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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종돈개량과 유전체 <下>

비용부담 종돈개량 걸림돌 돼선 안돼

  • 등록 2019.03.08 10:42:59

[축산신문 기자]


김성훈  대표(피그진 코리아)


돼지의유전체 분석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6만개의 대표적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드는 비용이 5년 전만해도 두당 50만원이 넘었으나 최근에는 10여만원으로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저렴한 가격으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유전체정보를 활용해 종돈을 개량하는 것이 상업적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자수를 효과적으로 개량하기 위해서는 영향력이 많은 수퇘지를 더 많이 검정해야 하는데 수요가 적기 때문에 검정두수를 늘리기가 어려운 백색품종 수퇘지를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조기 선발할 경우 지금과 같은 수를 검정하더라도 능력이 우수하게 평가된 수퇘지만 골라서 검정할 수 있으므로 산자수의 개량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종돈장에서 지난해 6월부터 검정이 끝난 수퇘지의 유전체를 분석해 번식형질에 대한 유전체 육종가를 추정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후보돈을 선발하고 있다. 유전체를 활용하면 추정된 유전체 육종가의 정확도가 향상된다는 것이 이미 입증이 되었지만 이렇게 선발된 수퇘지를 번식에 활용한 결과를 분석하면 실제 육종에 활용하였을 때 얼마나 개량속도가 좋아지는지를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유전체정보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유전체가 산자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참조집단(Reference)이 필요하다. 참조집단은 자기의 번식(분만) 성적을 가지고 있는 모돈과 수퇘지를 말하는 것으로 1차적으로 이들 집단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각 유전체의 산자수에 대한 기여도를 분석할 수 있어야 자기 성적이 없는 후보 수퇘지의 유전체 정보에 참조집단을 통해 분석된 유전체 기여도를 대입해 후보 수퇘지의 유전체육종가를 추정할 수 있다. 참조집단은 일반적으로 1만두 이상은 되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추정하는 유전체육종가의 정확도를 믿을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돈군이 폐쇄되어 있고 혈연적으로 잘 연결이 되어 있으면 그보다 적은 수로도 정확도를 신뢰할 수는 있다고 전문가들(Jack Dekkers, Dorian Gerrick)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추정되는 육종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5천두 이상의 참조집단이 있어야 되는데, 참조집단이 그 보다 적은 경우에도 유전체육종가를 추정할 수는 있으나 그 육종가를 개량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종돈개량은 한우나 젖소와 같이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개량하지 않았지만, 종계와 같이 세계적인 대규모 종계회사에 종속되지도 않았다. 종돈 개량은 전문종돈업육성사업과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 등 국가에서 일부 지원해 준 것을 포함해 민간에서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개량된 종돈을 통해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종돈의 능력이 우수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130여 곳이 종돈장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그 중 일부 종돈장에서 우리나라의 종돈 개량을 주도해 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사실 엄밀하게 이야기 한다면 개량이라기보다는 외국으로부터 우수한 종돈을 수입해 그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보전하는 것이 종돈장의 주요 기능이었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종돈장의 규모화와 전문화이다. 지난 30년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던 많은 종돈장들이 연합하거나 다른 종돈장에 흡수되어 규모를 늘리게 되었는데 우리도 ‘돼지개량 네트워크’ 와 ‘골든 시드 프로젝트’ 를 통해서 규모화에 걸맞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1만6천두의 순종생산 모돈을 73개의 종돈장에서 나누어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험난한 길이다. 우리 종돈장도 신고제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취소규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 판매되는 종돈의 능력을 표현형으로 표시하던 것을 유전능력으로 판매되는 구조로 바꾸고, 종돈의 능력을 자체에서 평가하든 위탁이나 국가평가를 통하든 유전평가를 받아 우리나라 종돈개량에 기여해 종돈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참여하지 않는 종돈장은 종돈장리스트에서 퇴출하는 등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할 때이다. 최근에 발족한 종돈생산자협회와 같이 종돈장이 모이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종돈산업의 국제경쟁력확보를 위해 자율적으로 서로 견제하고 발전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대해 필요한 사항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방향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종돈개량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는 일이다. 긴 안목을 가지고 속도와 방향을 적절히 균형을 맞춰서 추진하되 중간 중간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어야 하며 때에 따라서는 방향을 틀 수 있는 판단력과 용기까지 갖출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종돈개량 속도를 높일 수 있는데 유전체분석 비용이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 종돈장을 정예화하고 종돈개량에 필요한 역량을 결집해 우리환경에 적합한 우리종돈을 개량해야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