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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큰 거울에 비친 축산 생멸사의 애환

  • 등록 2018.01.31 11:33:07


김동균  이사(메가팜협동조합,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약 46억년전에 탄생한 아주 작은 천체이다. 우주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생성된 것은 유한하므로 태양을 비롯한 그 주변의 행성들도 때가 되면 소멸하는 유한적인 물체인데 우리는 그 표면에서 매일 아주 다양한 사연을 만들면서 살아가고 있다. 

근래에 다양한 정보수단을 통해 외계인이니, UFO가 실존하느니 하는 소식들은 무성하지만 일반인에게는 아직 다른 천제의 생명체에 대해는 알려진 바 없다. 그저 우리는 장구한 세월이 흐르면서 이 생태계가 지금 이 순간까지 품고 있는 생명체의 일부일 뿐 아니라 가장 복잡한 생각을 지니면서 물질문명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있는 존재일 뿐이다. 지구 생태계는 우주의 섭리에 따라 촌보의 여지도 없이 변화해 오다가 인류라는 종족이 급증하면서 ‘인위적 요소’에 의해 생태계 자체의 질서가 흔들린다고 우리는 염려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변화속도가 과거 지구생태계의 변화속도에 비하면 지나치게 빨라서 금세기 말까지 해양 수면이 1미터 이상 상승하면서 생태계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 생태계의 역사 속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보다 순간적으로 급변한 사연도 많았고 충격을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복원되어오곤 했었다. 이러한 속성은 사람의 생활 속에도 녹아있다. 우리의 삶은 충격과 이완의 과정이 연속되면서 진행되고 있다. 큰 사건의 고비를 넘기고 나면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쉴 기회를 얻게 되거나, 어떤 때는 숨 돌리기 무섭게 다른 사연이 엄습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같은 일에 종사하는 집단, 즉 업계에서도 나타난다. 

축산인들의 생활 터전이자 삶의 중요한 기반인 축산업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거의 매년 몇 가지 큰 파고를 넘어오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때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조차 못 한 채 시행착오를 반복해 오기도 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의 축산업은 구조적으로도 변해왔고 체질적으로도 크게 변모되어 왔다. 약 반세기(이것은 인류역사의 장에서 본다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전의 한국 축산업은 거의 농가 부업적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던 것이 양적팽창과 질적 발전을 거듭해 지난 세기 말에 몸집을 최대한 불렸었는데 금세기 초 수렴기를 거쳐 일부 축종은 단련단계에, 그리고 어떤 분야는 소멸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축산인들은 해마다 존속을 위한 몸부림을 치며 생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그 많던 축산 농가는 다 어디로 살아졌는가?

반세기 전, 대부분의 농가들은 부업적으로 소, 닭, 돼지를 먹였기 때문에 그 숫자는 당시의 농가 숫자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많았다. 간단히 회고해 보면, 한우 사육농가는 1970년대까지 100만호를 넘었었고, 젖소 기르던 목장은 1985년에 4만5천호를 정점으로 감소일로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으며, 돼지 치던 집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65년도에 108만 농가에 달했었다. 굳이 가금분야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 땅위의 그 많던 축산인들은 들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업계를 떠나게 되었고, 지금은 버틸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사람만 남아서 축산이라는 성(城)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축산업계에도 생태계 법칙인 ‘적자생존’의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주변국들에게도 이 법칙은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참으로 무정한 생멸사이지만 평생 축산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 온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다시 또 각종 법률규제와 ICT 등 신기술 도입 필요성이 숨 가쁘게 뛰어 넘어야 할 허들로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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