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0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축산업과 축산물은 그 어느 것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함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다 효율적으로 그 순기능을 알리기 위한 범 축산업계 차원의 체계적인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티축산 대응 축산바로알리기 전략’을 주제로 지난 14일 개최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회장 최윤재·서울대 명예교수)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사진>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주제강연에 나선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최윤재 회장은 “세포 배양 인조 축산물이 그 위험성은 가려진 채 마치 미래의 희망 처럼 호도되고 있다”며 “배양육은 절대 고기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시각은) 오랜기간 인류 건강을 책임져 온 천연 축산식품의 풍부한 영양적 가치를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강원대학교 박규현 교수는 축산업만이 가지는 순기능으로 ‘업사이클링’을 지목했다. 박 교수는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재활용)은 분명히 다르다. 리사이클링이 불가능한 것들을 이용해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드는 게 업사이클링”이라며 “축산은 산업 자체가 업사이클링이다. 사람이 먹지 못하거나, 안먹는 것을 활용, 고가의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한편 가축분뇨를 통해 토양에 각종 양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연히 리사이클링과 비교해 온실가스 발생이 적을 수 밖에 없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축산을 통해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그러나 축산업과 축산물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안티축산’의 위세가 유지되고 있는 현실 및 원인을 직시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최윤재 회장은 세포 배양육을 ‘대체식품’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사용토록 한 정부 방침과 관련 법률은 지금이라도 반드시 철회되고, 최종 소비 단계에서 인조 식품임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축산업계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규현 교수는 “한번 주입된 인식은 쉽게 바꿔지지 않는다. 축산업의 전통적 가치를 알리는 것만 고집하기 보다는 단어 하나라도 국민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도록 축산업계 홍보 방법에 대한 ‘튜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김연화 회장도 축산업계의 ESG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소비자에게 그 성과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제공을 당부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각계 전문가들도 입장을 같이했다. 농협 축산경제 박철진 상무는 탄소중립과 더불어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축산업계의 고민과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면서 범 축산업계 차원에서 그 성과를 알리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은 ‘축산인의 날’ 제정과 자조금연합 부활을 통한 안티축산 공동 대응 방안을 제안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한국인 탄수화물 섭취비율, 세계 권고기준 초과 ‘위험 수준’ 채식 유행이 더 부채질…영양소 불균형 초래 밥심?…탄수화물에 중독된 한국인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보여주듯 밥, 즉 탄수화물은 오랜 기간 한국인의 주요 에너지 급원이었다. 최근 쌀 소비가 많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탄수화물은 한국인 에너지 소비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었다(2022년 기준 58.1%). 더구나 쌀 소비가 줄었을 뿐 한국인의 탄수화물 사랑은 여전하다. 밥 대신 빵을 먹는다거나, 우유 대신 곡물 음료를 마시며 오히려 다양한 형태로 나온 탄수화물 대체품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이유로 10대 청소년들의 약 30%는 당류 섭취량이 WHO 권고기준치를 초과하기도 했다(2021년 기준). 또한 나이가 들수록 탄수화물 섭취량이 증가하는 것도 여전한 추세이다. 국민영양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기를 제외하고는 50~64세, 그리고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탄수화물 섭취량이 가장 높았다. 50대 이후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이 줄어드는 나이대임을 생각하면 섭취 영양소 중 탄수화물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은 큰 문제이다. 비건 유행이 악화시키는 탄수화물 중독 3대 영양소를 기준 삼아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단백질, 지방 섭취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기에 따라 대동소이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미국 국립아카데미 의학연구소 등에서 권고한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45~65% 사이이다. 이 수치는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45%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65%를 초과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60%에 가까운 한국인의 탄수화물 섭취는 사실상 위험 수준에 육박한 정도이기는 하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 국가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약 40~50% 정도이다. 심지어 최근 몇 년 사이 불어닥친 채식 유행은 이런 위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우려스럽다. 채식은 영양소 균형 측면에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채식은 동물성 식품 대신 식물성 식품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만큼 1일 권장 영양 섭취량을 채우고 허기짐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많은 양의 곡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이 때 많은 이들이 포만감을 채우려 빵, 떡과 같은 탄수화물을 더 섭취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그렇지 않아도 높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을 위험 수준까지 넘겨 버릴 수 있다. 영양소 불균형은 결국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둘째, 채식을 한다고 생야채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 채식을 통해 1일 권장 영양 섭취량을 채우려면 결국 많은 양의 채소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식물은 동물과 달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방어 물질들을 생성하고는 하는데 이런 물질들에 약하게나마 독성이 있어 많이 섭취할 경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능한 야채를 익혀서 먹거나 권장량 이상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건’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많은 식품들이 사실은 인스턴트 가공식품의 또 따른 이름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콩고기, 함박스테이크 같은 제품들은 건강식이 아니다. 가공 과정에서 여러 화학물질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주의를 요하는 인스턴트 가공식품이므로 비건 제품을 건강에 좋다고 선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똑똑하게 영양소 섭취하자 탄수화물은 3대 영양소 중 하나로 지정된 만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앞서 강조했듯 한국인이 다른 영양소과 비교해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고, 채식과 같은 유행들이 한국인의 영양소 불균형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수화물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은 구분해서 먹기를 권장한다. 탄수화물의 등급을 나누는 대표적인 기준으로는 GI(Glycemic Index) 지수가 있다. GI값은 특정 식품을 섭취했을 때 혈당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쉽게 말해 어떤 식품을 먹고 혈당이나 인슐린이 갑자기 치솟으면 GI값이 높은 것이고, 반대라면 GI값이 낮은 것이다. 당연하지만 GI값이 낮을수록 천천히 소화되어 혈당, 인슐린 변화에 영향이 적고 심근경색 위험이 낮다. 일반적으로 GI값이 55 이하라면 안전, 55~69 사이는 보통, 70 이상이라면 높다고 여겨진다. 가공 정도가 높은 음식일수록 GI값이 높다. 치즈, 생선, 통밀 등이 GI값이 낮고, 과일류는 보통, 빵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높은 GI값을 지닌다. 따라서 1일 탄수화물 섭취량이 동일하다 할지라도 어떤 GI값을 가진 탄수화물을 섭취했냐가 중요한 것이다. 같은 비중이라도 GI값이 높은 탄수화물만으로 권장 섭취량을 채우고 있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뭐든지 넘치면 모자란 만 못한 것이다. 건강을 지키고자 한다면 영양소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똑똑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회장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14년 설립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어느덧 10년차를 맞이했다. 본 연구회는 ‘안전하고 건강한 축산물 바로 알리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하였으며 그 지향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꾸준하게 학술연구와 토론활동을 이어가며 축산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필자가 정년퇴임 전에 연구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전개되는 안티축산 운동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의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는 소비자들의 축산물에 대한 불신만을 더 심화시키고 있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14년 2월, EBS에서 나온 한 방송이었다. 우유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소견만을 모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였는데 그걸 시청하면서 그간 축산인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대응했는지를 절실하게 느꼈다. 안티축산 운동이 이미 거세게 행해지고 있었는데, 우리 축산업에선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방송은 필자로 하여금 생각에만 머물러 있던 계획을 실행하게 하는 불씨가 되었다. 연구회 결성해 심포지엄 전개 ‘축산에 대한 바르고 과학적’인 정보 공유 2014년 7월,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설립과 함께 가장 먼저 시행한 일은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를 구성원으로 삼아 연구회를 결성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는 필자가 연구회를 통해 심도 있는 학술연구와 토론활동을 해야겠다고 계획하면서 세운 활동 중 하나였다. 학술행사를 조직하면서 특별히 유의했던 점은 다양한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안티축산 운동에 대한 대응을 강구하는 일이니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보다, 오히려 안티축산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4년 7월 18일 개최한 ‘제1차 심포지엄’에 한국채식영양연구소 소장을 초청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였다. 축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을 무조건 반박하기보다는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와 근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잘못된 부분은 교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초창기의 심포지엄에는 축산인 모임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전문가들이 초청되었다. 연구회 설립 이듬해 열린 제3차 심포지엄에는 동물복지운동의 대표로 정진경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상임이사, 채식인 대표로 이의철 베지닥터 사무국장을 초청했다. 공정한 토론을 위해 축산관계자 대표로 농림축산식품부 이천일 축산국장, 농협·생산자 대표로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박인희 단장을 비롯해 의사 대표로 정지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모셨다. 다른 한편으로 축산물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영양학적 측면을 과학적으로 정리하고자 실제적으로 환자들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조직하였다. 2017년부터 ‘우리 축산물과 함께 건강해지는 저탄고지라이프’라는 슬로건으로 매년 2회씩 비만, 아토피, 뇌질환 등 건강을 둘러싼 여러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 공동 심포지엄을 이끈 주인공들은 의사들이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내용만을 다루는 전문가들의 소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추측성 주장이 아닌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입증된 정보가 잘 정리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렇듯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는 초창기부터 꾸준하게 진행해 온 일련의 심포지엄들을 통해 축산업 또는 축산물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평하게 수렴하여 축적하고 또한 과학적 내용을 기반으로 건강을 위한 토론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해진 활동이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와 전국 순회강연 소비자들과 소통 노력…왜곡 정보 알려 심포지엄을 통해 축산업에 대한 ‘과학적’ 논거를 정리할 수 있었다면, 이제 이렇게 정리된 좋은 정보들을 소비자들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와 협력하여 전국 순회교육을 기획했다. 