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함영화 대표(애그리로보텍) 스마트팜 장비를 도입하고 있는 많은 양돈장들이 노동력 절감을 가장 큰 목적으로 꼽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보급되고 있는 포유모돈급이기만 해도 분만 후 매일 이뤄져야 하는 모돈의 사료량 조절 작업 대체를 그 활용도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동력 절감이 포유모돈급이기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임은 분명하다. 다만 포유모돈급이기의 핵심 용도라는 시각에서 접근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어렵고 힘들다? 포유모돈급이기의 핵심용도라면 첫째 다회급이, 둘째는 개체별 급이 및 차기산차 관리시 데이터 활용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양돈현장에서는 ‘어렵고 힘들어서 안된다’는 반응을 먼저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관행적인 사양관리 방식과 기존 장비로는 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을 해결, 생산성을 올리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 강도를 감소시키는 게 스마트팜 장비에 대한 투자 목적임을 감안할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따라서 스마트팜 장비를 도입하면서도 어렵고 힘들어서 개선된 관리방식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농가 스스로 모순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9월 27일 개최된 민당정 협의회에서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시범사업으로 이뤄져 왔던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본 사업으로 전환하되 그 대상품목을 기존 9개에서 15개로 확대, 가격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분을 보상하는 한편 공익직불제의 확대·개편을 통해 기초 소득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그 기본골격이다. 하지만 대부분 경종 농가에 국한된 것일 뿐 축산농가에 대한 언급은 부수적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의 경우 ‘축산물은 해외사례와 상품설계 가능성 등을 연구, 추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는 게 전부다. 축산농가에 대한 정책적 보호 장치는 ‘다음 기회’로 미뤄진 셈이다. 그나마도 축산단체의 반발에 떠밀려 그 가능성을 열어두는 수준의 내용만이 막판 대책 정리 단계에서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축산물 수입안정보험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축산단체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희망 고문’이라는 단어부터 떠올리는 건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사실 지난 6월 정부가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산란계 사육면적 개정 문제가 연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살충계 계란 사건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논의가 시작된 사육면적 개정은 지난 2018년 9월 1일 기준 신규 농장을 대상으로 먼저 적용되었으며, 2025년 8월 이후 기존 농장에 대해서도 개정된 규정이 적용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마리당 0.05㎡에서 0.075㎡를 적용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이 기준 적용과 관련해 생산자단체인 대한산란계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각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나름 설득력이 있다. 산란계협회 입장은 사육면적 개정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케이지의 내구연한은 지켜달라는 것이며, 나중에 새롭게 만들어진 법을 소급적용할 때는 그 피해에 대한 보상 규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제도는 이미 2018년에 7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모든 농가에게 확대하기로 결정이 되어 시행이 되고 있는 법인데다 2018년 이후 새롭게 케이지를 들여놓은 농가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제도를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무려 7년을 주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농가들의 주장을
[축산신문] 박종수 명예교수(충남대학교) <표 1>은 EU-27 및 미국, 일본 등의 최근 원유(原乳)에 대한 농가 수취가격을 나타낸 것이다. 국내 원유가격은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2022년에는 특히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는 바, 이는 2022년에 발생된 폭염과 혹독한 가뭄 등으로 인한 사료작물의 작황부진과 원유의 생산량 감소, 같은 해 2월에 발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활치 못한 연료공급체계 등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에 따른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의 가격이 이러한 외부적 요건이 가격에 반영됐다. 특히 EU의 낙농 핵심국인 독일의 경우 2021년도 수취된 최소가격(7월 기준)이 5만3천910원이었으나, 2022년 최고 수취가격은 2021년에 비해 무려 68%가 상승한 9만638원이었다. 이 가격은 2024년 7월 우리나라의 농가 수취가격 12만3천839원의 73.2% 정도다. 미국과 EU-27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원유의 농가수취가격이 다시 2023년에 들어 들면서 안정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래도 우리나라의 원유가격에 비해 약 45~50%로 낮다. 