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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 <9> 충북 충주 우일농장

“야생초로 건강한 돼지 키워…악취 사라진 양돈장”

질병 화재 큰 위기 뛰어넘고 모범농장으로 우뚝
소나무 숲과 꽃밭이 어우러진 수목원 같은 농장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받은 충북 충주 우일농장(대표 우종훈)은 대지면적 4만3천㎡, 건축면적 5천300㎡에서 돼지 1천560두를 일관 사육하고 있다.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우일농장은 돈사 사이사이에 소나무를 많이 심어 밖에서 보면 농장인 줄 모르고 지나갈 정도이다. 농장 옆으로 작은 강물이 흐르고 강가엔 소나무가 무성하다. 마치 수목원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수목원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소나무는 우일농장 창업자인 아버지의 취미생활이다. 국화는 어머니 솜씨다. 두 분이 농장 조경을 담당하고 있다.” 20년 경력의 부친의 대를 이어 2대째 양돈장을 경영하고 있는 우종훈 대표에게 양돈업은 운명이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돼지와 함께였고 16살부터 아버지를 도우며 같이 일을 했다. 그러다 스무 살 때 대학교 축산과에 입학하면서 아버지의 농장 사업을 바로 물려받았다. 어림잡아 30년 경력이다. 우종훈 대표는 그래서 43세의 젊은 나이에도 업계에선 원로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어머니가 원래 정육점을 하셨다. 돼지를 키워 고기를 갖다 대는 일은 아버지가 하셨다. 돼지는 작업 자체가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학교를 다녀오면 늘 아버지를 도와 돼지를 차에 실어서 도축장에 데려가곤 했다. 거기서 작업해서 정육점을 하는 어머니한테 갖다 드리는 방식이었다.”
우일농장은 특이하게 돼지에게 야생초를 먹인다. 개똥풀과 어성초, 와송, 민들레, 머위 등을 직접 재배해 효소로 만든 뒤 팥과 옥수수를 섞어 사료로 만든다. 사료는 동생 우종철씨가 담당하고 있다.
우종훈 대표가 야생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2년이다. 당시 돼지를 건강하게 키울 방법을 찾다가 야생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모돈 젖이 잘 나오는 방법을 찾다 젖소를 공부하게 됐고 젖소를 공부하다 보니 옥수수를 발효시켜서 먹이면 유량이 잘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자돈도 그런 식으로 공부하다 보니 야생초를 박사 수준으로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야생초를 공부하며 항생제 대체제로 쓸 수 있다는 희망도 봤다. 항생제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건 불가능할 수 있지만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야생초를 먹였는데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이다.
우 대표의 하루는 매일 새벽 5시에 시작된다. 삽을 갖고 들어가 청소를 하며 돼지 상태를 살피는데 돈사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돼지를 살피는 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루가 끝날 때까지 일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왔다갔다 하며 살펴보는데 어림잡아 백 번은 된다고 했다.
우종훈 대표는 30세가 되기 전에 네 번의 큰 위기를 겪었다. 1996년 아버지가 농장을 부업에서 전업으로 돌리자마자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부업으로 할 때는 주먹구구식으로 가능했던 일들이 잘 통하지 않았다. 이어 IMF가 터졌다. 금리가 치솟으며 가계는 급속하게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구제역 발생으로 돈가는 바닥을 쳤다. 그때가 2002년이다.
사람 쓸 형편도 못돼 7개 돈사의 많은 일을 아버지와 단둘이 했다. 그 노력을 보상이라도 하듯 2005년, 2006년은 바짝 경기가 좋아 돈을 많이 벌었다. 이제 됐다 싶었는데 시련은 또 찾아왔다. 2006년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이 유행한 것이다.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발만 동동 굴리는 사이 돼지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갔다. “2005~2006년 사이에 돈 벌어둔 걸 2006~2007년에 다 날렸다. 그냥 죽어 나가는 돼지들을 보면서 안 좋은 생각도 많이 했다. 다행히 당시 아내가 절 잡아줬다.” 이어진 두 번의 큰 화재 그리고 또다시 퍼진 구제역.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우종훈 대표는 위기와 성공을 수 차례 반복했다.
“얼른 복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말 쉬지 않고 미친 듯이 일만 했다.” 그런 위기를 쉬지 않고 일해가며 잘 넘겼기에 지금은 양돈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모범사례가 됐다. 밥 먹을 돈이 없어도 모돈의 영양제는 꼭 챙겼다는 우 대표. 그만큼 ‘농장의 꽃’은 ‘모돈’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어미 돼지 관리법을 주로 알려준다고 한다. “사실 돼지농장은 90% 이상 어미 돼지한테서 결정되기 때문에 어미 돼지를 어떻게 관리해서 키워 내보낼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일농장은 시설 투자를 지속적으로 한다. 환기를 위해 내부에 팬을 설치했고, 겨울처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를 대비해 센서가 달린 전기히터도 들였다. 사료는 한 달에 미생물 3톤을 배양해 먹인다. 미생물로 발효시키면 소화율이 높아져 생 분뇨는 물론 퇴적 분뇨에서도 악취를 줄일 수 있다. 또 분뇨를 구분해서 분(糞)은 퇴비업자가 가져가고 뇨(尿)는 발효시켜 충주 한돈조합에서 처리한다. 퇴비장이 따로 있긴 하지만 쌓이면 바로 내보내 깔끔하고 실제 악취가 나지 않는 농장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 우일농장 CLEAN POINT
- POINT 1. 미생물 배양 & 급여
매일 돈사 청소. 청소를 하면서 겸사겸사 돼지의 상태도 확인한다. 미생물을 한 달에 3톤 배양해 급여한다.
- POINT 2. 분뇨를 구분해 따로 처리
분(糞)은 퇴비업자와 계약해서 가져가게 하고 뇨(尿)는 발효시켜 충주 한돈조합에 위탁 처리 한다. 퇴비장이 따로 있긴 하지만 쌓이면 바로 보낸다.
- POINT 3. 무성한 소나무 숲 조경
소나무 숲으로 헷갈릴 만큼 전혀 돼지농장 같지 않은 정원. 밖에서 보면 돼지농장인 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청소나 조경, 위생 환경도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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