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삼겹살과 함께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을 지탱해 오던 목심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구제역백신 접종에 따라 이상육이 나타나면서부터다. 특히 이상육 발생이 여러 번 방송을 타면서 그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근 축산물 판매대를 둘러보면 국내산 목심을 찾아보기 힘들다. 매장에서 “혹시 이상육 사고가 터질까봐” 미리 수입육으로 갈아타버리고 있는 것이다. 가격에서도 목심은 점점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목심가격은 삼겹살과 대동소이했다. 캠핑이 한창 유행할 때는 오히려 삼겹살 가격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셋 째주 목심가격(일반육 냉장, 공장출고가격 기준)은 Kg당 1만700원이다. 삼겹살 1만2천500원과 비교해 15% 이상 싸다. 실제 매장에서의 판매가격은 더 벌어진다. 덤핑 물량이 나올 때 목심은 6천원~7천원선에 거래되며 시장 질서를 크게 흐트려 놓았다. 육가공 업체들이 부득이 B목심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기 일쑤다. 이러한 빈틈은 수입육이 파상공세를 펼치는 빌미가 됐다. 올 3분기까지 목심 수입은 3만6천892톤으로 지난해 전체 3만7천622톤에 벌써 바짝 다가섰다. 목심 위상 추락은 이렇게 그냥 놔둘 일이 아니다. 목심 시장을 반드시 되찾아와야만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양돈 업계는 설명한다. 올해 60%대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되는 돼지고기 자급률을 다시 끌어올리려고 해도 목심 시장 활성화는 필수다. 특히 육가공 업체들은 그간 목심 등 선호부위를 통해 비선호 부위의 판매부진을 메워왔다. 그렇게 되지 않으니 적자 행보를 걷게 됐다. 올해 그 골이 깊어진 것도 목심 판매부진이 한몫했다. 이 추세가 더 길어지면 만성적자에서 헤매 일 수밖에 없다. 양돈농가에게도 큰 손실로 돌아온다. 당장 목심가격이 하락하면 정산비용이 줄어든다. 여기에 이상육이라도 나올 경우 두당 1만원~1만5천원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 결국 원인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양돈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목심 부위 이상육 발생을 최소화해 품질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 과정에서는 구제역백신을 잘 접종하고, 피내접종 등 기술적으로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육가공 업계 관계자는 “삼겹살과 목심은 국내산 돼지고기의 얼굴이다. 결코 내주거나 양보해서는 안된다”며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돼지고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양돈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