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강 석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2021년 다사다난했던 신축년 한 해가 이제 저물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건대, 2021년은 전염병이 세상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계기로,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인류 지속가능성의 실제적 위협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우리의 삶은 접촉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도도하게 패러다임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쩌면 이미 뉴노멀(New Normal)의 세상에 접어들었는지도 모른다.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종말로 다가서는 데 노력한 수많은 수의사들의 사회적 역할 또한 크게 부각됐다. 대표적으로 세계 점유율 1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P 제약회사, 세계 점유율 1위 현장 진단키트를 개발한 국내 S 회사, 코로나19 국산 백신 개발의 선두 그룹에 있는 E 회사도, 그 수장이 수의사다. 그동안 동물용 진단키트 및 동물용 백신 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 그러한 역할을 이끈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동물 전염병 또한 축산농가의 생산성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어왔다. 축산 분야에서 국가재난형 가축전
최 강 석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매년 철새가 북방지역에서 국내로 도래하는 시점에 맞추어 정부는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정하여 한층 강화된 방역대책을 추진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지하다시피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8) 발생으로 가금 농가들은 혹독한 동절기를 보냈다. 지난 동절기 동안 야생조류에서 전국적으로 234건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234건이나 검출되었고, 109개 가금농가(닭 55, 오리 48, 기타 6)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약 3천만 수의 가금류가 희생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국내 발생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북방지역으로부터 도래하는 겨울 철새들(오리류)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국내 발생이 뚜렷하게 빈번해 진 이유도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드는 철새 무리들 사이에서 바이러스 오염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서 기인한다. 그래서 유라시아 대륙의 다른 지역 야생조류와 축산 농가에서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상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동절기 상황도 주변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유입 가
최 강 석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최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 건강과 안전 영역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만들고 있다. 신종 전염병은 출현 과정에서 불확실성, 비가역성, 블랙스완의 특성을 가진다. 축산 분야도 신종 전염병 팬데믹에 관한 한 예외가 아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야생 멧돼지에서 양돈장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야생 조류(철새)에서 가금 농장으로 유입되는 등 야생동물에서 가축으로 유입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발원하여 국내로 유입되어 축산업과 유관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초국경 전염병(trans-boundary infectious disease)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지난 8월 8일 강원도 고성지역 한 양돈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지난 5월 5일 강원도 영월 지역 한 양돈장에서 발생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재발한 것이다.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지역 한 양돈장에서 첫 발생이
최강석 교수(서울대학교) 우리나라 축산업은 지난 수십 년 간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꾸준히 이루면서 1차 산업의 매우 중요한 경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 담당부처의 명칭에도 ‘축산’이 당당하게 들어가 있다. 축산의 궁극적 목적은 농장 동물을 건강하게 생산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 이러한 축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직면하고 있는 장애물은 전염병 및 전염병 관련 문제(항생제 내성, 식중독 등)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밀집·밀폐·밀접의 사육 환경에 놓여 있는 농장동물(특히 양돈과 가금)은 전염병 유행과 확산에 취약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든지, 축산 현장에는 다양한 전염병이 상재하고, 특히 악성 전염병의 경우 농장 생산성 악화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축산 현장에서 농장 차단방역과 위생관리는 축산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무리 지나치게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수의사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의사는 축산 현장의 질병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축산 농가에 핵심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전문가 집단이다. 그러나 축산 현장에서 무자격자의 동물 진료행위 사례, 불법
최 강 석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지난 4월 7일 전남 장흥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H5N8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더 이상 발생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누적 발생건수가 109건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마무리되어가는 상황이지만, 그로 인한 양계산업에서의 후유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산란계 산업인 것 같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기간 동안 전체 산란계 사육수의 22.6%에 해당하는 1천671만수가 살처분되었다.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사육수가 평년보다 280여 만수 부족한 상황이다. 산란계 사육수 감소는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시중 계란 가격이 설 전후 최고가를 형성한 후 점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4월 30일 기준 계란 소비자 가격(일반가격)이 30개 7천280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35%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일일 계란생산 공급량(4천80만개/일)이 평년 4월 (4천277만개/일) 대비 197만 개(4.6%) 부족한 상황이 주된 원인이다. AI 이동제한 해제 농가들이 산란계 병아리 재입식을 서두르고 있으나,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최 강 석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조류질병학) 코로나19 팬데믹에 설상가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까지 덮쳐 가금 농가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사실, 지난해 아프리카-유럽/중동-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철새 사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8) 이동 양상이 심상찮았다. 2019/2020 동절기 동안 이들 철새 이동 중간지점인 동유럽을 중심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유럽 가금 산업이 쑥대밭이 되었다. 그 철새가 가진 바이러스는 시베리아를 거쳐 극동으로 이동할까 긴장했다. 지난해 여름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상황은 시월이 되면서 불행하게도 현실이 되었다. 지난해 10월 21일 천안 봉강천 철새 분변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을 때 진짜 올 것이 왔다는 우려가 나왔다. 야생조류 검출 건이 무려 207건(2021년 2월 24일 기준)으로 철새 오염이 가장 심했던 2016/2017년 동절기 때보다 318% 증가했으며, 검출지역도 전국에서 폭넓게 나타났다. 그냥 철새가 지나치는 곳마다 바이러스를 쏟아 부었다 싶을 정도로 가히 공포 수준이었다. 방역 당국의 농장 유입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철새의 심각한 오염은 결국 지난해 11월 26일 정읍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