들을 찾아볼 수 있다. 기존의 가축관리와 사육방식에 익숙해져 있음으로 인하여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하거나 혹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익숙함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이 춘 근 차장(팜스코 환경기술팀) 겨울의 초입인 요즘 새벽 공기는 차갑고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면서 가축이 추위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때 준비가 부족한 농장에서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분주하다. 그런데 월동준비와 함께 해야 할 것이 또 있으니 그것은 바로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기간은 11월부터 2월까지이며,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선정하여 화재예방을 강조한다. 축사의 경우도 겨울의 건조한 날씨와 더불어 난방 기구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화재 발생률이 늘어난다. 3종류의 축사에서 1년간 285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월별로는 11월에서 2월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이 시기에 우사 70건(48%), 목장 4건(100%), 돈사 63건(46%)의 화재가 발생했다. 즉, 이 시기에 137건(48%)의 화재가 집중되었으며 난방기구 사용이 증가했지만 화재예방 준비는 충분히 안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화재 원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 축사에서 소들이 춥지 않게 보온을 위해 축사를 막아 두거나 보온시설을
최시영 대표(랄르망드코리아) 요즘 더욱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명제 앞에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정부에서는 사료 내 질소 함량을 줄이는 것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지만 축산업계 전체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무엇보다 먼저 고려돼야 할 것은 생산성이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질소를 줄이는 것은 가축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접근방식이 아닌지 축산업계의 모든 분야에서의 고찰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 여러 농장을 다녀보면서 느낀 것은 어려운 시기에 농장들은 대부분 생산비를 줄이는 긴축 경영을 하며, 그 대표적인 방법이 생산비 비중이 가장 큰 사료의 단가 감소를 통한 ‘동물영양’ 부분의 비용 절감이다. 생산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생산비를 낮춰 지금의 위기를 버티고 지나가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가장 보편적이었으며 또 지난 시간동안 가장 적합한 생존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인플레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비용절감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 지금 우리 앞에 닥쳐올 시대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다. 기존의 성공경험이 앞으로도 성공의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현재 많은 언론과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어 자주 접할 수 있는 용어이다. 제로 웨이스트 국제연맹(Zero Waste International Alliance)에서는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와 재사용, 그리고 소각하지 않으며 토양, 수계, 대기에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에 위협을 주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수단들로 제품과 포장재와 물품들을 회수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간단히 줄이면, 모든 제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 폐기물을 줄이거나 없애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비 존슨(Bea Johnson)은 ‘제로웨이스트학개론’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하는 방법으로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Refuse),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기(Reduce),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Reuse), 재사용 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Recycle), 재활용 할 수 없는 것은 썩는(Rot) 제품을 사용한다’는 단계를 가진 ‘5R 원칙’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MZ 세대가 생필품을 포장 없이 판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숍’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실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쉽게
오 인 환 명예교수(건국대학교) 동물복지,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은 축사시설과 가축사양에 새로운 변화를 초래한다. 동물복지 축산을 하기 위하여 넓은 면적의 축사와 방목장을 권장하는데, 방목장은 조류 인플루엔자라든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전염병에는 취약하다. 또한 축사 내 넓은 면적이 분뇨로 오염되어 있다면 이는 대기오염 물질의 확산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축산농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축산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대체 사육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그 목적은 외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며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가능한 많은 농가에 보급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축산업에 대한 사회적인 수용성도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네덜란드에서는 양돈혁신센터를 조직하여 동물복지, 경제성, 그리고 소비자의 수용성을 개선하는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가축 화장실 과연 가축은 배변을 통제할 능력이 있는가? 한 곳에 배변을 하도록 훈련을 시킨다면, 그래서 화장실을 익히도록 할 수 있다면 축사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대기오염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과제가 진행되었
