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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

“제대로 된 응애류 약품 검증과 진단 필요”

올해 또다시 꿀벌 집단폐사·실종 속출
피해농가 “정부 권장 약제 사용했지만…”
“내성 심각수준…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올해도 꿀벌집단 실종·폐사가 심상치 않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양봉농가들은 겨울나기(동절기)에 들어간 꿀벌을 깨워, 화분떡을 소비에 올려주고 급수기를 통해 물을 공급하면서 여왕벌의 산란을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벌통마다 꿀벌의 개체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올해도 벌통에 가득해야 할 꿀벌은 사라지고 덩그러니 벌통만 남아 있는 꿀벌 사라짐 현상이 또다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양봉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침대로 방역 대책만 믿고 있다간 국내 양봉농가 모두가 도산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처럼 꿀벌집단 폐사 원인을 두고 정부와 양봉업계 간의 상반된 이견이 맞서는 상황.
농가들은 응애류 구제 약품의 내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급격한 꿀벌 사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최근 양봉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째 해마다 되풀이되는 꿀벌집단 폐사 원인을 두고 꿀벌응애류 퇴치에만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기후변화에 의한 능동적인 대처가 늦어지면서 피해 규모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결국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것.
앞서 정부는 응애류 방제 약품 내성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 지원 약품 선정 시 같은 성분의 방제약품 선정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바꿔 전국 지자체에 하달한 바가 있다.
이러한 지침대로 그동안 양봉 농가들은 플루발리네이트 계열의 약품 사용을 자제하고 주로 개미산, 속살만, 아미트라즈 계열의 약품을 교차로 사용하지만, 꿀벌실종과 폐사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한탄한다. 일부 농가들은 정부가 꿀벌실종 원인으로 지목한 응애류 약제 내성 문제도 더 이상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골양봉장(경기 평택시) 김경태 사장은 지난해 늦가을쯤 산란이 없는 상태에서 예전처럼 응애 구제를 위해 속살만과 비넨볼 약제를 흘림 처리한 후 벌통당 소비 4~5매 기준으로 겨울나기(월동)에 들어갔다. 이 시기만 해도 꿀벌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늦가을부터 꿀벌 개체수가 조금씩 줄더니 최근에 와서 봄벌을 깨워보니 꿀벌은 온데간데없고, 빈 벌통만 남아 있어 착잡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처음 겪는다는 김 사장은 전체 120여 벌무리 가운데 115여 벌무리가 소실된 상태다. 그나마 남아 있는 벌통도 꿀벌 개체수가 부족해 사실상 외부에서 벌을 구매하지 않는 이상 올해 꿀 농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이곳만이 아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총 70여 통의 벌무리를 사육 중인 손회진 씨도 같은 현상으로 인해 겨우 10여 통만 남기고 큰 피해를 보았다. 손 씨는 올해로 17년째 짧지 않은 경력에도 올해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한다. 주변에서도 많은 농가가 꿀벌집단 실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꿀벌 사라짐 현상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온 응애류 약제 내성 문제 때문이라면 정부의 방역 지침에 순응할 수 있으나, 정부가 권장하는 약제를 사용해도 똑같은 현상이 해마다 반복된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건지 되묻고 싶다”며 “현재 아미트라즈 계열의 약제 내성도 심각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응애류 약품 검증과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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