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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9주년 특집> 세계인이 감탄하는 한우고기의 맛, 30년 개량기술 집약 결정체

한우 개량의 현주소

박병호 과장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30년 전 1등급 이상 비율 절반 수준서 현재 90% 상회
1983년 검정사업 본격화…개량체계 선진화 기반 마련
암소 유전능력 조기파악 기술 개발로 농가 개량 ‘탄력’

 

요즘 외국인들이 한우 고기를 먹는 장면이나 또는 한국인들이 외국인에게 한우 고기를 소개하는 장면을 TV나 인터넷을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한우 고기 품질에 놀라워하고, 소개한 한국인들이 뿌듯함을 느끼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한우 고기를 이렇게 고품질로 만들기 위해 농민, 연구자, 관련 기관 등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어서 기쁘고, 그 노력한 사람 중 한명이 필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러면 한우 고기는 처음부터 고품질 고기였을까? 요즘 한우 고기 1등급 이상 비율은 90%로 매우 높다. 30년 전에는 52% 수준이였고 1+, 1++ 등 고품질고기는 거의 생산 되지 않았다. 현재 고품질 한우 고기 생산 배경은 정확한 유전능력평가를 통한 씨수소 선발과 씨수소 정액 공급 그리고 고급육 사양 기술 보급 등이 대표적이다. 한우 개량의 효시는 1969년 한우챔피언대회이다. 하지만 외모평가 위주의 대회에서 선발된 우수 개체의 능력이 자손에게 잘 전달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1983년도부터 한우 능력검정을 시작하게 됐다. 능력검정은 크게 당대검정과 후대검정으로 나뉜다.

 

한우 자신의 능력을 조사하는 것을 당대검정이라고 하고, 자손(후대)을 생산해서 능력을 조사하는 것을 후대검정이라고 한다. 당대검정에서 선발한 후보씨수소는 아버지로서의 능력을 검정하기 위하여 후대검정을 실시한다. 이렇게 수집한 당대 및 후대검정 자료로 유전능력평가를 실시하고 보증씨수소를 선발하여 농가에 정액을 공급해 왔다. 지난 30년 간 이러한 당대검정, 후대검정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면서 한우 개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씨수소를 선발할 때 어떤 기준을 세워 선발해야 하는데 그것을 선발지수라 한다. 초기에는 육질(근내지방도)을 강화하는 선발지수를 이용했다. 소비자는 큰 한우에서 나온 고기든, 작은 한우에서 나온 고기든 맛만 있으면 많이 찾을 거라 생각하여 육질 강화 선발지수를 사용했고, 그 전략은 잘 통했다. 농가는 자연교배로 한우를 번식시키다가, 개량 사업에서 선발된 씨수소 정액을 이용해 번식하기 시작했다. 육질 유전능력이 높은 씨수소 정액을 써야 육질이 좋은 자손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적극적으로 씨수소 정액을 사용했다.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한우 고기는 세계 최고의 고기가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씨수소는 도체중, 근내지방도와 같은 도체 성적에 대한 유전능력을 추정할 뿐만 아니라 체형 및 부분육에 대한 유전능력도 추정하고 있다. 체형 능력이 우수한 개체로 개량을 하고자 할 때에는 단순히 외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강건성, 장수성 등 유전능력을 고려하여 한우 농가마다 원하는 체형을 가진 한우를 생산할 때 사용 할 수 있다. 또한, 관심을 못 받고 있는 형질이지만 중요한 형질로 부분육 관련 형질이 있다. 한우를 사육하는 최종 목적은 결국 식용 가능한 고기이다. 도체에서 부분육을 분리해 보면 개체마다 생산되는 안심, 등심 등 비싼 부위의 양이 다르다. 부분육 비율 형질을 이용한다면 도체중이 낮아도 안심, 등심 등 고급 부위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 물론 농가단위에서는 도체중을 기준으로 경매가격이 산정되므로 관심이 없을 수 있으나, 한우를 사육하고 고기를 생산해 유통을 하는 사람이라면 개량에 있어 이 또한 매력적인 형질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개량 형질로는 사료효율(잉여사료섭취량)이 있다. 사료에 대한 사료 효율은 비슷한 능력을 가진 한우에 서로 다른 사료를 급여했을 때 어느 사료가 한우 성장에 우수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반면 개체에 대한 사료효율(잉여사료섭취량)은 동일한 사료를 급여했을 때 어떤 개체가 적게 먹고 잘 자라는지, 즉 체중 증가량으로 예측한 섭취량보다 실제 섭취량은 적지만 성장이 우수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료효율을 측정하기는 매우 번거롭고 어렵다. 한 개체에 대해 약 70일간 매일 농후 사료와 조사료를 얼마 먹었는지 측정해야 하고, 2주에 한 번씩 체중도 측정해야 한다. 현재 연간 300두를 대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측정 방법이 확립되면 당대검정우 전 두수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료 효율 형질 평가가 완료되면 상대적으로 덜 먹고 목표 체중에 도달하는 한우로 개량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능력검정, 유전능력평가 등은 모두 씨수소의 정확한 유전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농가 개량의 기본이 되는 암소의 유전능력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으나, 유전체 선발 방법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유전능력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전체 선발은 능력 검정 자료와 유전체 자료를 동시에 이용하는 선발 방법이다. 씨수소 선발 과정에서 검정하는 한우들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유전 마커들이 각 형질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고, 이러한 유전 마커들의 효과를 농가에 적용하여 암소 유전능력을 조기에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유전체 분석 시 비용이 발생하지만, 암송아지를 분석하여 비육우와 번식우를 구분하여 개량 한다면 분석 비용은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농가가 느낄 수 있는 개량 연구 발전은 개량 형질의 다양화와 암소에 대한 정확한 유전능력 평가 방법일 것이다. 부분육 형질 유전평가, 사료 효율 형질 유전평가 방법은 앞으로 농가의 개량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이고, 유전체 분석을 통한 암소의 유전능력을 알아내는 최신 개량 기술을 잘 활용 한다면 농가단위 한우 개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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