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수입육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물량이 전년대비 48%가 증가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이중 유럽산 돈육 수입량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겉만 보면 2011년 FMD 발생, 2012년 삼겹살 무관세 수입 등 시기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수입량 증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럽산 돈육이 국내로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한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육시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고돈가를 유지하자 원료육을 구매하는 육가공업체들이 수입산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면서, “유럽산 돈가가 떨어지면서 전지와 목심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수요처 막힌 유럽산 돈육, 한국행 러시
유럽산 돈가 떨어지자 전지·목심 등 원료육 수입량 급증
◆우크라이나 사태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편입시키는 합병조약에 서명한 러시아에 대해 EU와 미국은 러시아와 구 우크라이나 정권 고위인사에 대한 자산동결, 경제협력협정 체결협상 중단 등 러시아 경제제재를 각각 3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제재 수위를 높여가자 러시아도 자국제재에 동참한 국가의 농산물과 식품 등을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러시아 수출금지 조치로 돈가 하락
유럽에서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은 연간 30만톤을 상회했으나,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지부위와 지방 등의 처리가 어려워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 수출 재개보다 동남아나 다른 나라의 수출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은 유럽으로부터의 전지, 목심 등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수출 중단으로 인해 유럽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최악으로 치닫자 전지 부위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유럽 돈가는 덴마크와 벨기에는 1달러 중반까지 떨어졌으며, 미국은 2.41달러로 2013년 대비 27%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1달러 후반으로 지육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유럽산 돈육 전년대비 15.6% 증가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역대 최고였던 2011년(37만248톤)은 FMD발생 특수성을 제외하면 2012년(27만6천155톤)과 비슷한 수치다. 이중 유럽산 돈육 수입이 크게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수입된 돼지고기 양은 27만3천889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나 증가한 양이다. 이중 유럽산 돈육 수입은 2013년 대비 15.6%가 증가했다. 12월 한달만해도 11월 대비 유럽산 돈육 수입은 80.6%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5만999톤으로 전년보다 107.55%가 증가했으며 스페인산은 2만4천796톤으로 전년보다 285.2%가 급증한 양이다. 덴마크는 5천838톤으로 전년 1천826톤보다 219.7%가 증가했다. 이처럼 유럽산 돈육의 수입이 급증했다.
부위별로는 삼겹살을 중심으로 목살, 전지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삼겹살 전체 수입량은 14만1천943톤(51%)이 수입돼 2013년 대비 44.54%가 증가했다. 이중 지난해 월평균 2천683톤이상씩 들어오던 목심의 수입이 1월에는 4천644톤으로 크게 늘었고, 2월엔 2천894톤으로 다소 줄었다. 앞다리 역시 월평균 7천378톤에 불과했는데, 1월 1만5천192톤, 2월 1만2천743톤이 수입됐다. 스페인산은 부산물(2만7천709톤) 수입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삼겹살 수입량이 2014년 1만2천944톤으로 전년보다 145.4%가 증가했다.
◆러시아 돈육 조달 어떻게 하나
러시아는 돼지고기를 서방 국가들로부터 많은 양을 수입해서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왔다. 러시아연방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 러시아는 덴마크, 독일, 캐나다와 브라질로부터 21억3천만 달러어치(61만9천200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했고 캐나다로부터 2억 4천630만 달러(7만9천300톤), 미국으로부터 1천900만 달러어치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2014년 8월에 중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국 측과 협의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수입되던 물량을 중국산으로 대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