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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사료 자급화 과녁 맞히기 <7>조사료 성질과 사용 한계의 탐색

조사료 제조·저장 시 손실 상황 과학적 분석


김 동 균 상지대 명예교수(한국가축사양표준제정위원회 위원)


원인 찾아 최소화…이용효율 증진의 첫 걸음


7-1. 조사료 사용시 숨겨진 현실적 문제 

조사료는, 에너지 농도는 비교적 적고(TDN 70이하) 섬유소의 함량이 높으며(CF 18%이상) 대체로 단백질은 낮은(CP 20%이하) 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대부분의 조사료가 포함되지만, 현재 지구상에서 사료로 쓰이고 있는 물질은 2천종이 넘기 때문에 그 다양한 성질을 영양소 함량 숫자로 획정하기 어렵다. 심하게 말하면, 영양소를 지닌 물자 중 짐승이 섭취할 수 있는 재료는 모두 사료가 될 수 있으므로 비정규사료에는 동물배설물, 오폐수찌꺼기, 구더기 및 파리, 지렁이 등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사료를 분류하는 기준을 정하기까지 오랜 시행착오가 반복되었다. 결국 국제 사료구분번호(IFN)체계가 사료를 8개 그룹으로 나누면서 학술적으로도 정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구분해도 늘 예외는 있게 마련이어서 분류기준을 넘나드는 사료들이 적대표적인 예로, 잘 익은 옥수수 자루가 달린 corn silage는 사일리지류(3번)로 분류되어 있으나 에너지사료(4번)의 한계를 침투하여 농후사료의 상당부분을 대체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는가하면 사탕수수 찌꺼기나 감귤박은 외관상 조사료일 것처럼 보여도 이들은 엄연한 에너지 농후사료로 분류되어 있다.

더 놀라운 점은, 봄볕을 받고 있는 초지의 어린 풀은 조단백질이 25~30%에 달하기도 하고, 대부분이 즉각 소화되기 때문에 TDN도 농후사료에 전혀 뒤지지 않을 수 있다.   

축우사양에 조사료와 농후사료의 혼합비율이 거론된 지는 오래되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어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점을 여기서 지적해 둔다. 예컨대, TMR의 조농비(粗濃比)에 의존하는 사양체계는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조농비란 조사료라고 볼 재료가 대략 몇 % 섞여 있음을 나타낼 뿐이지 그 숫자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엄격히 말하면, 소에게 좋은 식단이란, 재료 이름의 배합 비율로 표현할 일이 아니라, 영양소의 성분함량을 나타낸 결과를 보고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료배합비를 정하는 기준은 영양소별 순수함량을 따지기 위하여 수분이 없는 건물량 기준(dry matter basis)으로 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컴퓨터로 설계한 최고의 사료를 만들어 주었는데 소가 먹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즉, 컴퓨터는, 영양소의 양을 정확히 계산할 수는 있지만 소의 입맛을 식별하거나 사료를 섞어주었을 때 나타나는 특수한 영양까지 진단할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7-2. 조사료는 소에게 얼마만큼 주는 것이 좋을까?      

소에게 조사료를 어느 정도 주는 것이 안전할까? 이 질문은 오래 추구해 온 화두이다. 지난세기 말까지, 젖을 분비중인 젖소에게 ‘사료중 조섬유는 15~17%가 적정하다’라고 알려졌었다. 그러다가 그 후, 섬유질 안전공급 기준은 ADF 19~21%, NDF 25~28%로 보충되었다. 왜냐하면 식물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리그닌이라는 물질과 섬유질이 결합되면서 소화할 수 없는 섬유소의 분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좀 더 심화된 조건에서 반추동물이 어느 수준까지 적응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 끝에 젖소는 조농비 25:75, 조섬유 함량 13.5% 조건에서도 일시적으로는 적응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그러나 반추동물에게는 평생 적정한 조사료를 주어야 생산 활동이 원만히 유지된다는 점을 기억하여야 한다. 즉, 젖소에게는 최소한 체중의 1.5%에 달하는 조사료 건물량(체중 650kg인 젖소에게 약 10kg의 조사료건물, 건초량으로는 약 11kg)이 지원되어야 하고 이것에 터 잡은 젖소에 대한 청초소요량을 두당 연간 18톤으로 잡은 것은 매우 설득력 있는 지표이다. 한편, 비육 출하하는 한우의 경우, 성장기에 양질 조사료를 충분히 먹여 키울 것을 권하고 있지만 비육단계에 들어가면 조사료는 농후사료 먹이기 위한 소화제로서 주는 시늉만 낼 뿐 전체사료 중 비중은 매우 적다. 그렇다면 왜 한우에게는 적정비율의 조사료 급여를 적용시키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명(命)을 미리 정해 놓고, 그 때까지만 살아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7-3. 조사료 이용효율 증진의 첫걸음 

조사료 이용의 원초적 형태는 풀이 나 있는 곳에 소가 접근하여 뜯어먹는 방목 형태이다. 윤환 방목 등 다양한 방목법으로 방목장의 이용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목초의 성장단계와 날씨에 따라 이용효과는 크게 달라질 뿐 아니라 방목장에 배설한 분뇨가 거름효과만 주는 것이 아니라 목초의 성분을 변형시켜 채식기피 현상도 가져오므로 결국 풀사료를 알뜰하게 쓰기에는 장애가 된다. 이것을 개선하려고 무방목 체제(zero grazing system)가 나와 사람이 청초를 베어서 소 입에 대령하는 방법(청예사료 급여법)이 나타났지만 이 역시 우천시에 트랙터가 초지 작업하기 어려워 지속적인 이용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온대지방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은 풀이 자랄 수 없는 고초기(藁草期)가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소를 살아있게 하려면 저장조사료인 건초와 매초(埋草; silage)를 먹여야 한다. 따라서 조사료의 수분함량이 높은 생초부터 담근먹이인 매초, 그리고 수분 많은 건초부터 햇볕을 쪼여서 만든 건초에 이르기까지 수확 제조과정부터 저장 및 급여작업에서 발생되는 손실의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원인을 찾아 줄이는 일이 조사료 이용효율을 높이는 첫 걸음이 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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