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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현재 많은 언론과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어 자주 접할 수 있는 용어이다.  제로 웨이스트 국제연맹(Zero Waste International Alliance)에서는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와 재사용, 그리고 소각하지 않으며 토양, 수계, 대기에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에 위협을 주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수단들로 제품과 포장재와 물품들을 회수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간단히 줄이면, 모든 제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 폐기물을 줄이거나 없애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비 존슨(Bea Johnson)은 ‘제로웨이스트학개론’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하는 방법으로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Refuse),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기(Reduce),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Reuse), 재사용 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Recycle), 재활용 할 수 없는 것은 썩는(Rot) 제품을 사용한다’는 단계를 가진 ‘5R 원칙’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MZ 세대가 생필품을 포장 없이 판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숍’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실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현재의 MZ 세대에서만 실행한 것은 아니다. 1998년 닥친 경제위기(외환위기) 때, 어려운 사회경제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자는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운동이 우리나라 전반에 퍼졌다. 이것은 한국개발연구원이 외환위기 발생 20년을 맞아 2017년에 천 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원동력’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아나바다 운동을 포함하는 고통분담이 9.1%를 차지하녀 4위를 차지한 결과에서 볼 수 있듯 국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되고 있다. 그리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지구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합의하고 2021년 11월 13일에 종료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순환 바이오(유래)경제(circular bio(based)economy)’이다. 현대 사회는 에너지를 사용해 발전하고 있으며 그 에너지는 주로 탄소원인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탄소 배출을 줄이지(탈탄소) 않으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단순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탄소를 가지고 있는 생물자원(biomass)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탈탄소가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치가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발전기업협의회(KBCSD)에서 2020년 발간한 ‘순환 바이오경제에 대한 CEO 가이드’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세계 인구는 2배 증가했으나 자원 사용은 3배 증가했고 생물 다양성 감소와 수질 오염 문제의 90%가 천연 자원을 추출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생물자원을 얻고, 처리하고, 재사용하지 않으면 생물다양성 감소, 자원 부족,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게 된다고 한다. ‘순환 바이오(유래)경제’는 바이오기술과 생물자원을 이용해 상품, 서비스, 에너지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고급 생물자원을 이용해 생산물을 만들고, 남은 폐자원으로부터 다른 생산물에 필요한 자원을 다시 추출해 사용하는 식으로 최대한 자원을 이용해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함으로써 기후변화, 자원부족, 음식물 손실과 낭비, 토지이용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등 현대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축산은 바로 위에 이야기한 환경 문제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없어져야 할 산업이라는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축산은 위 문단에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아나바다’, ‘순환 바이오(유래)경제’를 오래 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숨은 강자이다. 다른 산업에서 폐기될 수 있는 생물자원(예: 콩기름을 짠 후 남은 대두박)과 사람이 먹을 수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 생물자원(예: 추수한 이후 남은 볏짚)을 이용해 가축을 살찌우고, 가축이 배설한 가축분뇨를 화학비료의 지속적 사용으로 척박해지는 토양에 환원함으로써 토양의 힘을 되살려 다시 곡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축산은 생물자원의 순환을 통해 생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순환 바이오(유래)경제’를 실제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산업이다. “우리 축산업계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앞으로 더 거세질 환경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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