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산업계에 소비자가 키워드로 등장한 지도 꾀 오래된 듯하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 시대라고 불렀는지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대략 축산물 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시대도 동시에 열리지 않았나 싶다. 즉 축산물 시장이 개방되기전에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국내 축산물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축산물 시장은 공급자(생산자) 중심의 시장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국 축산물이 국내에 본격 수입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외국 축산물까지 확대되자 축산물 시장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됐고, 이로써 소비자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그렇게 본다면 우리 축산 산업계의 본격적인 소비자 시대는 지난 1995년 WTO체제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고 할 수 있으며, 이제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그동안 축산업계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 제도적인 측면이나 생산자 의식 측면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중에서도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관리 수준은 축산물 수출국 수준에 못지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축산물의 생산이나 가공 유통 과정에 HACCP 제도가 도입, 소비자들에게 우리 축산물의 위생이나 안전성 관리가 어떻게 철저하게 이뤄지고
음식점에서도 축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토록하는, 축산물 원산지표시 제도가 축산인들이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국회 법사위원회는 지난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쇠고기에만 적용하던 것을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확대 적용하고, 300㎡ 이상 음식점에만 시행키로 했던 것을 100㎡ 이상의 음식점에도 시행키로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이는 소비자들에게 우리 축산물의 알권리를 충족시킴은 물론 우리 축산물이 우리 축산물로 제대로 팔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우리 축산업은 지난 90년대 우루과이 협상 타결과 WTO체제 출범에 이은 최근의 FTA 등으로 그야말로 지구촌 무한경쟁체제에 발가벗긴 채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는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방 반대를 외치면서도 고품질 차별화 기치를 내걸고 무한경쟁시대에 맞서 왔다.축산인들의 이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여, 수입 축산물과 절대적으로 불리한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역시 우리 축산물”이라는 긍정적 평가 속에 현재까지 잘 버티어 가고 있다.그러나 정작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2년전인 1985년 9월 28일, 오늘 본지는 ‘축산시보’라는 이름으로 고고지성을 울렸다. 임직원 일동은 오늘 창간 22주년을 맞아 옷깃을 여미고 더욱 책임있는 축산 전문지로서 깊은 사명감을 통감하며, 지난 22년동안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축산인과 함께 땀 흘리며, 축산인과 함께 울고 웃는 동반자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것을 다짐해 본다.본지가 창간 당시 축산 전문지로서 축산의 규모화, 전업화, 전문화를 주창했던 그 시절을 오늘과 비교하면 불과 20여년이 지났음에도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금할 수 없다. 농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업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당시의 축산은 산업이라고 할 수 없었다. 경영이랄 것도 없는 부업 축산은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너도나도 사육 규모를 늘리고, 그랬다가 가격이 떨어진다 싶으면 이번에는 너도나도 서둘러 출하함으로써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에 울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축산물 가격이 올라, 이전의 가격 폭락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을라치면 정부는 물가 관리 차원에서 외국에서 축산물을 즉각 수입함으로써 또 다시 축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때문에 축산물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꾸준하게 사육두수를 유지하며,
영남대 올해부터 40명 정원 ‘한우사관반’ 개설“한우 산업의 경쟁력은 한우인에게 달렸다.”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한우인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한우 농가 스스로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전제된 가운데 그런 욕구를 충족할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그런 점에서 경상북도의 농민사관학교 운영이 주목된다. 경북도는 지난해 기존 지역내 대학, 연구 기관등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저비용, 고효율의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본 방향에 따라 농민사관학교 운영 방침을 확정했다.영남대학교 동물자원특수과정(한우)은 이 같은 경북도의 농민사관학교 운영 방침에 따라 40명 정원에 올해 37명의 학생을 모집했다. 그러니까 이들 학생은 한우 사관생도인 셈이다.영남대학이 한우 사관학교를 운영키로 한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경상북도는 한우 사육마리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서 우리나라 한우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북 한우산업이 사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한우 산업이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경북한우인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기위한 교육 시스템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이 한우
돼지가 좋아 죽을 때까지 사육할 터나무·돌 좋아 정원 가꾸는 재미 ‘솔솔’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축산인, 그런 축산인에게 IMF도 FTA도 두려울 것이 없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방축리 산 56-7번지에서 2천두 규모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대한축산의 심재윤 대표가 바로 그런 경우다.심 대표는 지난 20년 전부터 농장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 당시로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던 돌산을 구입해 농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물론 20년 전에 오늘 같은 소비자 시대, 친환경 축산 시대를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축산은 더럽고, 냄새나고 파리가 들끓는 곳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농장을 가꿔 왔다.우선 농장을 돌아보면 들머리부터 예사롭지 않다. 1만5천평에 가까운 돌산의 비탈진 산을 8계단으로 나눠, 정원을 꾸미고 돈사를 배치했다. 특히 정원의 연못을 대한민국 지도 모양으로 디자인했는가 하면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 폭포수를 만들고 분수도 만들었다. 물론 가지각색 꽃과 나무는 이곳이 돼지를 사육하는 양돈장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든다.정원을 지나면 돈사가 나타나는데 냄새가 유독
