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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수상농가 <8> 강원 춘천 푸른농장

“유기축산에 ICT 스마트 기술 더하다”

국내 유기축산 1세대 친환경 유기계란 생산
대형마트에 전량 납품…수시로 계란 기부도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제5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받은 강원 춘천 푸른농장(대표 최병철)은 대지면적 4만2천975㎡, 건축면적 9천57㎡ 규모의 농장에서 산란계 4만수를 동물복지 유기축산 방식으로 사육하고 있다. 국내 유기축산 1세대인 최병철 대표는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과 HACCP 및 무항생제 인증, 유기축산 인증, 동물복지 인증을 모두 받았다.
강원도 춘천 소양강 중류에 위치한 산자락 아래 마을 구불구불한 산골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면 알록달록한 색상의 깨끗한 축사들과 여러 작은 화분들로 꾸며진 정자,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 등 농장 입구에서부터 최병철 대표의 정성 어린 손길을 만날 수 있다.
“양구, 춘천, 화천, 인제를 돌며 농장 자리를 물색하던 중 여기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둥지처럼 옴팍하게 들어가 있는 자리가 딱 알 낳기에 좋은 형상이다 싶었다.” 푸른농장은 약 1만5천평 부지에서 4만 수의 닭을 키우며 유기계란을 생산한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심사항목과 납품기준이 까다로운 창고형 대형마트와 계약을 맺어 전량이 판매하고, 조금씩 홍콩 수출도 하며 한국의 유기계란을 알리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유기축산 1세대로 발을 내디딘 후 20여 년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걸었다. 이 자리까지 온 게 스스로 참 뿌듯하다. 친환경 유기계란 하면 푸른농장을 알아주니까 자부심도 있다.”
최병철 대표는 1992년부터 강원도 양구군에서 형의 산란계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2002년 독립해 일반 산란계 농장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2003년 강원도 유기축산 시범농장으로 선정되면서 강원지역 최초로 유기계란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4년 유기축산물 품질 인증에 이어 2005년 HACCP(식품안전관리기준)과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는 등 선도적으로 친환경 축산에 앞장서게 됐다. 2008년에는 춘천 북산면에 현재의 농장을 신축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유기계란 생산지로 안착했고, 2015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까지 받았다.
유기축산물은 기본적으로 인공합성물이나 인위적인 변형 산물을 가하지 않고, 가축 사육 시 품종 선발에서 도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연의 방법으로 사육해 생산한 친환경 축산물을 말한다. 유기축산물 인증은 반드시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은 100% 유기농 사료만을 먹여야 하고, 일반 축산업에 비해 같은 면적 대비 더 적은 사육두수를 길러야 하는 등 높은 생산비가 요구된다. 친환경 축산물 관련 인증으로서는 가장 상위의 인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그 차별성을 잘 알지 못한다.
“유기농산물은 아는데 유기축산물은 잘 모른다. 동물복지가 제일 높은 줄 아는데 실제로는 유기축산, 무항생제, 동물복지 순이다. 사료도 농약이 검출되지 않은 유기농 사료만 먹인다.” 최 대표는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수요는 경제발전으로 인한 국민소득 증가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정부가 친환경 축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사료 자체가 고가다 보니 달걀 단가가 비싸다. 그러다 보니 선뜻 구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가격이 비싼 이유와 그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아토피 있는 사람들은 계란을 아예 못 먹지만 유기계란은 먹어도 되기 때문에 아토피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최 대표가 유기축산을 시작했던 2004년에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요가 높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유기축산에 필수적인 유기사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다른 농장주들과 힘을 모아 전국 유기사료 조합을 결성, 부회장까지 역임하면서 더 나은 친환경 축산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높은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낮은 인지도로 판로가 마땅치 않아 정성껏 생산한 유기계란이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고, 조합의 회원들도 하나둘씩 유기축산을 포기하며 조합을 이탈했다.
“생산은 많이 했는데 판매가 안 됐을 때 정말 힘들었다. 그때 유기계란을 일반 가격으로 판매해서 손해를 많이 봤다. 여러 대형마트에 3천개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했는데 하루에 500 개도 못 팔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최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판로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인증서와 계란을 들고 서울로 상경해 업체 담당자들을 만나 유기계란의 가치를 알리는 등 발품을 팔았다. 천신만고 끝에 푸른농장은 국내 대형마트와의 계약에 성공해 본격적으로 유기계란 판매에 돌입했다.
“유기축산은 주변에 제초제나 농약 같은 걸 전혀 못한다. 그래서 잡초 제거를 전부 예초기로 해야 한다. 농약을 치면 바로 인증이 취소된다. 모든 걸 다 손으로 해야 하니까 자동화를 해놨는데도 힘들다.”
푸른농장은 스마트축산 도입 및 동물복지 요소를 고려한 사육환경 조성으로 더 나은 친환경축산 실현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 축산은 축사 내부의 온도, 습도, 암모니아 농도 등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등 축사 내외부의 환경 모니터링과 조절 장비의 제어가 가능해 더욱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유기축산과 스마트 축산의 결합으로 닭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란율이 1/100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전국 매장에 유기계란을 유통하는 것이 꿈이라는 최 대표. 유기축산 1세대로서 자부심을 갖고 인생이 끝날 때까지 뼈를 묻을 생각이다. 그래서 유기축산의 가치 홍보를 위해 사육 노하우와 경영 및 기술 방법을 공유하며 축산업을 시작하려는 후계축산인의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성공을 거뒀지만 힘겨웠던 과거를 잊지 않고 불우이웃들도 가족처럼 보살핀다.
“독거노인, 장애인단체, 기독교단체, 지자체 등에 매달 수시로 계란을 계속 보내고 있다. 한꺼번에 보내면 납품을 못 하니까 수시로 보내는데 연 7천만원 정도 나가는 것 같다. 예전엔 사료값이라도 벌어보려고 헐값으로라도 팔았는데 이걸 나누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더 행복해졌다. 이제는 기부가 삶의 낙이 됐다. 기부하고 거기서 힘 받아서 더 열심히 일하면 되니까 전혀 아깝지 않다.”

# 푸른농장 CLEAN POINT
- POINT 1. 악취 저감을 위한 안개분무장치
ICT로 환기를 시켜주고 악취가 발생할 경우 안개 분무 장치를 가동해 악취 저감제를 뿌려준다.
- POINT 2. 유기축산 분변 처리시스템
닭의 분변이 모래가 되기 때문에 노계를 뺄 때 한꺼번에 분변을 처리한다. 케이지 사육에서는 상상도 못할 방식으로 유기축산이라 가능하다.
- POINT 3. 정기적 예방 접종 질병 원천 봉쇄
인증된 유기사료와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먹인다. 닭이 알을 낳기 전까지 정기적 예방 접종을 하고 수질 검사도 1년에 한 번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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