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박윤만 기자]
조사료 가격 폭등 우려…정부 대책 마련 긴요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앞두고 벼멸구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볏짚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축산인들이 조사료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 농민들은 벼멸구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자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벼멸구 피해를 본 전국 농지 면적은 3만4천140㏊(1㏊는 1만㎡)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 117배에 달한다.
벼멸구가 생기면 벼가 잘 자라지 못하고 심하면 말라 죽게 된다. 일부 농지에서는 볏대가 폭탄을 맞은 듯 주저앉는 ‘호퍼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벼멸구 피해 면적은 1천45ha로 올해의 3% 수준”이라며 “올 여름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면서 벼멸구가 대거 번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벼멸구 피해가 농업 재해로 인정되면 피해 규모에 따라 농약대, 대파대(다시 파종하는 비용), 생계비, 농업정책자금 상환 연기, 이자 감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가경영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금리 연 1.8%의 재해대책경영자금 융자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축산농가에서는 고곡가시대 조사료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우농가에서는 생산비 중 대부분이 사료비라며, 볏짚을 지원해 생산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편, 볏짚 공급량은 320만3천톤으로, 국내 조사료 공급량의 55.3%에 달한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벼멸구 구제에 쓰인 농약에 의해 한우 폐사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볏짚 유통업체인 대신볏짚 박규성 대표는 “멸구 피해를 입으면 볏짚 기호성이 떨어지고, 소들도 먹기를 거부한다. 볏짚 수확기 농약 방제는 소에게 농약을 먹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멸구 피해 볏짚을 조사료 수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농가에서는 이미 외지 볏짚을 구입하는 등 자구책을 찾으면서도, 볏짚 폭등과 안전성 사건을 미리 차단할 범 정부 차원의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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