장일 연구사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닭전염성기관지염(infectious bronchitis, IB)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코로나19 원인체는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이지만, 닭전염성기관지염 원인체는 감마 코로나 바이러스다. 닭전염성기관지염은 바이러스 독주(strain)에 따라 임상증상이나 항원성이 달라진다. 모든 독주가 호흡기 증상을 야기한다. 바이러스에 따라 산란저하, 신장병변을 일으키기도 한다. 항원성이 서로 다르면 교차반응(방어)이 약해진다. 예를 들어 A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몇 주 뒤에 비슷한 항원성을 갖는 A’라는 바이러스가 농장에 들어온다. 그 농장 닭들은 A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기에 A’에 감염되지 않거나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약할 것이다. 하지만 항원성이 다른 B라는 바이러스가 들어온다면 A에 대한 항체가 B를 방어하지 못하므로 B에 의해 피해를 입을 것이다. 닭전염성기관지염은 임상증상과 항원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S(spike) 유전자를 통해 바이러스를 분류한다. S 유전자 서열이 비슷한 독주들을 같은 유전형으로 묶는다. 국내에는 한국호흡기형, QX형, KM91형 등 여러 유전형들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창범 석좌교수(제주대학교) 농업에서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것은 늘 잊어서는 안 되는 불변의 진리와 같은 것이다. 우리 조상은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라는 정신으로 종자를 지켜왔다. 특히 21세기 들어서 세계 각국은 종자의 경제적 가치의 무한한 잠재성 등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탄생한 것 중의 하나가 ‘나고야의정서’이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에 대한 보유국의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고, 접근과 이익공유의 원칙(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을 분명히 했다. 특정 국가가 보유한 동식물, 미생물 등의 생물자원뿐만 아니라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을 해당 국가의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연구개발(R&D), 상품화 등 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자원 제공국과 공유해야 한다. 공공재처럼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사용해왔던 생물자원에 대해 자원 보유국의 배타적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농업유전자원을 수집·보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식물유전자원의 경우 3천33종 26만여 자원을 보존 관리(농진청)해 오고 있어 양적으로는 세계 5
[축산신문] 이중호 조합장(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협동조합에 축산물 군납 50년 동안 맡긴 건 공급 안정화·급식 질 개선 위한 최선의 조치 경쟁입찰, 수입식품 소비·기업 배만 불릴 것 축산물 군납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2025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는 국방부와 군 당국의 계획은 한마디로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축산물 군납이 생산자조직인 협동조합으로 50년 동안 일원화된 데는 민관(民官)일체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많은 병력과 각종 장비가 동원되어 교통 등 주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훈련이 잦고 군부대 주둔으로 개발 제한 등 접경지역 농민들의 애로를 감안하여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차원인 동시에 군납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군 당국이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간과한 채 올해부터 시범 실시를 하고 공개 경쟁이라는 명분 하에 2025년부터 민간기업에까지 전면 개방하려는 방침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군 당국의 방침대로라면 앞으로 축산물 군납은 민간기업이 장악할 것이고 국군장병의 식탁은 값싼 수입 축산물로 뒤덮이고 말 것이다. 이럴 경
강민수 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전염성코라이자는 애비박테리움 파라갈리나룸(Avibacterium paragallinarum)의 감염에 의한다. 산란계, 육용 종계, 토종닭 등에서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감염된 닭은 기침, 재채기 같은 호흡기 증상을 비롯해 안면종대, 육수종대, 결막염, 콧물 등을 보인다. 육성계에서는 사료와 물 섭취량 감소에 따른 성장지연으로 도태계가 증가한다. 산란 성계군은 산란율 저하(10~40%)를 일으킨다. 배합사료내 항생제 사용이 제한되면서 전염성코라이자 피해가 커졌다. 계절적인 발생 양상을 보이는 것은 환절기 이후 기온변화, 환기 불량 등으로 닭들이 이 병원균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질병 발생과 전파는 농장의 사육환경 및 관리체계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 나이가 다른 계군을 밀집 사육하는 농장에서 기존에 발생이 있었다면, 새로 도입되는 닭들은 회복된 보균계를 통해 쉽게 감염된다. 특히 비말을 흡입하거나 오염된 사료, 물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전파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비박테리움균은 크게 A형, B형, C형 등 3가지 혈청형으로 구분된다. 국가별로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A형만 확인되고 있고,
박도환 축산정책과장(전남도 축산정책과) 최근, 기후온난화나 기후 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중립’이 거론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탄소의 배출량이 2050년까지 ‘0’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천760만톤CO2eq으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천120만톤CO2eq로 2.9%에 불과하다. 전체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2천120만톤CO2eq 중 일반농업분야는 1천179만톤CO2eq로 55.6%이고 축산분야는 941만톤CO2eq로 44.4%이다. 구체적으로 벼 재배를 통한 배출량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농경지 토양, 가축분뇨처리, 가축 장내 발효 순이다. 이와 같은 수치를 볼 때 실제 축산업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정도에 불과해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진실을 알아야 한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에 있어 농식품 분야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각종 정책과 연구를 수립·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소의 트림을 유발하는 메탄가스를 억제한 사료를 개발하고, 적은 사료로도 비육이 잘되는 가축개량을 목표로 해 배설물 중
윤요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마가린을 먹어 보았을 것이다. 기성세대의 어린 시절에는 갓 지은 밥에 마가린과 간장을 살짝 첨가하여 비벼 먹는 것이 참 인기가 많았다. 마가린의 인기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Rupp R.의 ‘The Butter Wars: When Margarine Was Pink’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이폴리트 메주 므리에가 나폴레옹의 요청으로 1869년 마가린을 개발했다. 그 당시 마가린은 버터를 대체하기 위해서 개발됐으며, 마가린과 버터는 지방 함량뿐만 아니라 성상도 아주 비슷하고 음식에 사용하는 방법도 매우 유사하다. 마가린은 주로 식물성 지방을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버터는 주로 우유의 지방을 이용하여 제조된다. 버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마가린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대체 식품의 원조 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이나 식물로부터 비롯된 소재를 이용하여 고기의 색이나 질감을 모사하는 형태의 식품들이 개발 및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 가는 하나의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식품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상품의 개발이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