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경매 비중 크게 감소…저품질 수탁 출하 창구로 전락
가격 왜곡·소비시장 혼란 초래…생산기반 차질 우려
가격보고 의무제 반대…고품질·출하 증대 대책 촉구
공적기능 회복, 소상공인 상생 등 돼지 도매시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축산물 유통인들 목소리가 거리에서 울려펴졌다.
식육운송, 도매시장, 중도매인, 소매유통업체 등 축산물 유통인들은 지난 6일과 11일 충북 음성에 있는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돼지 도매시장 기능 정상화 촉진’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축산물 유통인들은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돼지 경매비중은 지난 2005년 15.9%, 2010년 10.5%, 2015년 8.4%, 2020년 4.8%, 2022년 2.8% 등으로 지속 감소되고 있다. 1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는 사뭇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매시장 경매비중 감소에 따라 전국 돼지고기 대표가격이 왜곡되고, 불안정화되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1등급 출현율이 늘었지만, 도매시장에서는 오히려 1등급은 줄고, 2등급 출현율은 증가세다. 도매시장이 돼지고기 소비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 사이 도매시장 경매가격은 대표가격으로 위상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정부, 관련단체 등에서는 이를 보완하지 않은 채 무관심으로 방치해두고 있다. 산지 수집기능 강화, 고품질 규격돈 출하 증대·상장비율 확대 등 공정한 돼지 대표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 정책을 서둘러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통인들은 또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돼지지육 대다수는 대형유통업체 이용도축 물량이다. 중도매인, 소매유통업체 등은 저품질 비규격돈(모돈, 종모돈, 위축돈) 위주 수탁(상장) 소량물량만을 처리해야 하는 실정에 내몰렸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렇게 도매시장은 공판기능을 상실한 채 단순 도축장으로 전락해버렸다. 이에 따라 소 위주 도매시장으로 재편됨은 물론, 일부 도매시장에서는 아예 돼지 공판기능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너지는 돼지 도매시장을 살리려면 소상공인 상생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그 일환으로 중도매인, 매참인 등 거래인 지원책, 정육점, 요식업 등 육류 소매유통업체 활성화 방안은 필수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안법 등에 의거,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도매시장 제반 문제점을 수시로 발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유통인들은 이날 “정부가 추진 중인 축산물 가격 의무보고제의 경우, 자율경쟁 수급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유통가격’ 발생 소지, 수시 가격 변동과 시장 혼란, 다양한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기준가격으로 제기능을 발휘할 것인지 의문이다.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진웅 한국식육운송협회장은 “도매시장은 축산물 수급조절, 공정가격 유지, 생산자·소비자 권익보호 등 공적기능을 갖춰야 한다. 도매시장 정상화를 통해 수입 축산물 잠식에 대응할 보다 안정적인 돼지고기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도매시장 정상화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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