축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축산업이 오랜 기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축산물을 믿고 소비해 준 국민들의 신뢰 덕분이었다. 그러나 축산인들은 축산물 생산에만 집중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안티축산 운동은 그 공백을 틈타 검증되지 않은 각종 왜곡된 정보들을 배포하며 소비자들이 축산업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축산물 유해론을 방관하고, 건설적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등을 돌리게 한 책임을 절감했기에 전국을 순회하며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와 함께 진행한 ‘축산바로알리기 전국 순회교육’은 2019년 4월부터 매년 약 5~10회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필자를 포함해 여러 전문가들이 전국을 다니며 동물성 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축산업에 대한 왜곡된 정보 대신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꾸준하게 이어온 전국 순회교육 활동은 축산업의 영양학적 측면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주제 또한 축산업과 영양, 식단, 건강, 환경, 대체축산물 등 소비자들이 관심 있어 하거나, 그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다양하게 선택했다. 그리고 일방적인 강연에서만 끝내지 않고 쌍방향 소통 형식의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노력했다. 많은 소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하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언론 기고·축산바로알리기 소식지 활용 최신 뉴스 파악…축산 위기 발빠른 대응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는 매달 첫째, 셋째 수요일에 모든 회원들에게 소식지를 발송한다. 연구회가 설립된 이후 10년 동안 빠지지 않고 지속해 온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매달 2회씩 꾸준히 소식지를 발행하는 이유는 축산업과 관련해서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지 않고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식지는 단순하게 최신 동향만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지는 않았다. 축산업과 관련된 최신 동향과 함께 축산인들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는 문제들을 화두에 올리고자 했다. 축산업과 환경, 축산업과 식량안보 같은 사안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축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주제이지만 상대적으로 언론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소식지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언론에 기고문을 작성하는 일 또한 연구회에서 중시하는 업무이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만들어질 당시 축산업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해서 혼란스러운 시기였음을 상기하면 언론을 통해 올바른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는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기고문을 통해 축산업이 처한 현실을 인지하길 바라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필자는 매년 정기적으로 ‘축산신문’에 시리즈 원고를 기획해 작성했다.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에서는 오랜 기간 동물생명공학을 연구하고 고민해 온 축산인으로서의 경험을 담고자 했고, ‘최윤재의 팩트체크’에서는 축산업을 둘러싼 각종 오해들을 과학적 근거로 검토해 바로잡고자 했다. 지금 연재 중인 ‘최윤재의 K-축산, 국민 속으로’는 오늘날 현대 축산업과 관련된 각종 중요한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어 축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또 다른 한편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많이 공을 들인 주제는 배양육이었다. 필자는 배양육이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때부터 그 위험성을 인지해 공론화하려 했다.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이런 문제들이 밀실행정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세포배양 기술로 만들어진 제조품들이 축산물로 포장돼 시장에 나올 준비를 마쳐가고 있는데 우리 축산인들이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이렇게 10년 동안 축적된 기고문들은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매년 말 1년 동안 작성된 글을 모아 자료집 형태로 제작해서 심포지엄 같은 행사를 통해 대중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작성한 배양육 관련 주제들은 중요해서 별도로 모아 자료집을 발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10년, 그러나 아직도 해결 필요한 많은 문제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걸어온 10년은 좁게는 축산인들과, 넓게는 국민 모두와 함께 소통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다. 당장은 축산업에 씌워진 오해를 바로잡고, 축산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으며, 때로는 축산업의 견실한 발전을 위해 축산인들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축산업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이제 필자는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 동안 해야 할 막중한 임무들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연구회 설립 당시 목표한 임무들에 대한 성과도 분명 있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과제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일례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설립 당시 함께 추진한 ‘오메가 지방산 균형 연구회’, ‘남북한 축산진흥 연구소’ 사업의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려 소홀하게 다루어졌다. 특히 오메가 지방산 균형을 맞춘 축산물을 생산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 작업은 우리 축산업을 위해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에서도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SNS, 유튜브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전통적 소통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소위 대체식품 시장이 성장하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축산업에 대한 각종 오해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축산인들은 여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라도 관련 전문가들에게 적극 도움을 요청하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홍보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그리고 후대를 위해 친환경 축산업을 이루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장은 모두가 괴롭고 힘들지만 작은 실천에서부터 하나씩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가 행복하고 착한 축산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실천에 우리 연구회가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걸어온 10년은 길다면 길었지만, 축산업의 긴 미래 속에서 보자면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이 여정에 많은 관계자, 전문가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지면을 빌어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동시에 다시 앞으로 10년,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해야 할 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계속 많은 관심과 조언을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우유와 유사한 질감·맛 내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 추가 진짜를 흉내 내려다가 오히려 건강에 ‘유해’ 그야말로 가짜우유 전성시대이다. 우유가 아니면서 우유 흉내를 내는 음료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그 대표주자는 식물성 음료이다. 두유로 많이 알려진 식물성 음료는 콩, 귀리, 아몬드와 같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료를 의미한다. 현재 대부분의 식품 기업들이 앞다투어 식물성 음료 시장에 뛰어들며 식물성 음료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콩, 아몬드, 쌀, 귀리, 코코넛 등 재료도 다양하고,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 유업계는 2025년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대체우유 시장 점유율에서 두유가 차지하는 비율이 88.3%로 여전히 지배적이었지만, 두유를 제외한 기타대체우유가 증가하는 속도가 전년도 대비 59.2%, 2016년 대비 약 826.5% 증가했으니 그 성장 속도가 무섭다. 세포배양 음료 또한 가짜우유의 한 종류이다. 세포배양 음료는 배양육과 유사하게 세포배양, 미생물 발효 기술을 활용해 우유에 포함된 단백질이나 지방을 생산해 우유와 유사한 맛이 나도록 가공한 식품이다. 세포배양 우유는 아직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시장이 개방될 경우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국가에 위치한 회사들이 투자를 받아 우유, 치즈 등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미생물 발효 기술로 만든 아이스크림, 크림치즈, 우유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었고, 한국 또한 식약처가 해당 기술의 식품 상용화를 허가한 바 조만간 국내 시장에서도 볼 날이 머지 않았다. 우유 모방한 음료, 현실은 첨가물 덩어리 가짜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건강에 좋다는 이유를 꼽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비건’이라는 이름에 현혹되기도 하거니와, 유당 불내증이나 고콜레스테롤 등을 겪는 환자들에게 식물성 음료가 권고되는 만큼 마치 그런 음료들이 건강할 것으로 믿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반대이다. 가짜 우유들은 진짜 우유와 유사한 질감과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들을 추가한다. 우유 맛을 내기 위한 감미료, 점도 있는 질감을 흉내내려 넣는 증점제, 긴 시간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안정제 등이 대표적인 첨가제 종류들이다. 두유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두유는 콩 특유의 비린맛을 잡고 콩의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 향료 등이 첨가되고, 우유와 같은 크리미한 식감을 내기 위해 증점제(카라기난 등)를 사용한다. 또한 침전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유화제를 넣고,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필요한 보존제가 들어간다. 사실 두유는 정확하게는 콩물 또는 콩즙이라는 용어로 불러야 한다. 소의 젖을 의미하는 우유(牛乳)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乳)’라는 글자를 붙임으로써 사람들은 두유를 마시며 마치 우유를 대신한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식물성 음료의 현실은 각종 첨가물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우유와 유사하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귀리 우유와 같이 단백질이나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료의 경우 많이 마실 경우 탄수화물 하루 권장량을 쉽게 초과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우유에 부족한 칼슘 추가? 오히려 건강 악화 우려 이런 가짜 우유들은 진짜 우유를 흉내내기 위해 여러 성분들을 추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물성 음료들은 기본적으로 우유에 많이 포함된 단백질, 칼슘, 인, 칼륨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다. 세포배양 우유 또한 배양에 성공한 특정 단백질 또는 지방 함량만 있기 때문에 여타 비타민, 미네랄은 물론 각종 생리활성 영양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영양소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이를 인위적으로 채워 넣으려 한다. 대표적으로 칼슘이 있다. 최근 시장에 나와 있는 식물성 음료를 보면 우유보다 칼슘이 얼마나 더 많이 들어있는지 내용이 크게 적혀있는 포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 영양소를 추가한다고 해당 영양소가 우리 몸속에 들어와 언제나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칼슘은 다른 영양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흡수율이 결정된다. 더불어 광물질 형태로서 칼슘이 단독으로 음료에 첨가될 경우 오히려 없던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다. 무조건 많은 칼슘을 그대로 섭취할 경우 흡수율도 다르거니와 칼슘과 인의 비율의 정도에 따라 체내에서 굳어져 요석증을 일으키게 된다. 요컨대, 식물성 재료를 활용하든, 세포배양 기술을 개발하든 음료 자체도 문제지만, 이들 음료들이 우유를 따라 하려는 과정에서 다양한 첨가제를 넣거나, 과도하게 특정 영양소를 추가하며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회장 최윤재·서울대 명예교수)는 오는 11월 14일 서울 성내동에 있는 농협 서울지역본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축산업 발전방안 등을 모색한다. 이날 열리는 기념세미나는 ‘안티축산 대응 축산바로알리기 전략’을 주제로 한다. 이에 따라 최윤재 회장이 ‘세포배양 인조축산물’, 박규현 강원대 교수는 ‘탄소중립 이슈’,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이 ‘ESG 축산’ 등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이홍구 건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이연섭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 김태융 한국동물보건의료 정책연구원장, 박철진 농협축산경제 상무, 김영란 축산신문 편집국장,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 등이 참석, 국민에게 사랑받고 지속가능한 축산업 방향 등을 논의한다. 