한미FTA 협상이 타결됐다. 쇠고기 등 주요 민감 축산물은 협상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축산업계의 한결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축산물의 단계적 관세철폐로 결론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축산단체와 축협등에서는 이번 한미 FTA 협상은 ‘일방적 퍼주기식 협상’이라며 일제히 반발하며, 앞으로 국회 비준 저지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 한미FTA로 인한 축산 피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축산인들의 반발을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문제는 이같이 위기에 놓인 우리 축산을 어떻게 경쟁력있는 축산으로 바로 세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선 한·미 FTA이후 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민·관·학 범대책위원회 같은 특별 조직이 요구된다. 그것을 주도하는 곳이 어디가 됐든, 정부와 관련 기관 단체는 물론 학계 업계 인사들이 총 망라된 가운데 축산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것이다.문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하고, 그 자금을 활용할 정책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그동안 축산인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요구한바 있는, 한미 FTA 체결로 얻어지는 이득을 농축산업 분야 기금
현행 신고제인 종계·부화업은 허가제로 전환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종계·부화업의 허가제 전환은 최근 종계·부화장 난립에 따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우선 수급불안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양계 산물의 수급은 종계·부화장의 병아리 생산 공급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종계·부화장이 수급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럼에도 양계산업 현장에서는 무등록 종계·부화장이 판을 치고 있는가 하면 등록 종계·부화장 또한 정확한 자료 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수급 전망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질병 확산 우려도 크다. 가축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가 자체의 차단 방역 노력도 중요하지만 종계·부화장에서 생산된 병아리가 질병에 감염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무등록 종계장의 병아리는 기본적인 백신프로그램조차 준수하지 않아 질병 전파의 온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일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 오리 부화장이 역학 조사에 불응한 사례는 종계·부화장이 더 이상 신고제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의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종계·부화장이
새만금 간척사업이 내년 방조제 공사 완공을 목표로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이 사업을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 방조제 공사 완공을 1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이제 관심은 간척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농지위주 개발기조를 유지하면서 국익과 지역발전을 고려한 친환경·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낙농업계는 간척지를 목장부지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간척지를 목장부지로 활용할 경우 친환경 농업과 친환경 축산을 동시에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간척지의 경관을 아름답게 함으로써 관광 자원으로서 이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친환경 농업과 친환경 축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서는 친환경 유기질 비료가 필요하며, 친환경 유기질 비료는 친환경 농지에서 생산된 조사료를 급여한 가축이 배출하는 분뇨를 통해서 생산된다. 그동안 우리는 축산과 경종 농업을 상생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상극의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친환경 농업도, 친환경 축산도 어렵게 한 것이 사실이다. 경종농업은 경종농업대로 화학비료에 의존함
“분뇨처리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이렇듯 분뇨처리는 양돈인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걱정거리다. 2012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현장에서 만난 사람, 배만용 양돈협회경주시부장(만종축산)도 한 동안 여느 양돈농가와 다름없는 분뇨처리 걱정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뇨 처리 걱정을 왜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분뇨 톤당 처리 비용이 3천~4천원으로, 해양투기 농가의 처리비용과 비교할 때 거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농장에서 생산한 액비를 논에 뿌리는 자연순환농업의 결실인 것이다.“처음 액비를 생산해서 논에 뿌리는 분뇨 자원화 시스템을 들고 나올 때만해도 주위에서는 성공을 기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추진했습니다.”배 지부장은 이렇게 지난날을 회고하며,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이제 많은 양돈농가들이 액비 생산에 참여하고, 동시에 액비를 논에 뿌리려는 농가가 액비 생산농가 보다 월등히 많다고 말한다. 분뇨 자원화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분뇨를 어떻게 처리했기에 액비화에 성공하고 경종 농가도 함께 소득을 올리는 상생의 결과를 가져
최근 언론이 국제노동기구(ILO) 발표 자료를 인용, 우리 축산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농림부는 이 같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각국이 서로 다른 가격 기준을 적용한 결과를 단순 비교함에 따른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지난달 24일 통계청에 공식 공문을 보내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또 축산업계는 언론의 이 같은 발표가 쇠고기 전면 개방을 위한 여론 몰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때마침 미국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완화 요구와 함께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축산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이 같은 보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말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을 앞두고도 이런 보도가 있었고, 결국 2006년초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이 이뤄졌다.때문에 이번에는 우리 축산물이 과연 세계에서 가장 비싼지의 여부에서부터, 쇠고기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 한우 고기 값이 싸질 것인지, 그리고 세계적인 명품인 우리 한우 고기를 좀 더 값싸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우선 우리 축산물의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인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