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현범 교수(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유난히도 무더웠던 날들이 잊히는 시원한 바람이 좋고 들판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노란 벼이삭이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계절이다.
맑은 날씨에 따스한 햇볕을 즐기며 한가로이 산책로를 걷고 있자니 간만에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더욱 좋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전해지는 럼피스킨 발생 관련 일시 이동 중지 명령 문자는 잠깐의 여유로움을 사치로 만들기에 충분한 듯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그리고 럼피스킨 등 최근 국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가축 질병들은 외래 가축 질병으로 분류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노력과 자원을 소모하며 근절해야 하는 국내 발생 가축 질병이 되었다. 이러한 가축 질병 외에도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외래 가축 질병이 아직도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은 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국가 경제와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래 가축 질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외래 가축 질병 유입 억제 방안에 대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금 상기해 보고자 한다.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을 억제할 수 있는 첫 번째 조치는 국경 검역 시스템 강화이지 않을까 싶다. 가축, 축산물, 사료용 곡물 등이 국경을 통해 유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질병 유입 가능성을 철저히 통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검역 과정에서 외래 가축 질병의 잠재적 위협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훈련된 인력과 첨단 장비의 확충이 필요하며 이는 국가 차원의 투자와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외래 가축 질병 모니터링 및 조기 경보 시스템 강화 또한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글로벌 가축 질병 모니터링을 통해 국제적인 질병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질병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 국제기구(예 세계동물보건기구, WOAH)와 협력하여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질병 발생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최신화해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가축 농가의 방역 및 생물 보안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 농가의 방역 수준이 높아야 외부에서 질병이 유입되더라도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농가 내외부의 방역 및 생물 보안 수준을 높여 외래 질병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가축 농가의 입출입 통제, 차량 및 장비 소독, 외부 방문객 관리 등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방역은 개별 농가만의 노력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역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여 농가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 또한 강화해야 한다.
외래 가축 질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공공의식의 강화 및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외래 가축 질병 예방에 대한 인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축산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외래 가축 질병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교육하여, 모두가 예방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농가 주변 주민들도 질병 발생 시 빠르게 신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외래 가축 질병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전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질병 확산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요컨대,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을 억제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경 검역 시스템을 강화하고, 조기 경보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 수입 가축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국내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공공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질병 예방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결합 되어야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축산업의 지속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필자가 위에서 서술한 것은 새로운 것도 혁신적인 것도 아니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상기하며 기술한 것일 뿐 외래 가축 질병 유입 억제를 위해 현재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실역행(務實力行), 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써 실천함을 뜻하는 사자성어로 말이나 이론보다 행동하고 실천하여 내실을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 상황에서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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