기념행사에서는 최윤재 회장이 저술한 ‘배양육, 세포배양 인조축산물의 모든 것’이라는 책자를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는 지난 10년간 소식지 발간(월 2회), 축산신문 정기연재(최윤재의 목소리, 팩트체크, K-축산 국민속으로 등), 생산자·소비자 대상 특강,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공동 축산물바로알리기 전국순회교육, 나눔축산운동본부 후원 ‘축산물과 건강’ 심포지엄, 안티축산 대응 논리개발 및 교육·홍보 등 왕성한 사업을 펼쳐왔다. 최윤재 회장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나름 신념을 갖고 축산업 존재가치를 알리고, 소비자와 신뢰를 구축하는데 힘써 왔다. 앞으로도 연구회는 축산업 발전과 지속 축산에 밑거름이 되겠다”며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우유, 남녀노소 필요한 영양소 가장 손쉽게 채울 수 있어 하루 550~600㎖ 섭취 권장…한국인 10년째 70㎖ 불과 최근 몇 년은 그야말로 우유 수난시대였다. 오랜 시간 귀한 음식으로 다루어졌던 우유가 유해성을 주장하는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주목을 받고 각종 SNS 매체를 통해 잘못된 정보들이 난무하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학교 내 우유 급식이 점차 줄어드는 한편, 각종 우유 유사품이 시장을 차지하게 됐다. 우유에 대한 각종 정보가 난무하는 가운데 진실은 무엇인가. 1. 건강 지킴이 우유, 가성비 최고 축산물 우유는 단어 그대로 소의 젖을 의미한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인류 생존에 공헌해 온 우유는 오랜 진화 과정을 거쳐 어미소가 송아지에게 전달해야 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음을 증명한 식품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우유 한 잔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매우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는 하루 칼슘 섭취량의 가장 많은 양을 우유에 의존하고 있다. 하루 550~600ml 정도의 우유 섭취가 뼈의 미네랄 함량을 증가시키고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등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1인당 평균 70ml를 섭취하는 정도이다. 특히 우유는 같은 가격대의 다른 농산물과 비교해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우선 가격이다. 최근 우유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유 한 잔의 가격은 다른 농산물과 비교해 저렴하다. 일찍이 미국식품의약국은 200ml 우유 한 잔만으로도 칼슘, 단백질, 미네랄, 필수 비타민 등의 하루 권장량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 볼 수 있다. 둘째, 우유는 여타 농산물과 비교해 부족한 영양소를 손쉽게 채울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우유는 소화가 쉽고 섭취가 쉽다는 장점 때문에 성장기나 노년층에 더 적극 권장하고 싶은 축산물이다. 별도의 요리 과정도 필요하지 않아 남녀노소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서건 필요한 영양소를 쉽게 섭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2. 염증이 걱정? 일반인은 문제 없어 우유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비판론자들은 우유가 야기하는 알레르기, 염증 반응의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특히 비건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유에 민감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우유를 쉽게 비판한다. 또한 그들은 일부 의사들이 염증 환자에게 우유를 권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빌미로 우유의 유해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우유나 유제품의 일부 성분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우유 내 단백질 성분인 α-LA, β-LG 등은 알레르기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유는 민감한 극소수의 염증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을 뿐, 대부분의 일반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이들 염증 환자가 대부분의 일상식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환자식을 기준으로 우유를 매도하는 것은 근거가 없는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한편 우유를 마셔 알레르기 반응이나 소화불량이 생기는 일부 일반인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도 여럿 있다. 당장 손쉽게는 발효유, 유당 제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 알레르기원을 저감시킨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기도 하다. 또한 우유를 씹어 마시거나,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몸을 적응시키는 방법도 추천한다. 태아의 면역체계가 발달하는 임신 초기에 산모가 섭취한 우유가 자녀의 알레르기를 비롯해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 나이 들수록 더 필요한 우유 오늘날 시장에서 우리가 만나는 우유는 소로부터 얻은 생유를 살균 처리하거나 유당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나온 제품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생산된 거의 모든 우유는 1등급으로 우수한 품질이라 자부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소비층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능성 우유들도 많이 있다. 여러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우유 섭취량이 매우 저조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낙농진흥회가 매년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거의 10년째 25kg 전후, 1일 대략 70ml 정도로 제자리 걸음이며, 심지어 2023년에는 최근 1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발효유나 치즈의 소비량이 더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우유를 마시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고령일수록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고품질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끼니 때 우유를 챙겨 마시거나, 간식으로 우유를 섭취하는 식습관을 들일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부분 어릴 때 우유를 조금 마시다 청소년기를 지나며 점차 우유 섭취량이 줄어들어 정작 필요한 시기에 우유를 멀리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축산 관계자나 낙농협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우유를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접하며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탄소중립 실천, 소규모 농가 비용 부담 걸림돌 해소 강소농 중심 구조 재편…지속적 교육도 필수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작 그 중심에 있는 농민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진정으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매년 제시되는 정부의 목표가 잘 수행되고 있는지, 농민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탄소중립·값싼 고기 생산…농가의 딜레마 최근 몇 년 축산업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제시된 방안은 일관적이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분뇨 처리와 메탄 저감이 탄소중립의 핵심인 만큼 분뇨처리를 위해 퇴·액비/바이오에너지 공동자원화시설을 설치하고, 메탄을 저감할 수 있는 사료를 개발하는 사업 등이 주로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부의 다양한 정책들은 농가에게 여러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우선 비용 문제를 빼 놓을 수 없다. 모든 정책이 설비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만큼 일부 부담은 농가에게 전가된다. 실제 농민들이 새로운 기술 수용을 하지 않는 설문을 살펴보면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30~50%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논문의 한 설문조사에서 농민들이 퇴·액비/바이오에너지 공동자원화 시설을 사용할 경우 처리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각각 37.3%, 37.9%씩 나왔고, 메탄저감 사료는 사료비 상승이 걱정스럽다는 응답이 52.9%로 나왔다. 그렇다면 농가의 이런 비용 부담이 보상으로 돌아오는가? 막상 현실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 많은 농가들은 축사 냄새를 해결하고자 정부 지침에 따랐지만 빚만 떠안고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냄새 저감 시설과 냄새 포집 장치 등을 설치했지만 정작 효과가 없거나, 수치가 잘 측정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국내 축산인들은 물가를 잡겠다고 정부가 할당관세 또는 무관세로 각종 수입 축산물을 무분별하게 들여오는 상황 속에서 더 저렴한 축산물을 생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요컨대 탄소중립 해야 한다며 각종 투자를 요구받고, 축산물은 더 저렴하게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모순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소규모 농가들, 강소농으로 발전 필요 국내 축산업이 소농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 또한 비용 문제를 쉬이 다룰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생산비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시장에서 도태되기 쉽다. 반면 이미 기업화된 축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그들은 사육에서 유통까지 축산업의 전 과정을 소규모 농가에 비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많은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농은 그렇지 못하다. 이미 많은 축산 농가들이 소득 다각화를 위해 다른 농사를 짓거나 퇴비를 만들어 파는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투자를 강요할 경우 농민들이 축산업을 유지할 동력만 잃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단 일정 기간 동안이라도 가능한 소농들에게 정부 지원이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강소농 중심으로 축산업이 재편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농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서, 정부 자원이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농들이 연합해 강소농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가령 한우의 경우 40마리 이하의 소농에서 수 백 마리까지 확장된 강소농이 될 수 있다면 설비 투자에 대한 농가 부담이 줄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갖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교육 프로그램 필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이다. 위 설문조사에서 많은 농민들은 그들이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로 비용 다음으로 새로운 기술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 상술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의 38.5%는 양질의 조사료가 무엇인지, 17.6%는 메탄저감 사료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변했다. 오늘날 축산업이 점차 스마트 농법과 같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해지리라 예상해볼 수 있다. 모른다는 응답은 이들이 왜 공동자원화 시설이 비싸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용하기 꺼려하는지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농민 입장에서는 자원 활용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천이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가령, 소비자들이 친환경 축산물을 선호한다거나, 친환경 축산 인증을 받을 때 미래에 외국 축산물과 경쟁 가능해질 것이라는 시장 상황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탄소중립에 대한 방안을 둘러싸고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는 현실도 농민들이 어떤 기술을 수용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령 정부는 사육 두수를 늘려가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모순적인 주장을 한다. 또한 사육 두수와 토양 양분 총량제 문제를 둘러싸고는 농식품부와 농어업위의 주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와 축산업 관계자들은 농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정부를 믿고 탄소중립 실천을 시도할 수 있도록 일관된 목소리를 내면서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때에만 축산업의 탄소중립이 가능해질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축산업 생산•유통 모든 단계 환경 관련 폭 넓은 접근 온실가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 논의 필요 기후위기가 점차 고조되는 현실에서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각종 탄소중립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16년 체결된 파리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을 기준 삼아 각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했고 이를 이루기 위한 여러 정책을 수립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오늘날 환경정책을 지나치게 온실가스 중심으로만 편성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제외한 다른 환경 문제들이 소홀하게 다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축산업을 예로 들면 현재 축산업의 환경정책은 대부분 축분을 잘 처리하고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기술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축산분야 2030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성장 전략」,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1월 발표 참조). 