지난해 가장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언제부터인가 한국 축산업의 현안이나 미래를 논할 때 마다 마치 숙어처럼 따라 다니는 단어가 있다. ‘지속 발전 가능’이란 단어가 그것이다. 축산을 곁에 두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어느새 성장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그 배경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간 60kg을 상회하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만으로도 쌀 소비량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기에 식량산업으로서 축산의 가치를 입증하는 더 없이 확실한 지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축산이 양적 성장의 여지가 많지 않음을 뒷받침 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다. 더구나 전 세계 꼴찌라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인구절벽’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축종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나 한국 축산업의 절대적인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최근 다각적인 측면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시장 확대 방안이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축산의 또 다른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축산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정부가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논란이 뜨겁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개최된 민·당·정 협의회에서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발전대책(한우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했다.<관련 기사 본지 3596호 2면> 앞선 지난 5월 28일 21대 국회 막바지 본회의서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한우법)’이 통과됐지만, 이튿날인 5월 29일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한우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안을 의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며 결국 21대 국회서 한우법 제정이 무산된바 있다. 정부는 한우법을 만들 수 없다는 태도를 공고히 하면서 대안으로 ‘한우산업 발전대책’과 ‘축산법 개정’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한우농가의 지원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때문에 한우법 불발 이후 처음 정부가 내놓은 한우산업 지원방안인 ‘한우산업 발전대책’에 한우인들이 거는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 보이는게 한우업계의 분위기다. 한우산업 발전대책 발표 당일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을 내고 “한우산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과
[축산신문] 최 윤 재 회장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국가전략기술 육성 계획, ‘농축산업 무관심 정부’ 민낯 투영 국가 미래 좌우할 과학기술 정책, 식량안보 전제돼야 한국의 미래를 그리는 과학기술주권 확보 계획 정기적으로 수립되는 과학기술정책은 해당 국가의 미래가 어떠할지를 보여주는 창이나 다름없다. 과학기술 역량이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 8월 26일 정부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주권 청사진: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4~’28)(안)‘을 발표했다. 발표는 “과학기술주권 및 기술안보 역량 확보”을 목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는 “차세대 전략기술”을 선정, 그에 필요한 지원 계획을 자세하게 포함했다. 전세계 기술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과학기술 주권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할만한 일이다. 과거 선진국들을 추격하던 20세기 후반을 지나, 2000년대 이후 탈추격 국가로 거듭난 한국이 이제 능히 과학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신흥기술 개발을 자신있게 논하게 된 것이다. 농축산업 관련 계획 찾아볼 수 없어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번 정부의 과학기술주권 청사진은 정부가 농축산업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전북대 겸임교수)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그의 대표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책이나 영화를 통하여 이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소설이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비관주의에서 낙관주의로, 개인주의에서 공동체 의식으로 발전하는 헤밍웨이의 세계관을 알 수 있는 소설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일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난 우리가 싸워서 지켜 온 모든 것을 사랑하듯 당신을 사랑해. 자유와 존엄,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일할 권리, 굶지 않을 권리를 사랑하는 것처럼 당신을 사랑해.”