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전중환 연구사(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이면과의 조우 이면(裏面)이라함은 사물의 보이지 않는 뒷면 혹은 보다 진실적인 내면의 모습을 뜻한다.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이면이라는 특성은 늘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다. 최근 중국은 달의 이면을 살펴보기 위해 무인탐사기를 달의 뒷면에 착륙시켰다. 이 엄청난 프로젝트의 시작도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에 대한 궁금증부터 시작된 것으로 중국 우주항공 산업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일로 남았다. 이처럼 호기심은 인류 발전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도치 않게 진실적인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어 충격과 고통을 겪게 만든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대표의 일탈은 동물복지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복지에 대한 불편함과 불신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개인적 일탈과 더불어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함께 작용한 것이라 얘기하지만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보호 활동 자체가 위축될까 걱정스런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이런 일탈들이 우리 주위에서 만연했으나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축산신문 기자] 신창섭 대표(㈜버박코리아)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려 죽은 사체가 대만의 해안으로 밀려온 뉴스가 있다. 물론 대만에서 중국 본토와 아주 가까운 섬이기는 하나 뉴스 그 자체만으로도 아찔함이 오는 느낌이다. 또 다른 뉴스는 중국에 구제역(FMD)의 발병 소식이 자주 들어오던차에 국내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 여름에 시작된 중국 ASF 발병 행진은 멈출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국 지도 전체가 ASF 발생지역으로 다 칠해 지는 것도 시간 문제인 듯 싶다. 대만은 작년 8월경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어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실행 중이기 때문에 해당 뉴스에 매우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농가, 기관 모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잠깐 ASF 바이러스의 생존력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러시아의 이르쿠츠크는 추운 동네다. 시베리아에 속해 있다. ASF 바이러스는 저온에서 오랫동안 생존해 있다. 대략 56℃에서 70분, 60℃에서 20분 정도면 바이러스가 불활화된다. 약산과 약알칼리에도 생존한다. pH 3.9 이하 그리고 11.5 이상에서 불활화된다. 이 조건
[축산신문 기자] 조재석 객원교수(대구한의대학교) 경제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정된 재화와 용역을 생산, 유통, 소비, 분배하는 활동이다. 공동체의 자원은 유한하고 개인의 물질적 욕망은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우리 삶의 갈등의 근원지이다. 철학은 학문의 왕이고,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 자랑한다. 경제학을 배우는 목적은 첫째, 현실의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있다. 둘째, 경제활동에 있어 윤리적, 합리적 선택(편익과 비용)의 기본원리를 익히고, 실천하는데 있다. 셋째, 각기 다른 경제제도와 경제정책에 따라 일어나는 경제 현상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있다. 1870년대 이전에는 ‘경제학’을 ‘정치경제학’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개인의 경제적 행동’을 기초로 경제 이론을 세우려고 ‘경제학’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경제 영역과 기타 영역(정치, 법률, 사상, 문화) 사이의 관계까지를 연구 과제로 생각하던 ‘정치경제학’이, 개인(소비자, 생산자, 투기꾼 등)이 자기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른바 ‘미시경제학’)과 개인들의 행동을 합계하여 경제 전체의 동향을 예측하는 것(이른바 ‘거시
[축산신문 기자] 김 유 용 교수(서울대학교) 최근 들어 우리나라 축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아지고 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 ‘무허가축사의 적법화’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축산농가들을 얼어붙게 하더니 아직도 해결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고차방정식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를 중심으로 냄새민원에 대해 축산농가들의 개선을 강제한다던지, 축산분뇨를 정화처리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정화수의 수질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2019년부터 총질소함량을 기존의 500ppm에서 250ppm으로 허용수준을 낮춘다고 한다. 인근의 중국에서는 ASF(african swine fever)가 중국전역에서 발생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돈열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겨울이면 가금류에서는 AI, 양돈에서는 PED가 발생하여 수많은 이유자돈들이 폐사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국내 돈가가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2017년에 수입된 돈육이 37만톤이었는데 2018년에는 46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우는 이미 적정 사육두수를 넘어서 2019년 설을
박 종 명 원장((전) 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으로 정하고 각 국가별 항생제 내성균 출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도록 캠페인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올바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생제만을 사용토록 해 항생제의 남용을 방지하고, 내성균 출현을 막을 수 있는 항생제의 이용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정립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항생제 내성 방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 1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6차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정부간 회의(의장 서울대 수의대 박용호 교수)’를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사람과 동물, 환경 전체를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고 내성균 확산을 방지하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 3개 기구는 지난해 5월 항생제 내성 공동 대응을 위한 M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불러지니 말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막걸리는/ 영양분이 많다./ 그러니 어찌 술이랴.//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그저 배만 든든하고/ 기분만 좋은 것이다.’ 이 시는 천상병 시인의 ‘막걸리’이다. 시인은 평소 막걸리를 좋아해서 그것을 밥이라고도 했다.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에 따르면 막걸리 100g은 열량이 56 kcal, 탄수화물 1.8 g, 단백질 1.6 g, 나트륨 0.006 g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동숙(지역별 막걸리의 영양성분 분석, 전남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에 따르면 막걸리에는 succinic acid, citric acid 함량이 높았고 oxalic acid, phosporic acid, tartaric acid, lactic acid를 함유하고 있다. 유리당은 sucrose, galactose, lactose가 많고 ribose, mannose, xylose가 있다. 유리아미노산은 총 17종이 검출되었으며 alanine, proli