이는 축산업의 탄소중립 기준이 분뇨처리와 장내발효 문제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RE100을 중심으로, 자원 낭비 최소화하기 축산업의 생산에서 유통까지의 전(全) 과정을 살펴보면 비록 탄소중립의 대상은 아니지만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진정으로 이루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축산업이 다양한 환경 자원해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탄소중립만 해결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RE100은 2050년까지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대체하겠다는 목표이다. 아직 많은 논의가 되고 있지 않지만 RE100은 축산업계에서 활용하기 매우 좋은 실행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축산업 생산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부산물들은 재생에너지를 만드는데 유용한 자원들이다. 축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바이오플랜트가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농촌 마을의 유휴부지에 태양광 패널이나 마을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다. 이런 시설을 통해 생산된 전기는 해당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도 있고,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한편, 신재생 에너지를 새로 만드는 작업만큼이나 불필요한 에너지를 덜 사용하도록 축산업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가령 생산-유통 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을 점검할 수 있다. 작게는 유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과대포장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또는 도축장을 주요 지역별로 두는 사업도 가능하다. 현재는 가축 사육지에서 도축장까지의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서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농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축산물 생산 전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이 그냥 버려지지 않고 자원화 되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와 관계자들은 각 가축 부산물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학계 또는 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도를 계속 모색해가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에만 얽매이기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현실에 맞는 다양한 상생의 방도를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캠페인 통한 국민 공감대 형성을 상술했듯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 축산업을 이루려면 부산물을 재활용(upcycling)하여 자원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외국에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가령 유럽은 일찍이 음식물 배출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해왔다. 2015년 기준 유럽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EU 국가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양이 전체 음식물 생산량의 약 20%(8천800만 톤)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시발점이 되었다. 정부, 생산자를 비롯해 대형 유통업체, 식료품점, 가정 내에서 과한 포장을 줄이고, 외관상 판매 가치가 떨어지는 농식품 소비를 촉진하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도록 장려하고, 식품 사용기간 표시제를 개선했다. 영국의 폐기물·자원행동프로그램(WRAP)은 “지금 재활용하라(Recycle Now)”, “음식을 사랑하고 쓰레기를 싫어하라(Love Food, Hate Waste)”와 같은 슬로건을 제작해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에서 자주 소비되는 상품의 낭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 UN Environment Programme)가 전 세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으로 주장한 ‘생각하고 먹고 줄이자(Think, Eat, Save)’라는 슬로건도 유명하다. 이러한 캠페인은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환경보호국(EPA) 주도로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온 ‘식품 복구 체계 챌린지(Food Recovery Hierarchy Challenge)’는 이를 증명했다. 그들은 식품 낭비를 위한 우선순위를 다이어그램으로 만들어 제공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550만 톤 이상의 식품 폐기물을 감축했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 약 450만 톤을 줄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캠페인 작업을 위해 축산업에서 해결이 필요한 다양한 환경문제를 함께 정리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실천들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한 뒤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캠페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소통이 가능하다면 많은 이들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도움을 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ESG 경영, 미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척도 ‘모두에 이익되는 가치 창출’…공감대 확산돼야 최근 몇 년 국내외에서 ESG백래시(backlach, 반발 또는 역풍)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할 정도로 반(反)ESG 정서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ESG를 거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정치적 논란이 발생했고, 이런 이유로 관련 투자 역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역시 재계를 중심으로 ESG 정책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축산업은 ESG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아직은 E만 있는 농축산업 분야의 ESG 탄소중립과 함께 매체에 많이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인 ‘ESG’는 환경(E, Environmental), 사회(S, Social), 지배구조(G, 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유엔에서 발의된 ESG는 기존에 재무재표라는 경제적 가치에만 의존해 기업의 투자 가치를 평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지표인 ESG에 주목해야 할 필요를 강조한 개념이다. 요컨대 미래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그 기업이 ESG 경영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본 것이다. 농축산업 분야에서 대표적인 ESG 경영으로 꼽히는 사례로는 2014년 뉴욕 산림선언에서 2020년까지 산림벌채를 금지한 조항을 들 수 있다. 금융 기관은 농축산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열대 지역에서 산림벌채를 하지 않는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동물복지 문제 또한 ESG 농축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이다. 이를 위해 유럽 각국에서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생산자에게 프리미엄 가격을 인정하는 다양한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 축산업에 도입중인 여러 기술들은 주로 E 영역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도축·가공 시설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려는 고전력 설비 구축 사업이나 축사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메탄 저감 사료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축산업에 S와 G가 중요한 이유 그러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사회적 영역(S)과 지배구조(G) 또한 환경(E) 못지 않게 중요하다. 특히 농촌소멸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산업과 공생하는 미래를 그려야 하는 축산업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S와 G를 개선함으로써 주변 사회 주민 모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S와 G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단체로 ‘나눔축산운동본부’를 들 수 있다. 2012년 ‘지속가능한 선진축산 구현’을 목표로 1) 1% 기부 나눔 활동 2) 소외계층 봉사·후원 활동 3) 경종농가 상생협력 활동 4) 지역사회 환경개선 활동 5) 소비자 상호 이해 증진 활동을 위하여 설립된 나눔축산운동본부는 기부·후원 활동에서 나아가 지역 사회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축사 냄새를 줄이고 주변 환경을 정화시키는 ‘깨끗한 축산농장, 울타리 조성사업’, ‘깨끗한 우리 마을 만들기 캠페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축사 주변 마을의 환경을 개선시키는 이런 사업들은 사람들이 축사에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시키고 농가와 주민 모두가 상생하는 길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비육종 또한 ESG 경영에 노력하는 회사 중 하나이다. 이들도 환경 측면에서 ‘깨끗한 축산농장’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사회단체에 후원을 이어감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더불어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직원들의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고, 직원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직원들의 건강과 자녀 교육 등 사내 구성원의 삶을 개선하는 직원을 배려한 기업 경영 노력도 함께 수행 중이다. 이처럼 S와 G 경영은 축산업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상생하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ESG 경영 잘할수록 기업성과 높아 ESG 경영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실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규모 농가 비중이 많은 한국 축산업의 특징은 ESG 경영을 규모있게 진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기업의 입장에서 수익이 바로 나지 않는다는 이유 또한 ESG 경영을 가능한 기피하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일수록 기업의 성과 또한 좋게 나온다는 상관관계를 증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농림업 시장을 분석한 한 연구는 농림업에서 ESG 경영, 그 중에서도 S와 G 성과가 기업의 성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들은 ESG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는 현실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ESG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런 연구들은 ESG 경영이 정부, 시장, 기업 경영진이 모두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도 주장하기도 한다. ESG 경영이 보편화된 문화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ESG 실천이 결국 기업 또는 농가에 이익이 되리라는 믿음을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관련 연구 자료들을 정리·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수집된 의견들을 정책적으로 제안할 수도 있다. 축산업 관계자들은 ESG 경영이 축산업 발전에 장기적으로 이로울 것이라는 실증적 수치 자료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SG 경영이 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믿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을 중심으로 법으로 명시하고, 성과는 공개하고 2020년 일본 농수산성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을 발표했다.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에서는 농림수산업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화학농약 사용을 50% 저감, 화학비료 사용을 30% 저감, 경지면적에서는 유기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을 25%까지 확대하고, 수산업 양식에서는 인공종묘 비율을 100% 실현, 임업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묘목을 90% 이상 도입하겠다는 계획들이다. 이외에도 식품손실을 절반으로 줄이고, 장기 보존과 장기 수송에 적합한 포장 자재들을 개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식품의 유통·가공업까지 포괄하고 있다. 탄소중립·친환경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들은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세웠다. 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마다 2050년을 목표 지점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 로드맵을 발표해 왔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년 저탄소 농업구조로 전환하려는 계획과 경종, 축산, 유통, 소비 각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방안들과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이런 계획들을 법제화 시켰다는 점이다.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은 이듬해 ‘환경과 조화를 이룬 식량 시스템의 확립을 위한 환경부하 저감 사업 활동의 촉진 등에 관한 법률’로 제정되어 같은 해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법제화를 통해 각 목표별로 구체적인 실천 내용들이 명문화되고, 관련 홍보활동이 개진되었으며, 정책 수행에 필요한 각종 예산안이 수립되었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각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과 성과를 차곡차곡 정리해서 공개하고 있다.