라고 강하게 외쳤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우리 축산인들도 자신들이 사육하는 가축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의 위생적인 먹거리 제공에 적지 않은 노력으로 일관하여 왔고,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 및 친환경 축산,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을 말 그대로 정신없이 달려온 주인공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젠 자괴감에 빠져 가슴을 치며 “진정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려왔나?”라고 외치고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에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ICT와 동행하는 동물복지 ③ 며칠 동안 굶주렸다. 새벽부터 일어나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사냥도구를 집는다. 곰 부족 구성원은 모두 비장한 눈빛이다. 이들은 재빨리 어미곰을 쫓아 동작이 허술해진 순간을 포착해 일격을 가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단번에 쓰러질 곰이 아니다. 곰 부족 사냥꾼들은 몇 시간의 실랑이 끝에 가까스로 어미곰을 쓰러뜨렸다.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으나 이제 식구들을 먹일 거리가 생겼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 곰 부족은 아기곰들을 죽이지 않는다. 그리고 쓰러진 어미곰을 마을로 당장 데려가지도 않는다. 대신 말린 풀대에 불을 붙여 곰 입에 물려주고 한동안 서있다. 그날, 사냥한 곰고기는 부족의 소중한 식량이 되었다. 먹고 남은 뼈는 땅에 묻어주는데 묻는 동안 사람들은 곰에게 왜 곰을 죽여야 했는지 설명하고, 그로 인해 여러 사람이 굶주리지 않고 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감사를 전한다. 이들은 먹기 위한 일 이외의 곰사냥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곰을 보호하고 의미 없이 곰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은 엄벌에 처한다. 아메리카 곰 부족 인디언의 이야기다. 인류학자들은 수렵과 채집 생활을 했던 고대 인
[축산신문] 윤주보 조합장(울산축협) 2024년 5월 거세우 평균 경락가격이 1만6천846원/kg으로 2021년 5월 2만3천475원/kg 대비 28.2% 하락했다. 동시에 사료 가격은 3년 전보다 40%나 늘어나 한우농가들은 생업에 종사할수록 극심한 손해를 보고 있다. 왜 이런 참담한 상황이 발생한 것일까? 한우산업은 수입 쇠고기의 물량과 흐름에 따라 요동쳐왔다. 지난해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4.8kg로 지난 10년간 4.5kg 증가했지만, 한미FTA 발효 시점 42.9%였던 한우자급률은 현재 35.5%로 2012년 대비 17.2%가 떨어졌다. 2012년 25만2천724톤이었던 수입 쇠고기 물량은 지난해 45만3천922톤으로 79.6% 증가했다. 반면, 국내산 쇠고기 생산량은 24만5천300톤에서 30만3천100톤으로 23.6% 증가에 그쳐 우리 식탁을 수입 쇠고기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정부는 2022년 물가안정을 이유로 수입 쇠고기 10만톤을 할당관세로 들여와 시장에 방출했다. 이는 한우 가격을 전년 대비 28%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2022년 한우고기 생산물량이 25만1천500여 톤임을 감안하면, 할당관세 조치로 수
[축산신문] 박 종 수 명예교수(충남대) 우리나라의 우유와 유제품의 소비자가격이 높은 이유로 흔히 원유가격의 생산비 연동제와 높은 유통비용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유업체는 물론 정부당국과 소비자들의 시각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생산비 연동 가격제로는 낙농가들의 경영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생산비 연동 가격제도를 지속하는 한 낙농산업의 경쟁력 개선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행의 평균생산비 연동 가격제도에서도 평균생산비 이하로 원유를 생산하는 상당수의 농가는 경영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어느 농가가 경영개선의 의지를 갖고 있지 않겠는가? 생산비 연동 가격제가 처음 도입된 2013년 당시 국내 젖소 1두당 평균 산유량이 8천647L였으나, 2023년에는 9천273L로 7.2%가 증가되어,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원유 1리터당 생산비도 2013년 807원에서 2020년에는 809원으로 2023년에 1천3원(이상기후, 수송비 급상승 등으로 국제사료가격 급상승)으로 각각 0.2%와 24.3%가 증가하였다. 이 같은 지표들은 농가들도 부단히 경영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원유가격을 시장수급에 맡기고 있는 나라에서도 원유가격이
우리나라 사계절 중 여름은 기온이 높고 습한 특징을 가진다. 여름철 폭염이 지속될 때는 35℃를 넘나들며 장마철에는 상대습도가 80%를 웃돌아 불쾌감이 든다. 이 시기 가축은 고온스트레스로 생산성이 줄고 심하면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닭은 땀샘이 없어 고온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여름철 닭의 건강과 생산성 유지를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더위라 느끼는 감각은 온도와 상대습도를 포함하며 가축에 있어서는 '더위지수' 혹은 '공기열량지수'라는 표현을 쓴다. 다소 생소한 표현이지만 그 의미를 잘 이해하면 가축의 고온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포유류는 대부분 땀이나 호흡으로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낮추거나, 피부표면에 혈관을 확장시켜 체열을 외부로 발산하는 특성이 있다. 만약 주위에 습도가 높다면 수분 증발 효과도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체온을 쉽게 조절할 수 없게 된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닭은 호흡(Panting)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사열이 과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에 가축 908만 마리가 폐사했으며 그중 닭이 90%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