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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고병원성AI 바이러스 종간 전파…국내 대책은

  • 등록 2024.07.04 11:11:19

[축산신문]

 

송대섭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러스실)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이것’이 온다”, “사망률 최대 50%”, “조류인플루엔자, 사람 대 사람 감염 시간 문제”, “점차 커지는 조류인플루엔자 ‘사람 감염’ 경고”
이 무시무시한 제목은 지난 6월 18일을 기준으로 2~3일전에 쏟아진 각 신문 헤드라인이다. 
H5N1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고병원성AI) 바이러스는 1996년 중국 남부지역 가금류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듬해 홍콩에서는 첫 인체 감염 사례가 나왔다. 이후 2003년부터 현재까지 WHO에 공식 보고된 감염자 수는 23개국 총 889명에 달한다. 이중 463명이 사망해 52% 높은 치명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03년 첫 발생한 이후 대규모 살처분 등 주기적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대다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5NX(H5N1, H5N6, H5N8 등을 통칭)이다.
특히 2020년 10월 유럽에서 처음 검출된 새로운 H5N1 바이러스는 기존 H5N1과 다른 H5N8 바이러스와 야생조류 N1이 재조합돼 있다. 
2021년 9~10월 무렵, 비교적 안정된 유전자 구조를 지닌 H5N1 clade 2.3.4.4b가 우세종으로 부상했고, 이주 철새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2021년 12월까지 아시아와 북미로 전파됐고, 2022년 중반에는 중미, 2022년 말에는 남미 지역 야생조류와 가금류에서도 H5N1 clade 2.3.4.4b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그런데 2021년 이후 지속된 H5N1 유행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종의 경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야생 포유류로 대규모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
밍크, 바다표범을 비롯해 오소리, 흑곰, 너구리, 코요테, 돌고래, 돼지, 족제비, 알파카 등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서 30여 종 포유류 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clade 2.3.4.4b 바이러스는 2022년 이후 영국, 미국, 스페인 등에서 인체감염을 일으켰다. 감염자들은 대부분 가금류 또는 야생조류와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H5N1 바이러스가 젖소에서 검출되면서 새로운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2024년 5월 중순까지 미국 9개 주 36개 목장 소들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된 젖소에서의 유즙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올 4월 미국에서는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젖소의 생우유를 섭취한 다수의 고양이에서 감염 및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조류에서 유래한 H5N1 바이러스가 소에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된 소의 유즙을 통해 고양이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은 바이러스의 종간 전파 능력과 적응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종간 전파는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고양이는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하는 동물로, 고양이에서의 감염은 사람으로의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고병원성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들이 집단 폐사한 사례가 있어 정부와 학계 모두 고병원성인플루엔자의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기 H5N1에 감염된 인체사례에서는 결막염 등 경미한 임상증상만 보고됐다.
하지만 최근 H5N1에 감염된 감염자의 경우 최초로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H9N2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 발생, 멕시코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H5N2에 감염된 사망자 발생 등 쉴새없이 새로운 발생사례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팬더믹에 대한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고병원성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올 4월 24일부터 바이러스 검사를 통해서 음성이 확인된 젖소만 State간 이동을 승인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in-line sampler라는 자동 원유 채취 장치를 설치해서 원유가공 중에 실시간으로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진단, 농장보상, 수의사 지원, 개인보호장비 공급을 위해 농무부와 보건부가 총 3천억원의 긴급예산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고병원성인플루엔자의 종간 전파와 인체감염은 더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가 공동으로 대응체계 점검 및 협력방안 논의에 나섰다.
미국 선례를 잘 활용해 향후 우리나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더라도 큰 혼란이 없도록 정부, 학계, 연구계, 관련 산업계가 효율적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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