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산안, 실적보고, 홍보 팜플렛, 기술 설명서 등도 자세히 공개되고 있다. 관심있는 대중들은 물론 현장에서 작업하는 담당자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 정리해 둔 것이다.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추진하여 실행하는 작업이다. 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사업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또한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수 있도록 지난해 목표가 어떤 결과를 냈었는지도 공개하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계획은 충분히 세워져 있다고 본다. 일본 축산 분야의 탄소중립 프로젝트 축산업 분야에 한정하여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소의 사육 방식에 적용한 여러 시도들을 볼 수 있었다. 축산업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무엇보다 소 사육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축산업은 소의 메탄 발생량이 많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에 시달려오기도 했다. 따라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대외적으로도 축산업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소를 지금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사육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본도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키시마 농장의 ‘제로 카본 비프(Zero Carbon Beef)’ 사례는 소 사육에서 활용한 다양한 탄소중립 노력들을 보여준다. 단기적 성과로는 소화흡수성이 높은 사료를 급여하여 메탄 발생량을 줄인다든가, 목장 간 장거리 수송을 줄여서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는 방안들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태어난 곳에서 출하할 때까지 키우는’ 사육 방식은 기존에 목초가 풍부하고 방목이 용이한 홋카이도에서 낳은 송아지를 유통 중심지인 수도권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송아지가 힘들어하고 장거리 운송으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한편 장기적 측면에서는 소 종축 개량 연구를 통해 비육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축산업에서 소들은 등급을 높이는데 필요한 지방 생성을 위해 옥수수 같은 농후 사료를 많이 섭취하며 키워지고 있는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메탄가스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등급 제도는 바꾸지 않으면서 사육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품종으로 개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시키시마 농장의 경우 과거 30개월에 출하하던 소를 2023년 4월 기준 26.8개월까지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해외 사례의 장점 흡수하기 일본은 우리와 기후환경 조건이 비슷하고 작은 면적에 밀집 사육하는 방식이 국내 축산업과 유사하다. 일본의 모든 사례를 다 우리가 적용할 필요는 없고 우리와 유사한 여러 조건들이 있으니 그들이 오랜 기간 시도한 노력들을 우리가 탄소중립을 고민할 때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일본에서 그들의 토종 품종인 흑모와규를 중심으로 비육 기간 단축을 위해 육종, 번식, 사양 관리가 종합적으로 진행되는 연구들을 우리도 참고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사료를 수입에 많이 의존하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산화로 진행 중인 연구도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탄소중립은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니만큼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일본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반면교사로 삼아 조심하고, 반대로 좋은 사례는 우리가 참고하여 시행착오로 생기는 손실을 줄이게 되길 바란다. 참고자료 • ‘녹색식량 시스템 전략(일본어)’ 홈페이지 • 강영기(2023), “일본 녹색식량시스템법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최신외국법제정보』 축산신문, CHUKSANNEWS
최윤재 ‘축바연’ 회장 초청 업계 이슈 논의도 천하제일사료(대표이사 권천년)가 농장의 생산성 향상 의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천하제일사료는 최근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사진>을 갖고, 상반기 업무 추진 점검과 하반기 경영 전략을 모색하면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을 거듭 다짐했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서는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회장인 최윤재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빙, 업계 이슈에 대한 토론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천년 대표이사는 “천하제일사료는 남은 하반기에도 고객 가치 창조 활동에 앞장서고, 전문적인 판매조직 관리 및 운영을 통해 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가장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늘 함께 하고픈 회사’의 정체성을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논의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천하제일사료는 2024년 하반기에도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최고의 생산성을 선물할 예정이며, 이와 더불어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 창조에 앞장서서 시장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심근수 기자] ‘축산물 바로 알리기’ 소비자 교육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는 지난 11일 영주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주축협 대회의실에서 국내 축산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축산물 바로 알리기’ 교육<사진>을 나눔축산운동본부의 후원으로 진행했다. 이날 교육은 모두 2개 강좌로 진행됐다. 첫 번째 강의를 한 서울대학교 최윤재 명예교수는 저탄고지 식단을 중심으로 한 ‘축산물과 건강’을 주제로 고품질의 지방이 함유된 식품 섭취를 통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자는 내용의 저탄고지 식단과 건강 및 질병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 강의했으며, 두 번째 강의는 강원대학교 박규현 교수가 ‘축산과 환경’을 주제로 축산업과 기후 위기와의 상관관계와 자원순환 측면에서의 축산, 소비자 역할 등의 내용으로 지속가능한 축산업 환경에 어떻게 순환형 구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강의했다. 교육에 참석한 소비자들은 “이번 강의를 통해 축산물이 사람에게 단백질 영양분뿐만 아니라 부족하면 식량안보 문제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소가 메탄가스를 발생하게 하는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원순환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에 이바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축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교육을 주관한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관계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축산물 바로알리기 교육을 통해 국내 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축산물과 축산업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달해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국내산 축산물의 소비촉진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비자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축산업 분야의 탄소중립은 이제 시작 국민 모두와 함께하는 실천이 필요 지난 2023년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달성과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의 청사진은 탄소중립·녹색성장과 관련해 최초로 수립된 최상위 법정 계획(23-42)으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감축 목표가 설정돼 있었다. 우선 설정된 2030년 목표는 2018년 대비 전체 배출량 40% 감축(436.6 백만톤CO2e), 농축수산업은 27.1% 감축(18.0 백만톤CO2e)하는 것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축산업은 저탄소농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구체적으로 스마트팜, 저메탄사료와 같은 방안들이 검토되었다. 기존 농림축산식품부에 있던 농촌재생에너지팀 또한 ‘농촌탄소중립정책과’로 이름을 변경하며 탄소중립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목표 발표가 무색하게 2023년 12월 29일 환경부에서 발표한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1990-2021)’에서 축산업 장내발효 항목이 2020년과 비교해 2021년에 3.5% 증가해 농업 분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그 원인으로 늘어난 사육두수가 지목되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 축산업 사육 규모가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24년 1월 3일 발표된 ‘축산분야 2030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성장전략’은 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계속 증가할 테고, 가축 사육두수 또한 2050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요컨대 또 탄소중립인가?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는 진정한 탄소중립은 시작도 안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령 탄소중립 정책을 일부 시행했다 할지라도 아직 너무나 부족하고, 육류 소비와 사육두수가 계속 증가한다는 전망치는 축산업 탄소중립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축산업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이 어려운 이유 사실 축산업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선 시설 설치 비용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축산업 탄소중립의 핵심은 분뇨 처리인데, 이를 처리하는 축산분뇨 자원화 시설은 많은 비용이 든다. 이런 이유로 군 단위와 같인 큰 지역 범위에 하나 정도 설치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각 농가에서 해당 시설까지 가기 위해 추가적으로 노동과 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시설이 커질수록 탄소 배출 또한 증가하는 딜레마를 안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축산분뇨 자원화 시설을 소규모로 여러 곳에 단지별로 설치하는 것이다. 작은 용량의 처리 시설을 분산해 설치할 수 있다면 농민들의 부담도 줄고, 분뇨와 같은 물질을 운반할 때 생기는 여러 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시설을 여러 곳에 많이 설치하는 것도 낭비이다. 약 100톤 정도의 처리 규모가 돼야 효율적일 수 있다. 이는 결국 관계 부처가 축산분야 전문가와 함께 장기적 안목을 갖고 농가 현황을 조사하고 지역별로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할 문제이다. 축산업 탄소중립을 실천할 때 부딪치는 또 다른 어려운 점은 관련 설비를 혐오시설이라 기피하는 주민들의 반대이다. 이미 앞서 수차례 축산분뇨자원화시설,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설치되려는 시도가 무산된 사례들이 있다.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 등이 동네에 들어온다는 사실에 방점이 찍혀 주민들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결국 수차례 계획이 무산되었다. 요컨대 시설의 설치 비용도 문제이지만, 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농가와 주민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계획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민과의 소통, 대국민 캠페인의 필요성 축산업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관계자들의 지원 뿐 아니라, 농가 주변 주민, 국민들의 도움 또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성공적으로 주민 협업을 이끌어낸 해외 사례도 적극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수도인 동경 시내 근처에 도축장이 있다. 이는 도축과 소비 시장 간 거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혐오시설이라 기피하며 멀리두면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면 한국의 경우 사육, 도축, 공판장이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것도 탄소중립 문제에서 고려할 부분이다. 현재는 충청도에서 가축사육을 하고 강원도에 있는 도축장으로 옮기는 식이다. 작은 지역 단위로 축산 관련 시설을 나눌 수 있다면 불필요하게 드는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질병관리는 물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바가 크리라 기대된다. 또한 독일의 경우 바이오에너지 자립 마을을 여러 군데 구축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한 예로 베를린 근처에 있는 슐뢰벤(Schlben)이라는 작은 마을은 근처의 축산 분뇨, 목초, 옥수수 등의 농축산 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함으로써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초과 생산된 에너지를 통해 마을 공동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독일이 성공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시설을 마을마다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마을 협동조합이 주체가 되어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는 이들 시설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수 있도록 냄새 처리 기술과 에너지 이동 인프라 구축에 특히 신경을 썼다. 