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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 등록 2024.02.21 11:05:37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2027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식육견(食肉犬)의 사육은 물론 유통 및 도살을 할 수 없도록 일명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국제적으로 개고기를 먹는 국가라는 지목을 받아온 터에 이 법이 시행되면 식육견의 자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한국사회에서 ‘개고기’ 또는 ‘보신탕’이라는 단어가 뒤안길에 묻히며, ‘개’라는 동물은 이제 반려동물로만 존재하는 시대에 접어드는 시대가 되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느덧 우리나라의 반려동물도 급증하여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하는 일천만시대가 되었고, 그 결과 반려동물시장이 연간 3조2천억원으로 육아시장 3조8천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수의대학(獸醫大學)이 과거 4년제에서 6년제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높은 인기대학이 되었고, 도심의 동물병원이나 반려동물용품점 숫자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반려동물도 예전에는 개와 고양이에 국한되다시피 했지만 특수동물을 뛰어 넘어 이젠 닭이나 새끼돼지도 반려동물로 애호되고 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도 산업동물과 같이 축산분야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며, 다만 반려동물에 대하여 잘못된 인식이나 또는 지나친 부분은 올바른 방향이 제시되어 바르게 정착되었으면 한다. 
그 첫 번째가 반려동물의 대중적인 공공지역의 무단출입이다. 도로나 공원은 물론 심지어 식당까지 주인과 같이 출입하는 것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은 실례되는 행위이다. 어느 경우에는 개 마스크조차 씌우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거나 식당 등에 출입하는 것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또한 위험스럽기도 하다. 실제 간간히 사람이나 작은 동물들이 개에 물리는 사고가 종종 보도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고, 이러한 사고를 소홀히 하면 반려동물의 증가에 따라 자연적으로 사고는 늘어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는 반려동물의 사망에 따른 장례문화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은 분명 슬픈 일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사망에 따른 부고장을 발송하거나 위로 차 방문한 사람들 앞에 부의함(賻儀函)을 놓아 방문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 싶다. 심지어 부의함에 도대체 얼마를 넣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는 경험담들이 떠도는 것을 보면 마냥 웃고 지나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매장(埋葬)은 불법이라서 화장(火葬)을 해야 하는데 현재 전체의 약 2/3 정도가 화장으로 처리되고 있다. 
세 번째 죽은 반려동물의 복제문제이다. 죽은 반려동물의 체세포를 복제하여 똑같은 복제동물을 만들고 있다하니 이것은 지나쳐도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이젠 인간이 개 만도 못한 인생이 되었다’고 개탄하면서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인 열등감이나 박탈감을 주기도 한다. 아무려면 반려동물이 남편이나 아내의 위치를 대신하는 반려자(伴侶者)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내 곁은 떠나는 가족 같은 반려동물에 대한 안타까움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복제까지 할까 마는. 
동물복지의 근본적인 취지는 당초 자연 상태에서 활동했던 동물을 우리 인간이 필요로 하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사육환경을 바꾸면서 제한했던 그들 본연의 행동이나 습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뜻에서 출발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이나 동물복지가 잘못 해석되거나 지나친 모습들로 전이되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문제가 파생될 수 있고, 더더욱 심각한 것은 그러한 잘못된 것을 다수가 실행하면 마치 그것이 올바른 문화인양 따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많이 안타깝다. 특히 이러한 밝은 모습의 이면에는 또한 그만큼의 어두움이 내재되어 있음도 상기해야 한다. 마치 꽃꽂이에 사용되는 일회용 꽃이 순간을 위하여 꺾어짐으로써 들녘이나 화분에서 오랫동안 키워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순간에 마감해야 하는 것처럼. 
원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은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로 ‘정도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라는 사전적인 뜻이 있는데 이러한 반려동물의 잘못된 행태가 가까스로 성장하는 동물복지와 반려동물시장을 해치는 일은 삼가야 할 일이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반려동물을 애지중지 키우는 행위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생각 없이 진행한 나의 행태가 주변이나 지인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바르게 정착되지 않은 문화일 경우에는 ‘나’ 하나만이 아닌 ‘우리’라는 관점에서 배려하는 아름다운 문화로 정착되길 바란다. 과유불급은 지나친 것을 경계하며 과하면 해가 되기에 중용(中庸)을 지향하자는 공자(孔子)의 핵심가치가 있음을 우리는 자각해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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