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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고급화 위한 품질 개선 방향

  • 등록 2024.10.16 14:44:16

[축산신문]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고 돼지고기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다산성 모돈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정액(수퇘지)을 사용해야 한다. 산자수가 많은 암퇘지(모계)에 돼지고기 품질이 우수한 수퇘지(부계)를 교배해서 3원교잡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등지방두께를 포함해 돼지고기의 품질에 관련된 형질은 부계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 고객의 ‘니즈’ 부응을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가의 최종 고객은 역시 일반 소비자이지만, 이에 앞서 일반 소비자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식육포장처리업체가 농가의 직접적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의 비육돈에 대해서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식육포장처리업체가 소비자의 니즈(needs)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농장 입장에서는 이들이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전 유병현 박사께서 축산신문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R조합 도축장에서 2020년 경매에 상장한 5만4천900여두의 도체중 평균은 암퇘지 89.5kg, 거세돈 89.3kg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등지방두께 평균은 암퇘지 20.9mm, 거세돈 23.0mm 였는데, 등지방두께를 평균도체중으로 보정하고 평균 경락가격을 조사한 결과, 암퇘지는 등지방두께가 25mm일 때, 그리고 거세돈은 등지방두께가 24mm일 때 도체 kg당 경락가격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게다가 등지방두께는 점점 얇아져서 2022년 판정된 90만두의 등지방두께는 암퇘지가 20.2mm, 거세돈이 22.1mm로 조사됐다.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 보다 등지방두께가 얇은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등지방 두께 조절 용이
이로 인해 문제가 되는 사안 가운데 하나가 지방이 너무 얇은 돼지다. 
업계의 여러 가지 분석 중 하나가 유럽의 다산성 모돈으로 산자수를 개량하다 보니 등지방이 얇은 종돈을 수입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수입된 다산성 종돈에서 생산된 F1 모돈으로 비육돈을 생산할 경우 등지방이 얇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등지방두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종돈 뿐 만 아니라 사료와 사양관리, 환경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유전력이 0.5로 높은 형질인 등지방두께는 종돈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게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에서 등지방두께를 조절하는 것은 다른 형질에 비해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등지방이 두꺼운 종돈을 사용하면 된다. 다만, 등지방두께가 두꺼운 정액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문제다.
비육돈의 등지방두께를 높이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돼지인공수정센터에 입식하는 수퇘지의 능력기준이다. 돼지인공수정센터에서 정액을 생산하는 종돈의 능력기준은 축산법시행령 별표1 ‘축산업의 허가 및 등록요건’에 등지방 두께가 1.5cm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90kg 기준으로 1.5cm이면 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조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액 선택이 중요
두 번째는 정액을 혼합하는 업계의 관행이다. 현행 규정에는 돼지인공수정센터에서 처리한 정자에 대해서는 품종, 등록번호와 함께 검정성적을 명시한 ‘돼지정액 증명서’(축산법 시행규칙 별지 11호의2서식)를 발급토록 돼 있다.
내용적으로 보면 정액을 혼합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돼지인공수정센터에서는 수퇘지의 개체별 상태에 따른 정액의 성적 저하를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정액을 혼합하고 있다. 비육돈 생산을 위해서 정액을 혼합하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있어 시비를 가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 번에 혼합하는 수퇘지의 두수를 5~6두 이하로 줄이고, 농장에서 원하는 성적의 수퇘지를 구분하여 정액을 생산하면 돼지고기 품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산성모돈의 얇은 등지방두께를 등지방두께가 충분한 수퇘지의 정액으로 보완, 비육돈을 생산하면 사양관리나 환경 등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매우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지방이 너무 얇아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돼지인공수정센터는 생산되는 정액의 정보에 대해 소비자(농장)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마련돼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 품질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이것을 최대한 객관화하고 수치화, 종돈의 능력을 개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에 의해 주관적으로 표현되는 커다란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것도 한돈의 품질고급화를 앞당기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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