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창 열 조합장(거창축협)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이 한우를 생각한다면 어려운 시기에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희생한 동물로 떠올릴 것이며, 농촌의 수많은 아들, 딸들이 한우의 희생에 의해 교육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의 상징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 어려웠던 시절 농촌에서 한우를 한 마리 두 마리 팔아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당신들의 자식들이라도 벗어나게 하려고 교육을 시켰으므로 한우는 농촌에서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는 밑천이었고 상징이었다. 또한 기계화되지 않고 노동집약형 농업에서 한우는 농업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노동력을 줄여주는 일소로서 큰 역할을 하면서 많은 농가들이 한두마리의 한우를 사육했고, 주 사료원으로 산과 들의 산야초와 농업 부산물을 이용해 한우의 생산비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사육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육방식과 한우의 가치는 결국 농촌에서 많은 농업인의 큰 농업소득이 되었으며 소규모 한우농가의 삶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산우산업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 규모화와 기업화에 의해 농가의 수는 급감하고 농촌에서 농가의 수입원의 감소에 따라 농민은 도시로 이주해 농촌은 공동화 되어 가고 있으며, 한우산업에서
[축산신문] 권학윤 회장(전국농업경영인축협조합장협의회/양산기장축협장) 최근 10년 간 정부가 수립한 본예산을 살펴보면 2013년 342조원에서 올해 607억7천억원으로 평균 6.47% 증가된 예산안을 이어오고 있으며 같은 기간 농림축산식품부의 예산은 15조4천억원에서 16조9천억원으로 평균 3.4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미미하게나마 증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정부 전체 예산대비 그 비중은 해마다 감소해 2013년 5.1%에서 급기야 2022년 2.77%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농업분야에 대한 무관심과 홀대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부분이다. 일찍이 생명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각인하고 그에 대해 역설한 조선시대 후기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농업을 소중히 생각하며 3농(農)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셨다. 농사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고, 이익이 박하며 그 지위가 낮기에 편농(便農 농사짓기 편한)·후농(厚農 농업수익이 높은)·상농(上農 농민의 사회적 지회가 높은)의 정책을 펴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당시 나라를 이끌고 있던 정조에게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적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
허선진 교수(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지난 수십년간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이슈는 국민들 간의 갈등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갑을 간의 갈등은 이미 고전이 되었고, 최근 들어 젠더 간의 갈등을 대표로, 세대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소득격차, 그리고 이념 간의 갈등 등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현재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갈등의 해결을 우선으로 들고 싶다. 필자가 올 봄 새로이 출범하는 정부에 바라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고, 국민통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더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널리 전파하고, 설명하고 또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기를 희망한다. 우리사회의 갈등은 결국 객관적인 데이터의 부재와 이에 따르는 무지와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농업계에서는 축산업계가 가장 대표적인 갈등의 한 축에 서있는 것으로 보여 지는데, 이 또한 데이터와 소통의 부재가 그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특히 동물보호단체와 채식주의자와의 갈등 등이 대표적이고, 농장 주위 마을 공
김태연 교수(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최근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언론 보도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는 이미 세계적으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것이다. 최근 많이 회자되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1988년에 결성된 것이고,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은 1995년에 시작되어 매년 개최되는 세계 정상들의 회의이다. 즉, 농축산 분야에서 환경과 기후변화를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이제는 환경과 기후변화를 고려한 농업정책을 어떻게 농민들의 피해 없이 잘 추진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농정변화는 EU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U는 1987년에 처음 도입한 ‘농업환경정책’을 서서히 확대해 최근 2021년 개혁안에서는 전체 농업정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정책으로 확대했다. 특히, EU에서는 2019년 12월에 발표한 ‘그린딜(Green Deal)’의 농식품 분야 후속대책으로 2
하 동 우 팀장(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 한우는 경제동물이다. 한우를 키우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수익 창출에 있으며, 1++등급과 2등급의 가격이 다르듯이 한우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곧 농가의 소득과 직결된다. 따라서 한우 개량의 목적은 경제적으로 우수한 개체를 생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사양관리 개선, 시설 개선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량종자 확보를 위한 개량이다. 환경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개체 자체가 저능력우라면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정확한 기록을 통해 선대의 혈통과 경제형질을 파악하여 좋은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은 곧 투자 대비 효율을 증가시키고, 개선된 능력이 후대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개량이 중요한 것이다. 개량의 첫 단계는 개체의 등록이다. 등록이 선행되어야 품종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개체의 체계적인 심사, 검정, 유전능력평가가 가능해지며, 이를 선발, 도태, 계획교배의 지침으로 활용하여야 우량한 후대축을 생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량에 있어 혈통등록은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하다. <표>과 같이, 한우 혈통등록은 1970년 379두를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0년대부터 우
정 영 철 대표(㈜정피엔씨연구소) 글로벌 돈육생산과 수출입 산업의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복합적으로 글로벌 돈육산업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우선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왔던 중국은 ASF 발생을 계기로 4억5천만두에 달했던 돼지가 2년만에 3억2천만두로 줄어들면서 지난 2020년 부산물을 포함해 모두 528만톤에 달하는 돼지고기를 수입,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양돈 재건정책으로 2021년 9월 돼지두수가 4억3천여만두까지 회복되긴 했지만 갑자기 출하두수가 늘어난데다 토착화 된 ASF가 다발하면서 농가들의 조기출하 추세가 만연, 시중에 출하되는 돼지가 더 많아지면서 돼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폭락했다. 비육돈 kg당 생산비는 21위안(3천990원)인데 비해 판매가는 14위안(2천600원) 초반대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비육돈 두당 10만원이상 적자가 발생, 소규모를 중심으로 양돈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사육두수는 다시 줄어들고 있다. USDA는 중국의 2021년 돼지고기 수입량이 440만톤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
