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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한우 사육과 미래세대

  • 등록 2024.01.30 20:34:36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2023년 12월 한우 사육두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에 의하면 343만 두이다. 2022년 350만 두로 증가한 이후 소폭 감소하고 있다. 정부와 한우 사육 단체, 농가들의 감축 노력으로 감소한 것이다. 2023년 12월 관측 전망에서는 저능력 암소 선제적 도태, 송아지 번식에 신중을 기하는 등 자율적인 수급 조절과 같은 노력이 있다면 2024년을 기점으로 사육 두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2025년 316만 두의 한우 사육두수가 될 것을 예측했다. 더욱이 2026년에는 309만 두로 사육두수가 현재보다 30만두 이상 감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다수의 관측은 사육두수가 감소되면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로 현재보다 소고기 가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예측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측에 필자는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첫째는 예측한대로 사육두수가 감소할 것인가? 둘째는 한우 사육두수 감축은 소고기 자급률 감소를 의미한다. 수입육에게 빼앗긴 시장을 다시 찾고, 대체 소비재(다른 축종의 고기)가 침투한 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가? 
사육두수 감축의 당위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축 노력은 정부를 비롯한 한우 사육농가가 사활을 걸고 이뤄내야 할 과제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감축 방안으로 주로 거론 되는 것은(축산신문 2022년 5월 기사에 의하면) 농축협과 한우 협회가 번식암소를 줄이고 미경산 암소 비육사업 등을 장려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단순 감축 정책에는 저항과 부작용이 따른다. 많은 농가들이 한우 가격 폭락과 폭등 사이클을 경험했다. 생산 농가와 단체는 사육두수 감축에 공감은 하고 있으나 자기 살을 깎는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 남들이 사육두수를 줄이면 내가 돈을 벌수 있다는 신념으로 참을 때까지 참아보고자 할 것이다. 한편 감축에 성공해서 시장 내 한우 출하물량이 조절되어 가격이 회복하더라도 1차원적 감축 정책에 의해 산업 불균형이 발생할 것 판단된다. 그 중 제일 큰 문제는 중소형 번식농가의 축소와 폐업으로 한우 송아지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그로 인해 송아지 가격이 균형을 잃는 일이다. 따라서 1차원적 한우 사육두수의 감축 방안은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고 대부분의 업계 종사자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또는 정책의 개입으로 한우 사육두수가 감소되어 시장 정상화에 대한 노력을 했음에도 한우 산업이 과거의 영광으로 돌아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필자는 많은 의문을 갖는다. 우리가 스스로 산업의 외형을 줄여 시장이라는 옷에 맞추는 격인데 이는 불확실성이 강한 시장에 주도권을 내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우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산업을 구성하는 패러다임의 지각변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는 한우고기를 소비하는 수요자들의 특성과 트렌드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과거 “한우 고급화 전략”이나 “한우고기 청소년 맛들이기” 와 같은 한우 특성을 바탕으로 소비 트렌드를 공략한 결과는 지금까지 산업을 지탱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미래 세대인 MZ들의 소비 트렌드를 엿보고 방법을 찾고자 한다. 어떤 시대이든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이 버릇이 없고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미래 지향적 가치관을 갖고 있고 그것을 실현 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세대는 그 방법이 소비의 형태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지속 가능성을 중요시하고 윤리적 소비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저탄소, 자원 순환 농업에 대한 관심이 크고, 더 나아가 본인이 소비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게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동물 복지적 관점이 내면에 강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한우 산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오해 소지들을 적극 해명해야 한다. 또 그 과정을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개인화와 다양성은 MZ세대들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즉 소고기 소비 취향도 다양화 되어 있으므로 현재 고 마블링 중심의 생산 체계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변화된 특별한 소고기는 소비자들 스스로 소셜미디어,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홍보되어 자연스럽게 소비자 셀프 마케팅이 이루어질 것이다. 분초단위의 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초고속 사회에서는 간편성과 편의성이 강조된다. 한우 소비시장은 또한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MZ세대는 이미 세계화가 된 국제적 감각을 갖고 있고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가 MZ세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가치 창출에 성공한다면 이미 국제적 가치를 인정 받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우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고 와규 이상으로 국제적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한류 콘텐츠도 같은 맥락으로 세계적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한우는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한다. 독수리가 자신의 부리를 깨고 발톱을 뽑아 제 2의 인생 서막을 여는 것처럼 우리도 발굽을 다듬고 뿔을 갈아 새로운 시장을 향해 황소처럼 돌진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사육두수를 감축하는 일은 우리 산업을 지키는 한 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와 한우 산업이 지속가능한 가치로 소통한다면,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성공할 것이고 진정한 환골탈태를 이루어 세계 일류의 한우로 자리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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