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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계란 수급 불안, 더는 재발되지 말아야


최 강 석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지난 4월 7일 전남 장흥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H5N8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더 이상 발생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누적 발생건수가 109건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마무리되어가는 상황이지만, 그로 인한 양계산업에서의 후유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산란계 산업인 것 같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기간 동안 전체 산란계 사육수의 22.6%에 해당하는 1천671만수가 살처분되었다.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사육수가 평년보다 280여 만수 부족한 상황이다. 

산란계 사육수 감소는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시중 계란 가격이 설 전후 최고가를 형성한 후 점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4월 30일 기준 계란 소비자 가격(일반가격)이 30개 7천280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35%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일일 계란생산 공급량(4천80만개/일)이 평년 4월 (4천277만개/일) 대비 197만 개(4.6%) 부족한 상황이 주된 원인이다. 

AI 이동제한 해제 농가들이 산란계 병아리 재입식을 서두르고 있으나,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5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소한 하반기가 되어야 계란 공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계란 수급 안정화에 도달하기 위하여 5월에도 4천만개 계란 수입 추진 등으로 당장의 계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고 있고, 살처분 보상금과 재입식과 관련된 행정 절차를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점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당장의 계란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지난 동절기 동안 국내 유입된 철새에서의 조류인플루엔자 오염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당장 다가오는 동절기에도 조류인플루엔자 유입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지난 동절기와 같은 철새의 심각한 오염이 반복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작금의 계란 수급 불안정 과정이 반복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철새에 의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농장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최소 8회에 걸쳐 겨울 철새가 바이러스를 가지고 들어온 사례에서 농장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한 적이 없었다. 

농장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 하더라도 농장 발생 건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야만 지금과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번 동절기 109건의 농장 발생 사례의 역학 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산란계 농장과 오리 농장에서의 바이러스 유입 위험요인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동절기가 다가오기 전에 그 위험 요인을 줄이도록 방역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동절기 역학조사 분석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특히 농장 종사자)에 의한 바이러스 농장 유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다수의 견해이다. 아마도 농장 출입자가 제대로 된 소독 절차를 엄격하게 지키고 실천했다면 분명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농장 방역 소독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경우가 여전히 많다. 유기물이 묻은 채로 장화를 소독하고 농장을 출입하는 것은 소독을 하나마나이다. 축사마다 전용 장화를 구비하여 갈아 신고 출입하고, 출입시 세척조와 소독조를 별도로 비치하여 세척을 하고 나서 소독하는 절차를 지키는 것만 실천해도 농장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번거롭다고 하지 말고, 조류인플루엔자 위험 시기만이라도 농가들이 철저히 지키도록 당부하고 싶다.   

최근 정부는 방역 우수 농가를 예방살처분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질병관리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등급제에 농장 역학적 관계를 방역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고, 현행의 지대(3km) 중심에서 역학기능 중심으로의 살처분 정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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