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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人의 축산 미래를 위한 분노

■데스크 칼럼

구제역 종식 선언 16일 만에 강화도에 새로운 타입의 구제역이 발생해 확산 일로에 있다던 보도가 한창이던 지난 12일 필자에게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포천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던 그는 포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축산농가들은 물론 방역관련 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그야말로 밤낮없이 노력해서 구제역 종식을 선언하게 됐는데 한 달도 안 돼 또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허탈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축주가 중국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구제역 상재국인 나라에 여행은 왜 가느냐”며 목청을 돋웠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과 같은 구제역 상재국에 여행을 갔다 와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보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해줘선 안 된다”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필자가 뭐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너무 허탈하고 답답해서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어 전화했다”며 이제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방역이 끝나고 다시 구제역 종식이 선언되기 전까지는 또 꼼짝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구제역으로부터 내 농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장주나 일하는 사람들이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필자는 지인의 이 전화를 받으며 구제역과 같은 악성 가축질병 방역을 위해 아직도 ‘개념없이’ 축산에 임하는 농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미래 축산의 희망을 동시에 생각했다.
우리 축산 역사가 비록 짧다고는 하지만 지난 90년대에는 개방파고를 넘었고, 2000년대에는 우리 축산물의 안전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그 경쟁력 기반을 어느 정도 쌓아왔다. 그 세월이 20년이다. 이제는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녹색성장’이라는 구호가 낯설지 않은 축산을 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축산인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판국에 아직도 축산의 장래야 어떻게 됐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인식이 축산현장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축산인 누구라도 “내가 바로 통탄의 대상이 아닌가.” 자신을 되돌아 봤으면 한다.
만약 여기서 축산인 누구라도 자신을 되돌아 봤다면 우리 축산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우리 축산인 누구라도 통탄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축산인들은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흔히 빨간 신호등도 여럿이 함께 건너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가 신호를 지키면 소수가 함부로 신호를 어기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그동안 다수의 축산인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함부로 건넜다면 이제는 다수의 축산인들이 신호를 지키는 분위기로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방역 기본을 지키지 않는 축산인들에 대해 분노하는 지인의 모습은 필자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인과 같은 축산인의 그런 에너지가 축산인들이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함부로 건너지 못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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