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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

  • 등록 2011.01.19 16:05:00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된 가축마리수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00만두를 넘고, 이로 인한 손실이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하고 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18일 오전현재 살처분 가축마리수는 210만4천여마리이며, 여기에 생계를 의지해온 4천400여 양축가가 애지중지 키워온 산 생명들을 꽁꽁 언 땅에 묻어야 했다. 농가의 재산목록1호인 소 13만4천여마리, 돼지는 우리나라 전체 사육두수의 20%가 넘는 196만마리가 이 땅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매일 갱신되고 있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대재앙이다.
이처럼 미증유의 재앙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할 일은 우선 급한 불부터 끄는 일일 수밖에 없다. 집에 불이 나 평생을 일궈온 재산이 불타고, 온 가족의 꿈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화재의 원인을 따질 겨를이 없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며 시간을 허비할 시기도 아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탓할 대상이 보이지도 않는다.
지금 축산인들은 혹시라도 구제역바이러스를 묻혀 올까봐 한 달 이상 바깥 출입은커녕 농장출입 조차 못하거나, 살처분이란 날벼락을 맞고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관계부처는 물론이고 방역당국과 지자체소속 공무원들은 휴일도 잊은 채 밤낮 없는 방역작업에 나서 순직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축협을 비롯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들 역시 이들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모두 소방수일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격려와 위로이지 탓이 아닐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가 없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불을 끈 다음에 보완하고 잘잘못은 그때 가서 따지면 될 일이다.
지금은 오직 힘을 모아 불을 끄는데 매진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은 논쟁이나 다툼을 지양하고, 모두가 백지장만한 무게라도 보태야 한다.
지칠대로 지쳤겠지만 양축현장은 현장대로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마지막 젖먹던 힘이라도 내야 하고, 정부와 방역당국은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거국적인 방역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수의 분야를 비롯한 축산관련 종사자들 역시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함을 강조한다.
철통같은 방역노력 못지 않게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것이 바로 축산물 소비위축을 해소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자조금단체들은 구제역은 어떤 경우에도 인체에는 안전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올바르게 인식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방송과 신문 등 언론과 소비자단체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군의 인력지원을 비롯한 범정부차원의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대만은 1990년대말 구제역이 발생, 양돈산업이 붕괴됐다. 이로 인해 18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직간접 피해액이 41조원에 달했다. 우리는 생산액면에서 양돈산업과 비슷한 한우산업도 있기 때문에 구제역을 조기 종식시키지 못할 경우의 피해는 대만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구제역은 축산업만의 재앙이 아니라 국가적인 대재앙인 것이다.
합심 노력으로 당장 눈앞에 닥친 불부터 끄고 보자. 그리고 구제역이후의 축산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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