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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한국의 색을 입히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홍준기 연구관] 축산에서 ‘한우’는 분명한 품종 이름이지만, ‘한돈’은 다소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한우는 소의 품종 이름이다. 하지만 돼지에서 한돈은 품종보다는 국내산이라는 원산지 의미가 더 강하다. 실제로도 한돈은 특정 품종보다는 국내산 돼지고기라는 원산지 개념에 가깝게 쓰이고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돼지 품종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전 세계 양돈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는 품종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아비품종 ‘두록’, 어미품종은 ‘요크셔’와 ‘랜드레이스’가 있다. 이 세 품종은 번식력과 고기 생산 능력 등 경제적 형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모두 외래 품종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양돈 산업은 매년 이들 품종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유지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두록’, ‘요크셔’. ‘랜드레이스’ 세 품종은 역사가 길고 보편화돼 있어 세계 곳곳에서 사육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품종의 ‘원산지’가 반드시 품질을 보장하는 기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품종 자체는 공통이지만, 국가별로 어떤 방식으로 개량하고 활용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실제로 양돈에서는 신품종 개발보다 기존 품종의 지속적인 개량이 핵심 전략이다. 다양한 작물에서 새로운 품종이 자주 개발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한돈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산’이라는 점 외에도 맛이나 품질에서의 차별성, 다시 말해 ‘한국다움’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우리 고유 품종의 활용이다. 우리나라에는 재래돼지가 존재한다. 재래흑돼지는 구이용으로 맛이 뛰어나지만, 생산 수익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우리흑돈’과 ‘난축맛돈’을 개발한 바 있다. 고기 맛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이 품종을 직접 돼지고기로 생산하기도 하고, 기존 교잡 품종에 일부 반영하여 새로운 형태의 한돈을 만드는 방안도 가능하다. 우리 품종을 활용하면 품종 차별화는 물론, 한국만의 돼지고기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외래 품종이라도 한국의 식문화에 맞게 개량하는 방식이다. 가끔은 종돈을 수입하는 것을 문제삼는 시각도 있지만 유전적 다양성 확보나 특정 형질 도입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수입 여부보다는 국내 개량의 방향성과 특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 종돈장을 보면 종돈을 판매할 때 캐나다산 계통, 프랑스산 계통 등 출처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비자나 농가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 종돈이 어떤 특성을 가지며, 어떤 품질을 구현하는가이다. 구체적인 개량 방향과 결과가 강조되어야 한다.

유럽이나 북미의 경우, 가공육 중심의 소비문화 때문에 살코기 위주로 개량됐지만, 우리나라는 구이 문화가 중심이다. 삼겹살과 목살이 중심인 식문화에 맞춰, 이들 부위의 품질과 생산량이 개량의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 비인기 부위라 하더라도 구이용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오늘날 어떤 산업이든 정밀한 데이터 기반의 차별화가 중요하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측정이 선행돼야 하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만의 품종, 우리만의 기준과 기술, 그리고 우리 식문화에 맞는 개량이야말로 ‘한돈’의 가치를 높이고, 한국만의 색을 입히는 길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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