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사양벌꿀’ 명칭을 두고 양봉업계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다. 이해당사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양봉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양봉업계의 리더인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김용래 조합장은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데 양봉 업계가 집중해야 한다. 사양벌꿀 명칭 변경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유통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업계 내에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조합장은 그 해결책으로 사양꿀을 식품 가공원료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 사양꿀을 천연꿀로 둔갑시켜 유통 판매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양꿀에 대해 소분 판매를 일절 금지하는 동시에 다만, 사양꿀을 식품 가공원료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면 농가도 보호하고 소비자 신뢰도 회복할 수 있어 천연꿀 시장도 그만큼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김 조합장.
이어 김 조합장은 “FTA 체결에 따른 베트남산 수입꿀의 전면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이로 인한 양봉 업계의 피해가 연간 700억~8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도 이에 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현재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내 양봉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이를 위해서는 유통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지원, 폐업보상금 지원, 양봉직불금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조합장은 “경기침체, 고금리, 원자재값 폭등, 수입꿀 급증, 소비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최근 국산 벌꿀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한 후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우리 조합은 내년도 사업에 ‘유통 손실 보전금’ 항목을 추가시켜 1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통한 소비 진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고품질 벌꿀 생산만이 우리 업계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며 “앞으로는 우리 농가들도 기존의 ‘농축꿀’ 생산을 점차 줄여나가고 자연 그대로의 ‘숙성꿀’ 생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만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산 벌꿀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우리도 외국산 벌꿀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특수밀원(때죽나무, 쉬나무, 피나무, 헛개나무 등)을 대대적으로 조성하여 우리나라만의 특색있는 벌꿀을 생산, 고품질로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