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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소로 태어나지 마라”

■데스크 칼럼

“두 눈을 멀뚱거리는 내 자식을 생으로 묻는 마음이야…
그 힘든 시간을 보내며 오늘에 이른 긴 시간을 가슴에 묻는 마음이야…
이번 생각지도 못한 구제역이란 재앙을 맞은 축산인으로서 주변에 불편함을 드렸으나 많은 격려와 위로에 힘을 갖는다.
물론 밤낮 없이 공무 수행중인 관계기관 여러분의 노고에도 우리 축산인은 같은 주민으로서 참으로 민망하기만하다.
그러나 힘들어도 짧은 순간에 긴 세월을 묻어야 하는 우리 축산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저승사자의 모습에서 천사의 모습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좋은 친구는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다.
제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보상하는 사람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보상받는 사람을 위한 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픔을 나누는 마음으로 정부 시책에 소처럼 따라가는 순박한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충분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마음이 담겨있는 보상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축산인은 발생농가 농장주도 우리의 축산인 인바 우리가 마땅히 보듬어 가야할 것이다.
그리고 열과 성으로 최고의 농장을 꿈꾸며 축산에 발을 들여 놓은 많은 후배 축산인들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더욱 완벽한 농장을 만들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난 세월을 결코 후회하거나 헛되다 생각하지 않고 새옹지마의 고사를 되새기며,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분명 빠른 시간에 원위치 시킬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세상 어느 것도 나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신념하에 앞으로 5년 뒤를 계획한다.”
구제역으로 인해 생소를 땅에 묻어야 하는 축산인의 이 절절한 사연은 강화군 불온면에서 3백두 규모의 한우농장과 ‘웅지번식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관순 대표가 ‘사랑하는 내 자식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다음에는 제발 소로 태어나지 마라’는 제목으로 보내 온 글이다.
요즘 세상의 이목은 천안함 침몰 사건에 온통 쏠려 있다. 때문에 축산인들로서는 경천동지할 뉴스인 구제역 발생 소식이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구제역 뉴스가 천암함 사건에 가려 크게 이슈화되지 않은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지난 2000년과 2002년 구제역에 대한 과잉 보도로 축산물 소비가 위축되고, 우리 축산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제역 관련 뉴스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음을 굳이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축산인들의 소리를 방역 당국에서 듣지 못할까 안타까워서다. 예방적 살처분에 따른 축산인들의 아픔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제역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비록 구제역이 감염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리 살처분키로 한 이 정책은 그 당위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예방적 살처분의 당위성만 강조한 나머지 그에 따르는 보상이나 매몰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소위 지도상에 콤파스를 돌려 3km이내 지역에 대해 무조건 살처분 할 것이 아니라 지형적인 상황을 충분히 감안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가능한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구제역 방역 효과를 올리는 방안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매몰의 경우 축산농가들은 매몰 장소 때문에 애를 태운다. 애당초 축사를 지으면서 매몰장소까지 확보한 다음 축산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살처분 보상에 있어서도 현실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돼야 함은 당연하다. 아울러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살처분이든, 매몰이든, 보상이든 축산 농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다. 방역당국은 우선의 방역 대책에 골몰하지만 축산인들은 구제역 청정화 이후 재입식 등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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