정 영 철 대표((주)정피엔씨 연구소) 중국의 ASF 확산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ASF 발생건수가 피크치를 지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통제가능한 수준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SNS를 통해 유출된 동영상에는 수많은 돼지가 폐사된 채로 방치되었거나 대량의 돼지를 살처분 시키는 영상이 공공연히 공개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ASF가 대규모 양돈장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산서성 진쳉시의 8천16두 규모 양돈장에서, 올해 1월 2일 흑룡강성의 7만3천두 규모 농장에서 ASF 발병이 각각 확인됐다. 특히 이 농장은 정부의 양돈 산업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사례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하다. 2016년 흑룡강성 축산업 유한공사와 남쪽의 절강성 농촌 발전 집단이 공동으로 투자한 모돈 1만5천두 규모의 양돈장으로서 연간 38만5천두 출하목표 규모로 지난 2017년 7월 준공, 첫 입식되었던 농장이다. 투자규모는 9.18억 위안(약 1조6천억 원)이었다. 이 농장은 ASF 발생시 사육 규모가 크면 피해규모도 커진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다. 중국의 총 31개 자치구역 중 24개 자치구에서 ASF가 발생했으며 공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지난 2017년 살충제 계란 사건과 AI 발생을 이유로 파생된 살처분 때문에 한때 산란계 사육수수가 감소됐었다. 이 여파로 폭등한 계란 값 때문에 산란계 사육 농가들의 병아리 입식 과열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도 산란계농가는 과잉공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손실을 입은 원인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가장 원론적인 얘기부터 해보려 한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주변에서 위생적이고 고품질 계란의 생산이 가능한 대형농장과 계약생산체계를 갖춤으로써 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없는 구조다. 다만 요즘과 같은 과잉공급 시에는 매우 낮은 가격으로 농가, 혹은 유통상인들과 계약을 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이외도 이러한 대형마트와 계약하지 못한 대형농장들과 약 500여개 중·소규모 농장들은 유통상을 통해 출하를 시도하지만 판매에 어려움으로 인해 출혈을 감안하고서라도 할인판매를 다반사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여파로 계란 산지시세가 생산가 이하로 형성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발생됐다. 이같이 농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지자 지난 한해 계란자조금 거출률은 20%대에 머무르고 말았다. 산란계농가들은 기타축종과는 다르게 터무니없이 낮은 자
윤 성 식 교수(연세대학교생명과학기술학부) 금년도 우유생산량이 작년 수준을 약간 밑도는 203만 톤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신생아 출산율이 낮다보니 학교 교육은 물론이고 식품산업도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음용유 소비량도 내리막길에 접어든 게 벌써 여러 해 되었다. 농가는 매년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지만 거꾸로 1인당 유제품소비량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산 원유가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형편인데 모 제약회사는 호주산 우유를 수입, 판매하면서 “초지 방목, 모유와 유사한 성분으로 소화가 잘되는 우유”라면서 a2 milkTM 홍보에 호들갑을 떨고 있다. 국내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수입우유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현실을 보면서 A2우유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피력하고자 펜을 들었다. 필자가 A2 단백질과 관련된 논문을 접하게 된 것은 꽤 오래되었다. 당시는 A2 단백질이 많은 우유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특정 단백질을 앞세워 유별난 주장을 떠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모유성분과 우유 성분을 서로 비교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카제인은 우유
김 동 균 이사장(前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필자가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할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는 정기적으로 저명인사 초청강연회를 열었다. 하루는 고승 한 분을 모셔왔다. 그 분은 젊은 청중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왜 삽니까?” 어리둥절한 질문을 받고 학생들은 저마다 머릿속에 적당한 대답을 구상하고 있었다. 몇 사람의 말 같지 않은 답을 듣더니 그 분은 명쾌하게 한 말씀 던졌다. “무엇 무엇을 위하여, 무얼 해 보겠다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왜 살긴 왜 살어? 살아지니까 사는 거지…” 이 날 청중들은 쾌도난마 같은 고승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기 바빴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삶’처럼 중요한 명제는 없다. 누구든지 태어난 이상 잘 살다 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보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건강하고,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내는 것인가? 아니면 돈 많이 벌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매일 백화점이나 호텔에 머물면서 돈을 펑펑 쓰는 재미를 누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높은 경지의 정신세계를 탐색하면서 정신의 자유를 누리며 지내는 것인가? 사람마다
[축산신문 기자] 김유용 교수(서울대학교) 쌀 산업은 우리나라 농업 가운데 부동의 1위 산업으로 2015년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 농업 생산액 1위 품목이 양돈산업으로 바뀌고 쌀 산업은 2위로 내려앉았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국내 소비자들의 식생활패턴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양돈산업의 책임감이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돈산업은 크게 종돈, 사료, 시설, 동물약품, 분뇨처리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양돈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가 종돈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4천600여두, 2018년에는 1천900여두가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수입 됐는데, 실제 모돈규모가 100만두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너무나 과도한 수입규모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종돈을 수입할 때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질병도 함께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일본에서는 돼지열병의 발생으로 인해 세계각국이 질병차단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여전히 해외에서 많은 종돈을 들여오고 있다. 종돈 수입으로 인해 전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축산환경과) 지금 우리들은 동물복지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Ideologie)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나 인터넷에서는 동물복지와 관련한 뉴스와 정보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동물들을 얘기할 때에는 동물복지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제는 반려동물에 국한되어 있거나 가축사육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때 동물복지를 거론하는 정도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가축관리와 사육환경의 문제점들을 제기하는 기사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나, 가축의 동물복지 개념과 현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또한 수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상이한 경우가 많아 축산 농가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은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예전에 비하여 동물복지에 대한 축산 농가들의 인식이 많이 전환되고 있지만 동물복지인증 농가의 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여전히 동물복지에 대한 불편함과 잘못된 편견이 남아있다. 축산 농가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