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인 석 교수(경남과학기술대 동물생명과학과)
축산물 시장은 한미 FTA에 따라 올해부터 무관세로 돼지고기가 수입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전체 축산물이 완전 무관세(0%)로 수입된다. 따라서 축산업계는 수입 관세 0% 시대를 대비하여 국내 축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디테일 전략을 세우고 있다. 수입축산물과 차별화되는 국내 축산물 생산 및 소비 전략수립에서 사회경제구조 및 가치관의 변화, 건강 지향적 식품 소비문화, 가축질병 발생 및 가짜 축산정보(인포데믹) 대응과 같은 구체적 현황의 분석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축산물소비량은 53.9 kg(2018년)으로서 축종별로는 돈육 27 kg, 계육 14.2 kg, 쇠고기 12.7 kg 등으로 비교적 특정 육류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지 않고 균형을 이루고 있다. 향후 국내 육류소비량은 통계 자료, 인구 구조 및 동양 문화권의 식문화 등으로 판단해보면 그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육류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주된 요인은 우리나라, 중국, 브라질 등과 같이 급격한 경제발전과 젊은 층의 경제활동 인구 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상황을 뒤돌아보아야 한다. 뉴라이프 스타일 시대로서 1인 가구 급증, 베이비 붐 세대 은퇴 등과 같은 인구 구조 변화로 국내 축산물의 소비 형태에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육류소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소고기나 돈육의 소비량보다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1970년대는 전체 축산물 소비에서 가금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였으나 지금은 50%까지 증가했다. 적색육 대신 백색육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이다.
지금 코로나19와 같은 전 세계적 전염병 발생에 따른 면역증강 식품이 재조명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의하면 올해 2월18일부터 3월17일까지 농협하나로마트의 축산물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36.6% 증가했다고 한다(축산신문). 육류는 고단백질 식품으로 면역 단백질의 가장 중요한 원료가 되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육류의 종류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비타민 B1(티아민), 엽산, 아연, 셀레늄, 철분 등이 식물성 식품에 비해 월등히 높아 면역증강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한우 사육두수가 316만 두수로 증가했지만, 가격 안정세를 보이며 돼지가격도 올해 초와 비교해 평균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면역증강 육류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일조했다.
국내 축산물 시장의 판도에 미치는 또 다른 중요 요인으로서 AI, FMD, ASF 등과 같은 치명적 가축 질병이다. 이러한 질병이 발생할 때 가격과 소비의 변동이 심각하게 나타나 해당 축종의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곤 한다. AI가 심각하게 발생하면 전국에서 자영업자가 많이 종사하는 치킨업체가 10% 이상 폐업하는 등 축산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가 동시에 황폐화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사회적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로 믿지 못하고 가짜 정보에 대해 모두가 너무 쉽고 빠르게 현혹당하며 이러한 것들로 신뢰 사회가 무너지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중매체를 통한 지나친 상업주의적 기삿거리를 위해 육류섭취가 마치 현대인에서 건강의 주적이라는 잘못된 축산 인포데믹이 판을 친다. 축산물 섭취는 무조건 해롭고 채식은 질병을 치료한다는 편견적 사고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식생활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영양학자들도 한결같이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 대부분의 성인병 원인은 축산물 섭취가 아니라 영양소의 과잉 및 잘못된 섭취 방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인터넷과 SNS를 통한 넘쳐나는 인포데믹에 적극 대처하여 면역증강 식품으로서 축산물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국내 축산물 시장은 복잡한 국내외의 유동적 요인에 따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무관세(0%) 시대에 대비하여 우리의 축산업이 국민생명산업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세부전략을 지속해서 보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