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양봉 업계가 ‘사양벌꿀’ 명칭을 ‘설탕벌꿀’로의 이름 변경을 두고 찬반 논란이 격돌하는 가운데 유통구조 제도 개선을 통해 사양벌꿀을 식품업체에서 원료 꿀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 제시돼 이목이 쏠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우리 양봉 업계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들어 가뜩이나 양봉 업계가 기후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꿀벌집단 폐사 및 실종 사태가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천연꿀 생산량 감소를 비롯해 병충해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30년부터 한·베트남 FTA 협정에 따라 수입 벌꿀 관세 철폐까지 앞두고 있어 국내 양봉산업은 풍전등화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최근 사양벌꿀 명칭 변경까지 공론화됨에 따라 이제는 위기를 넘어 자칫하면 다 같이 공멸할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하나의 대안으로 유통구조 제도 개선을 통해 기존의 사양벌꿀 명칭은 그대로 두고 식품업체나 양봉농가에서 사양벌꿀을 개별적 소분해 유통과 판매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시키고, 다만 사양벌꿀을 식품업체에서 오로지 식품 원료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면 사양벌꿀을 생산하는 농가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시중에 사양벌꿀이 유통되지 않으면 천연꿀 시장도 지켜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해당사자들 간의 극명하게 갈리는 격렬한 논쟁은 이제부터 서로가 자제하고 천연꿀 생산 농가와 사양벌꿀 생산 농가가 공동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우리나라만 존재하는 벌꿀 생산방식에 있어 패러다임 대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대변화에 걸맞게 현재의 양적 성장을 넘어 이제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외도 전문가들은 “기존 이동양봉에서 고정양봉으로 전환하고, 또한 벌꿀 생산방식도 그동안 ‘농축꿀’로 생산했다면, 앞으로는 자연 그대로의 ‘숙성꿀’ 생산으로 탈바꿈하여 벌꿀의 품질을 한층 높여 고급화함으로써 수입 꿀과 경쟁에 나서야만 한다”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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