전 중 환 농업연구관(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 시작하며 2021년 12월 27일자 국내 일간지에 ‘현대의 다윈 에드워드 윌슨 별세’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하버드대 명예교수이자 찰스 다윈의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향년 92세로 별세한 것이다. 사회생물학자이면서 찰스 다윈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인 윌슨 교수의 운명(殞命)은 학계 전문가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주었다. 국내에서는 찰스 다윈에 대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의 찰스 다윈은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박물학자이자 연구자 중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서 전 세계에서 관련 책자들이 발간되고 기념행사들이 진행되는 등 그야말로 ‘다윈의 축제’라 할 수 있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자연선택설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익숙한 단어들이며 그 대략적인 내용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연선택설은 진화론의 핵심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경쟁을 통해 번식에 실패한 개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번식에 성공한 개체는 자손들에게 자신의 성질을 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런 자연선택이 종 분
유 미 화 상임위원장(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지난해 6월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limate Change Committee·CCC)가 영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축산과 관련된 소비자행동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소비자들의 식단 전환을 장려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2030년까지 모든 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20% 줄이고, 그 비율을 2050년까진 35% 줄인다.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근거에 기반한 전략을 마련한다.’등이 그것이다. 또한 IPCC가 2019년 발표한 ‘기후변화와 토지에 대한 특별보고서’에도 “육류 섭취를 줄일수록 더 좁은 면적의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도 감소할 수 있다”며 전 세계인의 ‘식생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너나 할 것 없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에게 사람과 지구를 위한 ‘소비자의 녹색소비행동’을 요구하고 있고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시스템으로 순환의 균형이 깨진 지금, 지구촌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가 지속가능한 지구와 우리의 삶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요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
김 병 숙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축산분야에서는 기상이변 및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사료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한우농가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한우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340만두를 상회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방하고자 전국한우협회와 농협에서는 선제적으로 저능력 암소감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일부농가에서는 검정되지 않은 수소를 이용한 자연종부를 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농가피해는 물론 한우 사육두수 수급관리에도 역행하고 있다. 자연종부를 시키는 농가 입장에서는 송아지 가격이 좋다 보니 수태율을 높이고 빠른 송아지 생산을 통해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연종부가 인공수정보다 경제적 이익이 될까? 실제로 자연종부를 실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유전적 질환 발생, 전염성 질병 전파, 저능력우 생산, 개체관리상의 위험성 등이 있다. 자연종부를
이 명 규 교수(상지대학교 환경공학과) 최근 들어 전 지구적으로 폭설,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높은 화석연료 비중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도 과거 30년 사이에 평균 온도가 1.4℃ 상승하며 온난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국제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 의무를 부여하는 ‘교토의정서’ 채택(1997년)에 이어, ‘파리협정’을 2015년 채택했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2016년 11월 4일 협정이 발효됐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나아가 1.5℃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탄소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CCUS)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가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에 탄소 중립을 ‘넷-제로(Net-Zero)’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2022년 새 해가 밝았다. 새 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목표를 위해 ‘왜’ 그것을 해야 하는 지가 중요하므로 질문이 필수적이다.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는 ‘The 7 powers of questions(질문의 7가지 힘)’이라는 책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다음의 7가지로 구분하였다 -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새해를 맞이하여 질문을 하고 그것과 관련된 사회현상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나아갈 길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자 한다. 1. 우리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치’를 주고 있는가? ‘돈쭐’내러 가자. 선행을 행한 자영업자에게서 구매를 하여 그 선행을 보상해주는 행위이다. 치킨을 먹고 싶다고 조르는 동생에게 치킨을 사주고 싶지만 돈이 부족하여 치킨집에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학생을 불러 치킨을 주신 사장님, 등굣길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빵을 나눠주는 빵집 사장님, 실직한 한부모 아빠의 딸을
오인환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자 총회에서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소하겠다고 했다. 원래 계획은 2018년 대비 26.3%이었는데 상향 조정했고, 2050년까지 제로(0)로 하겠다는 목표이다. 산업계에서는 감당하지 못할 생색내기 수치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처하여야 한다고 떠들썩했다. 그런데 이제는 탄소중립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건 또 뭔가 하실 분이 계실 것이다. 내용면으로 보면 같은 얘기다. 기후변화에선 그 원인이 되는 물질의 배출을 줄이자는 것이고, 탄소중립에서는 그중 대표되는 물질, 즉 탄소를 기준으로 하여 어느 특정 연도와 비교해서 그 이상 초과 배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니 결국 같은 내용이다. 축산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주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아산화질소(N₂O), 메탄가스(CH₄) 등이다. 축산분야에서는 크게 가축사육과정과 가축분뇨처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구분할 수 있다. 가축사육에서는 특히 반추가축인 소의 장내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일 필요가 있다. 연구에 의하면 고능력우는 단위생산량 당 가스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