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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폭탄에 멍든 2008년이여 안녕

해마다 12월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며, 그 한 해를 상징하는 ‘올해의 한자’‘올해의 사자성어’등이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서 발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수신문이 호질기의(護疾忌醫)를 선정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일본은 변할 변(變)을 선정했다. 세계 경제의 대변동, 기후 변동, 미국의 새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강조한 변혁 등이 감안됐다고 한다. 대만에서는 어지러울 난(亂)을 꼽았다.
모두가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자다. 그러면 우리 축산업계의 올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는 무엇일까.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당연히 오를 등(騰)이 아닐까 여겨진다. 국제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사료값 폭탄이 축산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이 같은 사료값 폭탄은 특히 미산 소갈비 수입재개로 소값이 떨어진 한우 사육농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낙농가들에게는 원유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낙농경영을 크게 압박했다. 양돈농가나 양계농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년 같았으면 호황을 누릴만한 가격대를 형성했으나 생산비 부담이 그런 호황을 무색케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 사료 값 시대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물론 최근들어 곡물가격이 다소 안정되고 환율도 서서히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사료값 부담이 2~3년 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거기다 개방의 파고는 더욱 높아지고, 동시에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으면서도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축산물을 찾고 있다. 반면 축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축산은 환경 오염 산업이고, 가축 질병으로 인한 걱정이 많은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때문에 도시화에 따른 축산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따라서 2008년은 축산인들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 것은 그런 최악의 여건 속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어 왔다는 것이다.
현장 축산인들은 더 이상 생산비를 줄일 수 없는 한계적인 상황, 생산성을 더 늘릴 수 없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가축 개량과 자급 사료 생산, 품질 고급화 노력 등을 통해 생산비를 한 푼이라도 더 줄이고 생산성을 1%라도 더 늘리려는 농가가 적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축산 관련 산업계, 즉 배합사료, 동물약품, 기자재 업계도 축산농가와 고통을 함께 하면서도 축산농가의 생산비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온 한 해 였다.
일선 축협 등 협동조합도 축산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 해외 선진지 견학 등의 비용을 줄이는 대신 배합사료 지원 등으로 고통을 나눴다.
축산 관련 제도에서도 쇠고기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도입,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확대, 친환경 농장 인증제 도입, 도축장 구조조정 등 의미있는 정책이 빛을 봤다.
이렇듯 2008년 한 해는 위기의 한 해였다.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한 한 해 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위기의 어두운 터널이 빠져 나온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제 그 어두운 터널이 시작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슴에 희망의 씨앗을 묻고 2008년을 보내야 한다. 우리 가슴에 묻은 희망의 씨앗은 언젠가 반드시 싹이 트고 열매를 맺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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