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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알쓸기축’ : 알아두면 쓸데있는 기후변화와 축산

  • 등록 2020.01.03 10:52:57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2019년 12월 2일부터 15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이번 당사국총회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2015년에 채택된 파리협정의 이행에 필요한 17개 이행규칙 중 2018년에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하지 못한 탄소시장지침을 채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도국 지원에 사용할 탄소시장 거래금액, 온실가스 감축분 거래 시 이중사용 방지 등 여러 쟁점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판매국과 구매국 간의 입장차가 있어 탄소시장 지침을 합의하지 못하고 폐막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농업과 관련한 협상 내용으로는 2017년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2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결정문인 Koronivia 결정문이 있다. 기후변화협상에서 Koronivia 결정문은 농업과 식량안보가 기후변화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유엔기후변화협약의 농업부문 협상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전진이었다. 농업을 기후변화 협상과정의 주류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기후변화협상에서 농업과 식량안보의 논의 과정에서 변화가 생기고 적응, 완화, 그리고 농업생산성이 서로 시너지와 교환작용(trade-off)이 있음을 다루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20년 영국 Glasgow에서 열리는 당사국회의까지 다음 항목들에 대한 작업이 시작되었다(① 농업과 관련된 5개의 연속된 워크숍의 결과물들을 적용할 양식, ② 적응, 적응의 상호이익, 탄력성에 대해 논의하는 방법, ③ 초지와 농지의 토양탄소 증가, 토양 건강과 토양 비옥도, ④ 지속가능하며 탄력성 있는 농업시스템을 위한 향상된 영양분 사용과 가축분뇨관리, ⑤ 향상된 가축관리시스템, ⑥ 농업분야에서 기후변화의 사회경제 및 식량안보). 이를 위해 ①~③까지 논의를 하였고 이번 COP25에서 ④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협상 과정에 큰 진전이 없었으며 내년에 영국 글래스고(Glasgow) 당사국회의까지 ④~⑥에 대한 작업들을 마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에 제시한 Koronivia 결정문에 따른 작업 내용을 보면 축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 ③, ④, ⑤라고 할 수 있다. ‘③ 초지와 농지의 토양탄소 증가, 토양 건강과 토양 비옥도’를 위해서는 초지와 농지에 유기물(탄소원) 투입을 통해 토양 내 탄소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축분뇨 및 그 처리물(퇴/액비)들이다. 가축분뇨를 사용할 때 토양 내 공극성(토양 입자와 입자 사이의 빈 공간)을 높이고 미량영양분의 공급이 가능하다. ‘④ 지속가능하며 탄력성 있는 농업시스템을 위한 향상된 영양분 사용과 가축분뇨관리’에서도 가축분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축은 사료를 먹고 소화하지 못한 영양분을 분뇨의 형태로 배설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분뇨를 작물 재배에 사용하게 되면 사료작물-가축-분뇨-사료작물의 순서로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가축분뇨관리를 한다면 화학비료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경축순환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⑤ 향상된 가축관리시스템’은 축산의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ICT 기술, 가축에 적합한 영양소 공급 기술, 가축관리 기술 등을 이용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한 농업, 식량안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축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농업생산성과 소득을 올리고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기후스마트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를 제시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탄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온실가스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기후스마트농업은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인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도 연계되어 있다. 이 SDGs는 ‘사회발전’, ‘경제성장’, ‘환경보존’의 세가지 축에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네덜란드의 다국적 금융회사인 Rabo bank는 기후스마트농업이 SDGs의 17개 목표 중 기아해결, 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일자리, 지속가능한 소비-생산,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파트너십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FAO는 지속가능한 식량과 농업의 5가지 요소(생산성 증가, 식량시스템에서 고용 및 가치 증가, 자연자본의 보호와 향상, 경제성장과 생계수단의 향상, 새로운 도전에 대한 관리방법의 적응)와 아래의 20가지의 주요 행동을 제시하였다. 생산성 증가 요소를 위한 행동은 생산적 자원, 자본, 서비스에의 접근성 향상/소규모 생산자와 시장과의 연결/생산과 소득의 다양성 권장/생산자의 지식 향상 및 능력 개발이다. 식량시스템에서 고용 및 가치 증가 요소를 위한 행동은 토양 건강 증진 및 토양 회복/수자원 보호 및 관리/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기능 보호/손실 감소, 재사용 및 재활용 확대, 지속가능한 소비 증진이다. 자연자본의 보호와 향상 요소를 위한 행동은 불평등 해소/종신직장권의 증진/생산성과 소득을 향상하기 위한 사회적 보호체계 이용/영양 향상 및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 증진이다. 경제성장과 생계수단의 향상 요소를 위한 행동은 충격 예방 및 충격으로부터의 보호, 탄력성 향상/충격 대비 및 반응/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생태계의 탄력성 강화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관리방법의 적응 요소를 위한 행동은 정책 대화 및 협력 강화/혁신 시스템 강화/투자와 재정 적응 및 향상/환경구현 강화 및 제도적 프레임워크 개선이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의 중점추진과제는 농업과 농촌의 다양한 일자리 창출, 스마트 농업 확산, 공익형 직불제 개편, 신재생에너지 확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유통체계 확산, 농축산물 생산단계 안전 및 환경관리 강화이다. 이 내용들은 기후변화협상과 FAO에서 내세우고 있는 내용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정책도 세계의 흐름과 시간적으로는 좀 다를 수 있지만 내용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진행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기후변화에 빨리 대응할수록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발맞춰 나갈 수 있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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