모두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작업들이지만 장기적으로 해당 시설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들일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K-푸드 역대 최고 수출 달성 불구 축산물은 수입 비중 높아 축산업계-식품기업과 손잡고 국가별 맞춤전략 펼쳐야 해외에서 인기 얻고 있는 K-푸드 : 스토리텔링 있는 식품들 최근 해외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K-푸드에 대한 뉴스가 종종 들려온다. 냉동김밥이 미국에서 품절 상태를 빚고, 불닭볶음면이 동남아 시장에서 매출 호조를 보인다고 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12월 23일 기준)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한 90억1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한화 약 11조7천7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화제가 되었다. 업계에서는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로 각종 식품들이 K-콘텐츠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SNS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고, 신선농산물의 경우 신선하게 해외로 운송과 유통이 가능한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라는 요소를 들고 있다. 또한 어떤 이들은 한국 식품이 오늘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건강, 식품의 안전성이라는 테마에 걸맞기 때문이라고도 분석한다. 그렇다면 축산식품은 K-푸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지난해 기준 축산물의 해외 수출액은 약 6억 달러로 농림축산식품 전체 수출액의 6~7% 수준에 그쳤다. 반면 축산물의 수입 비중은 농림축산식품 전체 수입액의 약 25%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축산물의 경우 수출은 적게 하고 수입은 많이 하는 형국이다. K-푸드에서 축산업의 위치와 과제는 농림축산식품의 역대 최고 수출이라는 성과에서 빛을 보지 못한 축산식품의 성과는 여러모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산식품은 그 특성상 수출이 다른 식품과 비교해 좀 더 까다롭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선육류의 경우 국가별로 사육, 도축, 검역 등 각기 달리 규정된 기준이 달라 수출입 절차가 까다롭고, 일부는 육류 수출이 아예 제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미국으로 육류 수출이 금지돼 그 곳에서 많이 팔린다는 김밥에는 고기, 육류 가공품 대신 유부나 우엉 등의 재료가 대체제로 사용된다. 이런 이유로 축산업은 인증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국가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들과 협업해 고부가가치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으로 수출을 확정한 할랄식품은 우리가 참고하고 발전시켜볼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할랄식품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제조되는 할랄식품의 수요는 이슬람 종교 인구와 비례하기 때문에 시장이 매우 크고, 품질 좋은 한국 축산식품이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이미 한우의 경우 국내에 할랄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생겨 2023년 5월 홍콩에 이어 말레이시아로 수출 계약을 이뤄낸 성과가 있다. 가금류 또한 일찍이 마니커 브랜드가 만든 삼계탕이 동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로 수출 판로를 열어 인기를 얻고 있다. 할랄식품 사례와 같은 축산 가공식품류는 해외 수출입에 비교적 용이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확대 개발될 필요가 있다. 특히 농가 수익의 안정화를 고려해서도 관련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 소규모 축산 농가들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5~7%만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면 축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생산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가공식품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점에서 농가들에게 높은 수익성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키워드에 집중하기 K-푸드의 인기 요인은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요를 본질적으로 만족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K-푸드는 식품의 안전성, 건강 등의 키워드와 함께 결합되어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키워드를 추구하리라 예상되고 여기에 환경, 동물복지와 같은 가치들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이렇게 축산식품이 고려하는 가치들이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 활용할 매체들이다. 그것이 때로는 K-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SNS이기도 하며, 또한 패키지 디자인일 수도 있다. 이런 매개들을 통해 우리 축산식품이 지닌 가치들이 잘 전달될 수 있다면 국내외적으로 K-푸드 인기가 시작된 물결 속에서 우리 축산물 또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가들과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협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K-푸드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체가 주요 식품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가령 CJ제일제당의 경우 2018년 6천748억원이었던 식품 사업 해외 매출을 2022년에는 5조1천811억원까지 끌어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들의 성공은 ‘K컬처 마케팅’을 활용하는 동시에 해외 대형마트에 상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필요한 물류망에 적극 투자하고, 현지 시장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한 작업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오늘날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이런 기업들과 농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은 없을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한국, IT강국 이점 살려 스마트 자동화 농업 패권 주도 우리 농축산업 실정 맞춘 모델 구축…인력 양성 힘써야 3세대 농업의 등장, 그 중심에 있는 네덜란드 전문가들은 스마트 농축산 기술을 총 3단계로 나누어, 지금이 3세대 농축산업으로 가는 과도기라고 설명한다. 모든 단계가 기본적으로 정보기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1세대 농축산업 생산 환경을 원격 제어하는 기본 특징을 중심으로, 2세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1세대보다 더 정밀하게 관리가 가능해진 시설을 뜻한다. 마지막 3세대는 앞선 단계들과 비교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발달한 특징이 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을 선두에서 이끄는 많은 전문가들의 활동은 최근 유럽의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개최된 여러 대회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와게닝겐 대학에서 주최하는 ‘세계 농업 인공지능 대회(Autonomous Greenhouses International Challenge)’에는 유수의 젊은 연구자들 뿐 아니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의 텐센트와 같은 첨단 IT 기업들도 참여해 미래 애그테크 산업의 추이를 예상할 수 있게 했다. 네덜란드로 농업의 중심이 움직이는 흐름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과거 오랫동안 세계 농업의 중심지는 대규모 경작지를 운용하는 영국과 미국이었다. 18세기 중엽 한 농지에 여러 작물을 돌려 재배하는 윤작 방식이 개발되던 1세대, 20세기 중엽 질소 비료가 개발된 2세대 농업이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대된 전환점으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는 대규모 경작지와 자원을 중심으로 한 농업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농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의 농업은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IT 기술이 농축산업에 융합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3세대 농업으로 가는 과도기인 것이다. 유럽보다 한국형 모델, 우리만의 경쟁력 만들어야 네덜란드가 미래 농업의 중심지로 각광받기 시작한 데에는 이렇게 작은 규모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추세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동시에 우리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준다. 소규모 노동 집약 농축산업은 한국 농업의 특징이자 한계였지만, 이제 이런 성격이 한국 농업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자양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기술력 또한 아시아 중심 국가 팀들이 좋은 성적으로 수상을 거듭하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우리 한국팀은 지난 2022년 제3차 농업 인공지능 대회에서 4, 5위를 차지했고, 그 외 여러 농업 인공지능 대회에서 베트남, 일본, 중국 또한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을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 자동화의 3세대 농업으로 넘어가는 최근의 다양한 변화들은 아시아 그리고 한국이 농축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국에게 3세대 농업은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인 동시에, 점차 토지가 줄어들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현실을 고려해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통해 선점할 필요가 있는 분야인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유럽, 미국과는 다른 아시아형 모델이 필요하다. 특히 소농들이 많은 국내 사정을 생각하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소농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많은 기술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 소농들에게 적합한 우리만의 데이터를 구축해 알고리즘을 구축할 수 있다면 이는 비단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중심의 새로운 농축산업 인공지능 수출 모델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인재 개발 시급한 농축산업 분야 사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술보다 인력이다. 단순히 기술을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부터 시작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진단, 알고리즘을 짜고, 센서, 환경제어기, 로봇 등을 개발, 원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까지 각 단계마다 필요한 능력이 있다. 그러나 현재 농축산업 관련 기관에는 이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없고 핵심 인력풀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각 기술의 전문가가 있다고 해도 이런 기술을 농축산업 현장에 맞게끔 응용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 가령 우리 분야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확률적으로 계산하고, 이를 사전에 현장에서 검증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simulator: 시뮬레이션한 것을 컴퓨터 언어로 적은 일련의 프로그램)’라는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축산 분야를 중심으로 더 많은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도 있다. 지금 대부분의 스마트 기술 개발이 작물 재배, 육종 분야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축산 분야의 스마트 기술은 장치산업이 연계돼 부대시설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어 시설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 축산업이 맞닥뜨린 농촌 소멸 문제들을 해결하고, 친환경, 동물복지 등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우리 또한 3세대 농업이라는 새로운 추세에 뒤쳐져서는 안 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노동집약적 축산 대응…고령화시대 농촌 ‘솔루션’ 사양·질병·환경 관리 정밀화…탄소중립 정책 보조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농업은 기후위기 시대 농촌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의 농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축산 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번식과 사료 관리를 중심으로 기술 도입이 이루어졌다. 번식과 사료 관리가 가축을 사육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면서 가장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축산 분야에서 활용되고 필요한 스마트농업 기술 몇 가지를 축종별로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낙농: 착유, 번식 관리 아마 현재 스마트축산 기술이 가장 필요하고 가장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축산 분야는 낙농업일 것이다. 이는 젖소를 기르는 과정에서 매일 요구되는 노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젖소 농장에서는 매일 사람이 평균 2회 정도 착유를 하고 착유된 우유의 체세포, 바이러스 숫자를 측정해 등급을 매긴다. 만약 착유 작업을 로봇착유기가 대신할 경우 많은 이점이 있다. 