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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산업 인식 안된다”…20년 투자

경기도 파주 대한축산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심재윤 대한축산 사장이 20년전부터 가꿔온 농장정원을 가리키며 양돈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농장 뒷산에 방목 사육되고 있는 돼지.
돼지가 좋아 죽을 때까지 사육할 터
나무·돌 좋아 정원 가꾸는 재미 ‘솔솔’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축산인, 그런 축산인에게 IMF도 FTA도 두려울 것이 없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방축리 산 56-7번지에서 2천두 규모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대한축산의 심재윤 대표가 바로 그런 경우다.
심 대표는 지난 20년 전부터 농장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 당시로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던 돌산을 구입해 농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물론 20년 전에 오늘 같은 소비자 시대, 친환경 축산 시대를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축산은 더럽고, 냄새나고 파리가 들끓는 곳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농장을 가꿔 왔다.
우선 농장을 돌아보면 들머리부터 예사롭지 않다. 1만5천평에 가까운 돌산의 비탈진 산을 8계단으로 나눠, 정원을 꾸미고 돈사를 배치했다. 특히 정원의 연못을 대한민국 지도 모양으로 디자인했는가 하면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 폭포수를 만들고 분수도 만들었다. 물론 가지각색 꽃과 나무는 이곳이 돼지를 사육하는 양돈장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든다.
정원을 지나면 돈사가 나타나는데 냄새가 유독 적은 것이 이채롭다. 돈사 주변에 심어 놓은 많은 나무가 냄새를 상당부분 흡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사 높이가 여늬 돈사보다 2배나 높은데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돈사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한 돈사내 환경이 나빠지는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거기다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고 있으니 돈사 환경은 그야말로 최적 상태를 항상 유지하고 있다. 분뇨처리는 농장에서 고액분리 처리 후 액은 공동처리장으로 가서 처리되고, 퇴비는 정원수의 비료로 이용된다.
그리고 이 농장만이 갖고 있는 최고의 특징은 돼지 체중이 60kg이 되면 방목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돼지가 뒷산에 오르내리며 흙이며 나무뿌리를 먹고, 거기다 간식으로 넣어주는 풀까지 먹고 자란다. 이렇게 돼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보니 따로 항생제를 사용할 이유도 없다. 물론 사료도 무항생제 사료다.
이쯤 되면 방목 사육 동기며, 방목 사육 효과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심 대표는 “방목을 시작한 동기는 지난해 9월쯤 후보 돈 몇 마리를 뒷산에 내어놓고 사육하던 중 그 후보 돈이 다리를 다쳐 도축했는데, 그 돼지 고기 맛이 유별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 이후 본격적인 방목 사육을 했는데 돼지고기 맛이 쫀득쫀득하고 느끼하지 않아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반드시 찾더라는 것이다. 방목 사육에 따라 110kg 도달일령이 일반 돼지에 비해 많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것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심 대표의 주장이다.
방목 사육이기 때문에 돼지 질병 차단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도 농장의 입지가 입구만 막으면 질병은 자동적으로 차단된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하지만 일반 농장에서는 차단방역 여건이 이 농장만 못할 경우 함부로 방목 사육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방목 사육 여건이 되지 않은 농가에서 경쟁력있는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 조언을 요구 한다면 어떻게 대답해 줄 것이냐는 질문에 “적정 사육두수 유지”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무리한 밀식 사육은 돈사 환경 악화가 불가피해지고, 이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돼지가 점점 약해져서 결국 도태되고 마는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 양돈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외국 돼지와 차별화되는 사육으로 맛의 차별화를 이뤄내야 하는데, 네덜란드처럼 무창 돈사에서 운동도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살만 찌우는 시스템을 우리가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돼지가 건강하게 사육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돼지를 사육할 수 있도록 농장을 운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심 대표는 이렇게 건강한 환경에서 생산된 돼지는 맛도 특별나 돼지고기 한 근에 1만원을 받고 팔고 있을 정도다. 심 대표는 이렇듯 아름답고 깨끗한 농장을 가꾸기위해 투자하는 것은 결국 농장의 소득을 높여주는 일임을 실질 사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돼지가 좋아서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한 심 대표는 이제 나무가 좋아, 돌이 좋아 정원을 가꾸며 아울러 돼지를 사육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 한미 FTA가 타결되어서 양돈업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돼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는 날까지 돼지를 사육하겠다는 것이 심 대표의 양돈에 대한 철학이다. 이 말 한마디에서 그의 경쟁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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