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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0년, 구제역 ‘전사’를 생각한다

  • 등록 2010.12.27 15:57:47
구제역이 경북 안동 예천에 이어 경기북부는 물론 그동안 청정 축산을 자랑했던 강원지역으로 까지 확산되자 마침내 백신 정책을 확정한 지난 22일 인터넷에는 예방 살처분 당한 한 축산인의 아들이란 이름으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파주에서 13년간 한우를 사육해온 농가로서 121마리를 살처분하는 과정을 일자별 시간대별로 정리한 이 글은 살처분 농가의 가슴 아픈 사연은 물론 살처분에 임하는 방역 관계자의 애환을 절절히 담고 있었다.
“12월 21일 오후 5시 파주시 관계자 방문, 무릎 꿇고 살처분 협조 부탁. 오후 6시 저랑 아버지 동생이 마지막 가는 소들을 위해 고급 사료를 주었습니다. 30대 주부 방역사 살처분 때문에 3일째 밤샘, 주사기 갯수 확인하며 구토를 합니다.…12월 22일 오전 4시 30분 방역 담당자와 파주시 관계자 죄송하다는 말 조심스럽게 하고 돌아갔습니다. 121마리 밥 달라고 울어대던 농장에 적막이 흐릅니다.”
지난 달 29일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근 한 달 째다. 그동안 살처분 한 가축이 소 4만6천여두, 돼지 25만 여두다. 살처분 대상 농장수는 소 사육농가가 1천534농가, 돼지가 138농가다. 이 같은 살처분 과정에서 해당 축산농가의 아픔이 인터넷에서 주목됐던 파주 그 농가의 아픔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처분에 임하는 방역 관계자의 애환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방역의 최고 책임자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서부터 일선 현장 방역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그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두가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비상대책상황실에서 몇 날 며칠을 보내며 가족이 있는 집에는 언제 가봤는지도 모른다. 방역 현장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밤을 지새우며 길거리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방역에 임하고 있다. 더욱이 요즘은 크리스마스다 연말연시다 해서 들뜬 분위기이지만 방역 관계자들은 일단 방역 현장에 투입되면 5일 이상 격리된 채 가족들과도 생이별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구제역이 발생되지 않은 지역의 축산인이라고 해서 마음 편한 것은 아니다. 언제 어떻게 내 농장에 구제역이 침입할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 현장 축산인들과 늘 함께해 왔던 사료 동약 기자재 관계자들은 물론 유통 가공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축산 전후방 모든 관계자들도 구제역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렇듯 구제역과 관련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든 축산인들은 하나같이 구제역과 전쟁하는 ‘전사’다.
그런데 구제역 ‘전사’ 들이 싸워야 할 상대는 구제역 뿐이 아니다. 우리 축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적’들과도 싸워야 한다. 특히 ‘외국에서 수입해다 먹으면 되지, 왜 그 고생을 하면서 축산을 하느냐’는 말을 생각없이 던질 땐 더욱 가슴이 찢어진다. 그래서 더욱 힘이 든다.
2010년 한 해를 보내는 오늘, 그럼에도 우리는 구제역 ‘전사’들이 겪는 온갖 고초가 결코 헛되지 않아 결국엔 승리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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