우선 매일 2회 하던 착유를 3회까지 늘릴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 기술은 각 유량 데이터를 확인해 하루에 급여할 농후사료, 조사료 양을 결정할 수 있고, 체세포 수를 통해 소의 현재 건강 상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번식 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점도 스마트축산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젖소의 경우 젖을 짜는 일수와 임신 일수를 규칙적으로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젖소가 1년에 한 번 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임신 기간 280일을 제외한 40-60일 정도를 공태일로 쉬게 하는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경험 많은 농부가 아닌 경우 젖소의 신체 변화를 놓칠 수도 있고, 새벽에 주로 발정이 일어나는 특성상 사람이 계속 그 옆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존에는 발정기를 놓칠 경우 다시 21일 정도를 기다려야 하여 농가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발정탐지기는 젖소의 발정 상황을 바로 확인해 농민들의 수고를 덜어준다. 해당 기기는 항문으로 나오는 질액의 전도율 차이를 감지하거나 운동량의 변화를 파악해 발정기를 진단하게 되는 것이다. 한우: 사료 급여, 메탄 관리 최근 한우 사육에서는 메탄 관리가 특징적이다. 메탄은 탄소중립 목표를 맞추기 위해 축산 분야에서 감축해야 하는 주요 온실가스이다. 더불어 한우와 메탄은 축산업과 환경 간 관계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라는 점에서도 관리가 필요한 분야이다. 이에 메탄을 적게 배출하게끔 하는 사료가 적극적으로 개발, 보급되고도 있다. 기술 분야에서는 우선 메탄측정 장치가 실시간으로 축사 환경의 온도, 습도, 메탄 등의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정보들은 가축들이 최적화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면서 동시에 환경 조건별 메탄 발생 추이를 점검, 개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더불어 메탄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체중측정 장치, 조사료량 및 배합사료량 측정 장치 등의 기술들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각 소들의 활동량과 소화능력, 몸집 크기 등을 고려해 사료 양을 적절하게 배급함으로써 불필요한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양돈: 사료 급여, 환기 관리 양돈에서 또한 적절한 사료 급여를 위해 다양한 기술들이 활용된다. 돈선별기, 액상·사료정밀 공급기, 포유모돈급이기, 임신돈군사급이기 등이 그러한 기술들이다. 이런 기술들은 기본적으로 각 돼지들의 연령, 활동량, 체중, 임신 상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각 상태에 맞는 사료를 급여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양돈 분야에서 적절한 사료 공급이 중요한 이유는 분뇨 발생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몸이 요구하는 적정량 이상의 사료를 섭취할 경우 불필요한 분뇨가 생성되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부수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요컨대 각 개체들의 컨디션에 따라 균형 잡힌 영양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농민이 효율적으로 생산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양돈 스마트농장의 핵심으로 환기 기술 또한 빼놓을 수 없겠다. 일반적으로 사육장 밖에서 활동하다 잠을 잘 때에만 들어오는 다른 축종과 달리 돼지들은 주로 사육장 내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청결한 사육장 관리와 가축 건강을 위해 환기가 중요하다. 많은 경우 돼지 사육장에 공기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함으로써 사육장 내 온습도가 높아지고, 먼지가 늘어나 돼지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환기팬, 환기제어장치, 환기팬, 입기구 제어장치 같은 기구들은 이런 사육장 내 환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들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이런 기술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작업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술 관리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한국 실정에 맞는 기술 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노력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기업 잇속 챙겨주고, 소비자 눈가리기식 표기제 축산업계 심각성 인식…적극적 공동대응 나서야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번은 언론에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단어를 듣고 당황한 적이 있었다. 무슨 뜻이지 싶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용어로 어불성설, 소위 말이 안 되는 상황을 꼬집는 용어라 하니 이해가 되었다. 최근 한 대기업에서 곧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출시한다는 뉴스를 듣고는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본래 아이스크림의 정의는 원유,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다른 식품 또는 첨가물 등을 넣어 가공한 동결제품을 의미한다. 요컨대 ‘식물성’과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어는 성립 불가능한 상호 모순적인 조합이라는 것이다. 아이스크림과 같이 축산물을 1차 원재료로 만든 가공품에 핵심 원재료가 빠졌음에도 해당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고기가 빠진 불고기, 에그가 빠진 스크램블에그는 무슨 의미인가.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의 무서운 확장 혼란만 가중시키는 표시제 문제 식물성 아이스크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가 가능한 이유는 지난해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표한 ‘대체식품의 표시 가이드라인’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발표는 소비자가 “오인·혼동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요리명 등 식품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명칭을 제품명으로 사용”하게끔 허가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친숙한 식품 또는 가공품의 명칭을 원재료를 마음대로 바꾸어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은 소비자를 더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불고기를 사면서 고기가 들어있지 않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식물성 아이스크림이라는 명칭은 소비자와 업계를 혼란에 빠뜨리며 이를 이용하려는 기업 잇속을 챙겨주는 눈 가리기 정책에 다름 아니다.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어 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표시제 혼란 문제는 결코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배양육보다 식물성 기반의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보고서마다 예상치 차이는 약간씩 있지만 최근 몇 년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은 매년 15~20%씩 성장해왔고 이러한 성장세는 채식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려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이 식물성 대체식품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더 큰 혼란이 생기기 전에 하루빨리 표시제 문제를 시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축산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축산업계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 식약처는 표시제의 기본 원칙 지켜야 지금 식약처의 정책은 ‘식물성’이라는 용어만 앞에 붙이면 어떤 제품명이든 사용할 수 있게 여지를 두고 있다. 고기, 우유, 계란과 같은 1차 원재료명만 사용할 수 없고, 그 외의 동물성 원재료명·요리명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앞서 EU 사법재판소는 기업들이 식물성 대체식품을 유제품과 비교하는 마케팅을 금지하는 규정을 공표한 바 있다. ‘비건 요거트’, ‘아몬드 우유’처럼 요거트와 우유와 같은 축산물 고유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제재한 것이다. 혹여나 제품 포장지에서 우유나 요거트, 치즈를 떠올리게 해 소비자를 혼동시키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낙농 제품에만 한정한 EU 정책에서 더 나아가 프랑스의 경우는 무분별하게 축산물 고유 제품명에 식물성 이름을 붙이는 범위를 포괄적으로 제시했다. 프랑스는 2022년부터 스테이크, 햄과 같이 일반적으로 고기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품명에 식물성, 비건이라는 용어를 붙이지 않도록 목록을 만들어 법제화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이런 법안에 반대하는 비건 단체 기업들의 개입으로 법안 시행이 중지되거나 여러 논란들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이를 둘러싼 논의가 시작도 안 한 상태이다. 지난해 식약처 발표 이후 사실상 원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축산물을 원재료 삼은 각 제품들은 축산업계가 오랜기간 공헌해 온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식물성이라는 단어를 마음대로 붙일 수 있게 하는 지금의 정책은 축산업이 해온 오랜 역할을 무시한 처사라고도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축산업의 역할을 무시한 표시제 문제의 심각성을 축산업계가 하루빨리 인지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식약처 또한 소비자가 오인·혼동하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기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푸드테크, 대체식품 산업을 진흥시킨다는 이유로 원칙을 무시하고, 편법을 허용하도록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참고자료 •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 및 제조 이해’ (2023년 12월 발표자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 (2023년 7월 발표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의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국내외 대체식품 시장과 주요 기업들의 대응 보고서’ • “Top French court suspends ban on using word ‘steak’ on plant-based foods” (the Guardian, 2024년 4월 10일자)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작물 최적화 자동환경 제공…제한된 공간서 생산효율 극대 애그테크, 산학연 생태계 조성…전후방산업까지 협력을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스마트 기술 등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축산업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무엇보다 노동력 감소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 농가에게 이런 새로운 기술들과 함께 미래를 그려보는 계획은 단비 같은 소식일 테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농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만 가득차서는 안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기술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또는 당장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애그테크(AgTech), 부정할 수 없는 한국 농업의 미래 과거 농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시설과 장비를 구축했는가에 달려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AI와 빅데이터 발전이 농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가령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트랙터를 갖고 있는지가 농업 생산량 증대의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그 트랙터에 장착된 자동화 기술이 얼마나 정밀한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자동화 트랙터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작물을 인식해 물과 비료를 자동으로 공급하고, 빠르고 정밀하게 파종을 하며 생산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농업에 AI,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결합한 ‘애그테크(AgTech)’는 몇 가지 배경에서 한국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첫째, 현대 사회는 기후위기로 점차 악화되는 농축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한국은 제한된 공간과 자원으로 최대 생산 효율을 달성해야 하는 환경이다. 마지막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생산 자동화를 할 수 있는 애그테크는 필수적이다. 축산업 분야를 예로 들면 젖소를 기를 때 우유 생산능력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하루에 2~3 차례씩 사료 형태로 급여하고 젖을 짜는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동화 기계는 사람이 매번 하기 힘들었던 착유를 대신해주어 농민을 편하게도 하지만, 사육 환경 조건을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가축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만능주의 벗어나 사람 중심의 논의 진행해야 애그테크는 오늘날 한국에서 농촌 소멸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미래 축산물 생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수익을 안정화 시켜주고, 여러 환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자동화 기계라 하면 사람이 없는 무인 시스템을 생각하지만 기실 그러한 기계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며, 자동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 관리하는 역할 또한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애그테크 담론은 지나치게 기계를 중심으로만 형성돼 있는 것이 문제이다. 우선 농장의 성과는 운영자의 역량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애크테크가 적용된 농장에서 농부가 어떻게 설정값(set-point)을 설정하는가가 그 기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가축이 어떤 상태일 때 우리가 문제라고 인식할 것인가, 어느 정도의 오차 범위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두 농민의 숙련된 암묵지(경험과 학습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명료하게 공식화되거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를 필요로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그에 필요한 새로운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수요를 만들어낸다. 