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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31) / 미래의 축산(3)_ 세계로 뻗어가는 축산물 K-푸드에서 축산업의 역할 찾

  • 등록 2024.07.10 10:48:53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K-푸드 역대 최고 수출 달성 불구 축산물은 수입 비중 높아
축산업계-식품기업과 손잡고 국가별 맞춤전략 펼쳐야

 

해외에서 인기 얻고 있는 K-푸드 : 스토리텔링 있는 식품들
최근 해외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K-푸드에 대한 뉴스가 종종 들려온다. 냉동김밥이 미국에서 품절 상태를 빚고, 불닭볶음면이 동남아 시장에서 매출 호조를 보인다고 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12월 23일 기준)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한 90억1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한화 약 11조7천7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화제가 되었다.
업계에서는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로 각종 식품들이 K-콘텐츠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SNS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고, 신선농산물의 경우 신선하게 해외로 운송과 유통이 가능한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라는 요소를 들고 있다. 또한 어떤 이들은 한국 식품이 오늘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건강, 식품의 안전성이라는 테마에 걸맞기 때문이라고도 분석한다. 
그렇다면 축산식품은 K-푸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지난해 기준 축산물의 해외 수출액은 약 6억 달러로 농림축산식품 전체 수출액의 6~7% 수준에 그쳤다. 반면 축산물의 수입 비중은 농림축산식품 전체 수입액의 약 25%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축산물의 경우 수출은 적게 하고 수입은 많이 하는 형국이다.  

 

K-푸드에서 축산업의 위치와 과제는
농림축산식품의 역대 최고 수출이라는 성과에서 빛을 보지 못한 축산식품의 성과는 여러모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산식품은 그 특성상 수출이 다른 식품과 비교해 좀 더 까다롭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선육류의 경우 국가별로 사육, 도축, 검역 등 각기 달리 규정된 기준이 달라 수출입 절차가 까다롭고, 일부는 육류 수출이 아예 제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미국으로 육류 수출이 금지돼 그 곳에서 많이 팔린다는 김밥에는 고기, 육류 가공품 대신 유부나 우엉 등의 재료가 대체제로 사용된다. 
이런 이유로 축산업은 인증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국가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들과 협업해 고부가가치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으로 수출을 확정한 할랄식품은 우리가 참고하고 발전시켜볼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할랄식품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제조되는 할랄식품의 수요는 이슬람 종교 인구와 비례하기 때문에 시장이 매우 크고, 품질 좋은 한국 축산식품이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이미 한우의 경우 국내에 할랄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생겨 2023년 5월 홍콩에 이어 말레이시아로 수출 계약을 이뤄낸 성과가 있다. 가금류 또한 일찍이 마니커 브랜드가 만든 삼계탕이 동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로 수출 판로를 열어 인기를 얻고 있다. 
할랄식품 사례와 같은 축산 가공식품류는 해외 수출입에 비교적 용이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확대 개발될 필요가 있다. 특히 농가 수익의 안정화를 고려해서도 관련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 소규모 축산 농가들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5~7%만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면 축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생산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가공식품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점에서 농가들에게 높은 수익성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키워드에 집중하기
K-푸드의 인기 요인은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요를 본질적으로 만족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K-푸드는 식품의 안전성, 건강 등의 키워드와 함께 결합되어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키워드를 추구하리라 예상되고 여기에 환경, 동물복지와 같은 가치들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이렇게 축산식품이 고려하는 가치들이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 활용할 매체들이다. 그것이 때로는 K-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SNS이기도 하며, 또한 패키지 디자인일 수도 있다. 이런 매개들을 통해 우리 축산식품이 지닌 가치들이 잘 전달될 수 있다면 국내외적으로 K-푸드 인기가 시작된 물결 속에서 우리 축산물 또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가들과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협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K-푸드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체가 주요 식품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가령 CJ제일제당의 경우 2018년 6천748억원이었던 식품 사업 해외 매출을 2022년에는 5조1천811억원까지 끌어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들의 성공은 ‘K컬처 마케팅’을 활용하는 동시에 해외 대형마트에 상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필요한 물류망에 적극 투자하고, 현지 시장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한 작업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오늘날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이런 기업들과 농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은 없을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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