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농촌에 유입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관련 농축산업 단체들은 이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과정을 다양하게 만들어 제공할 의무도 있다. 현재 농협 주도로 비정기적으로 또는 출장 형식으로 운영되는 교육 방식을 전문 부서를 중심으로 상시 운용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산학연 생태계 관점에서 스마트 농촌 계획하기 마지막으로 애그테크가 도입될 현장을 중심으로 지식을 생산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산업, 연구기관 간의 협업이 절대적이다. 이는 자동화, 스마트 기술이 만들어진다 하여 바로 농촌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한국 농축산업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적응 단계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애그테크의 도입은 그동안 작물 재배, 가축 사육에 국한되었던 농민의 역할을 선별, 생산, 포장, 유통 과정까지 확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농산품이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르는 단계가 시스템 상에서 일괄적으로 관리, 통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세계 냉동김밥의 수요가 증가해 그에 필요한 쌀 수요를 미리 예측한다면, 차가울 때도 씹을 수 있거나 해동시킨 후에도 품질을 유지하는 쌀 품종 개발이 중요해질 수 있다. 기존에는 개별 농가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재배, 사육을 결정했다면 이제 소비 시장까지 고려한 연구가 생산 단계부터 개입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애그테크를 논의할 때 그것이 적용된 농촌의 모습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산학연 생태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후방 산업이 협력하는 모습을 크게 그려볼 필요가 있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농촌, 미래 품은 기회 공간으로…축산 6차산업화가 대안 생활환경 개선 인프라 구축…인식 공유 위한 홍보도 필수 오늘날 농촌소멸론을 얘기할 때 많은 이들은 스마트농업을 해결책으로 언급한다. 그러나 특정 기술을 하나 도입했다고 소멸하는 농촌이 갑자기 되살아날 수 없다. 결국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들이 끊임없이 유입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유지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6차 산업의 핵심, 축산업 농촌으로의 새로운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농촌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계획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습은 다양할 수 있다. 가령 한 지역은 국가 농생명 자원 산업화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또 다른 지역은 친환경 생태 마을로 기능하도록 발전시키는 것이다. 더불어 동물-인간-환경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모습의 지역도 가능하다. 이런 모습의 농촌들은 우리 주변에 일부나마 만들어져 있다. 강원도가 유치한 강원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를 중심으로 그린바이오 분야의 벤처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안성팜랜드는 테마파크이자 체험농장으로 동물과 인간, 환경이 공생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지벨린덴(Sieben Linden)이라는 지역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자원순환을 실현하려는 생태마을 콘셉트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한다. 이런 공간들은 1, 2, 3차 사업이 융복합되는 6차 산업화를 구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6차 산업은 농업생산에 해당하는 1차 산업, 가공제조에 해당하는 2차 산업, 그리고 판매서비스에 해당하는 3차 산업에 모두 걸쳐있으면서 이들을 모두 융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융합에 있어 축산업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며 자연과 공생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역할을 한다. 성공모델 : 네덜란드 ‘바헤닝언’ 네덜란드의 바헤닝언은 우리가 참고해볼 수 있는 6차 산업화의 성공사례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농식품 분야의 실리콘밸리라는 의미에서 ‘푸드밸리’라고 이름 붙인 바헤닝언은 농축산 관련 지식과 산업 생태계가 협업 체계를 이루고 있는 클러스터이다. 바헤닝언에는 각종 연구소와 기업, 재단들이 전략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예를 들어 바헤닝언에는 농수산, 바이오 연구 대학 및 민영 식품연구소와 같은 지식 연구 분야와 다농(Danone), 유니베라(Univera)와 같은 세계적인 농식품기업 등의 산업화 시설이 동시에 존재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투자유치를 위한 동부개발청이나 지역은행, 중소기업지원청, 그리고 창업 전략 컨설팅 기업 등을 육성하며 내부 기업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바헤닝언 마을은 뒤쳐진 산업으로 인식된 농축산 식품 분야가 첨단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우리 농촌이 지향해야 할 미래를 보여준 사례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 농촌은 궁극적으로 산학연 인프라를 통해 내부적으로 선순환되는 생태계가 구축됨으로써 첨단산업의 기지이자, 새로운 인력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에만 그치지 않도록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 상술한 사례와 같이 국내외적으로 농축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활공간이 구축되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도 유사 사례로 일찍이 국가 농생명자원 산업화 글로벌 혁신 거점을 목표로 평창에 ‘그린바이오 기반 스마트웰니스 산업’ 지구가 들어선 바 있다. 평창에 서울대학교와 그린바이오 관련 연구소들이 들어서며 많은 기대를 모았고 이런 시설들은 지금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이 곳에 유능한 인력들이 계속 유입되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가령 평창의 경우 의료나 교육 분야에서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평창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듣기로는 가까운 곳에 전문 의료 병원이 부재하고, 아이들이 가고 싶은 좋은 고등학교는 멀리 시내로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좋은 시설을 처음 만들어놓는 것에서 나아가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환경 전반을 개선시켜줄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촌을 중심으로 수립되는 미래 계획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한 실제 바뀌는 것은 없다. 농촌이 낙후된 과거의 공간이 아닌, 다양한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공유되는 작업이 꼭 필요하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고령화 농촌, 세대교체 필수…확고한 비전 제시돼야 의료·교육 등 필수 서비스 넘어 여가생활 누릴 인프라 조성도 눈앞에 닥친 농촌소멸론 2014년 일본의 ‘마스다 보고서’에서 ‘지방소멸론’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었다. ‘지방소멸론’은 한 국가에서 소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방이 점차 소멸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당시 보고서는 일본 내 기초자치단체 중 절반 이상이 2040년까지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그로부터 불과 10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이 현실로 다가온 지방소멸론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지방소멸론은 농촌소멸론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된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농촌에 특히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이런 영향은 미래 농축산업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든다. 한국농촌경제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지면적은 전년 대비 1.0% 감소, 중장기적으로 경지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농업소득은 농업경영비 지원과 직불금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으나 농업총수입이 감소하여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업 분야에서는 전년 대비 0.5% 증가한 한육우를 제외하고는 돼지와 가금류 사육두수가 모두 감소, 축산업 생산액은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농축산업 분야의 고령화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현실이다. 농가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유입되어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다. 농촌 소멸 위기 경고를 먼 미래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다. 기존 축산업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하기 농촌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길 원한다면 그들에게 농촌에도 미래가 있다는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비전의 첫 번째는 수익이다. 농촌에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며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이 농촌을 찾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축산업은 그 중에서도 부가가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이다. 축산업은 사육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 창출을 통해 고소득을 노려볼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가령 축산업의 부가가치는 2022년 6조7천30억원에서 2023년 7조8천38억원으로 약 16.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간재비(사료비, 가축 구입비 등) 하락으로 그 상승폭이 더 커진 것이다. 대표적으로 축산물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은 그 활용 정도에 따라 새로운 수익을 창출시킬 수도 있는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도축할 때 발생하는 피(blood)를 그냥 버리거나 선지 정도로만 사용한다. 그러나 동물의 피는 과학자들에게 유용한 연구 재료 중 하나로 이를 잘 처리할 수 있다면 농민들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유럽과 미국의 소들은 광우병 때문에 가축의 피로 제조된 모든 제품들을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이 이런 시장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부산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은 수익을 창출해줄 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환경을 오염시키는 결과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축산식품 외 각종 가축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호르몬제, 효소제, 단백질 제제 등 각종 고가 물질의 공급원이다. 그러나 개별 농가들이 이들을 상품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므로 농협 축산경제나 축협 등 관련 축산단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축산업 생산의 전 과정 단계마다 다시 점검해보며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각종 소재들을 잘 모음으로써 농민들의 수익 창출과 축산과학자들의 연구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부족한 농촌 기초생활서비스 확충 필요 농촌에 청년층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정착하기 위해 농촌에 선행되어야 할 작업은 부족한 기초생활서비스를 확충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필수 서비스와 상업적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필수 서비스에는 보건, 의료, 교육, 교통과 같이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공공 부문이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복지가 포함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너무 당연하게 제공되는 이러한 사회복지가 농촌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농촌 지역의 보건 의료 공백 문제는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공공 의료기관마저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간단한 치료를 하기 위해 2~3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수시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라면 의료 복지가 불안한 농촌으로 이사하는 일을 상상할 수 없다. 필수 서비스와 더불어 상업적 서비스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상업적 서비스에는 마트, 미용, 음식점, 문화 등의 여가시설과 같이 일생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집 근처에서 물건을 편하게 살 수 있고, 맛있는 외식도 할 수 있으며, 가끔 좋은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얼마만큼 있는가는 삶의 질을 결정해주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필수 서비스와 상업적 서비스가 고루 갖추어져 있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좀 더 나은 곳에서 살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고, 그런 욕구를 우리 농촌이 얼마만큼 만족시켜 주는가에 따라 농촌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