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과 함께 국내 유입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중국산 돼지부산물에 대해서도 검역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국 “국제검역기준 적용”
검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부산물은 돼지 장(소시지케이싱용)이 3만3천494.6kg, 돼지 및 멧돼지털과 그 웨이스트가 8만402.6kg, 돼지가죽 3천735,4kg 등 모두 11만7천632.6kg인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정부가 체결한 검역조건을 충족한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서 돼지장의 경우 현지에서 염장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며 국내에서 재염장과 수세 및 락스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빗자루 제작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돼지털은 100℃에서 2시간 가열을, 돼지가죽은 무두질 과정을 거치며 강산, 또는 강알칼리 처리를 거친 제품만 수입이 가능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돼지부산물이라고 해도 국제기준에 따라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인 방법을 거쳐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만 수입이 허용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식용제품의 경우 반드시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중국 현지 가공장의 생산제품만 수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염장육에서 182일 생존
하지만 양돈업계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돼지장의 경우 염장처리를 거친다고는 하나 ASF 바이러스가 염장고기에서도 182일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ASF 유입원으로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산 돼지털에 대한 시각도 다르지 않다. 비식용 제품이다 보니 우리 정부의 현지 작업장 승인이나 확인 절차가 없는 만큼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이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100℃에서 2시간 가열’을 거친 돼지털을 상품으로 사용할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가 동일한 조건으로 돼지털에 대한 가열실험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PH 3.5~11.5에서도 ASF 바이러스의 생존이 가능한 만큼 강산 또는 강알칼리 처리 과정을 거친 돼지가죽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양돈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사례 주목
한 수의전문가는 “원산지가 중국이다 보니 더 우려가 큰 것 같다”며 “미국에서 발생한 PED의 경우 가열처리 의무를 준수치 않은 중국산 혈분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를 감안할 때 양돈업계의 불안감이 무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기존의 검역관련 국제기준 대부분이 ASF 확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인 만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표출되고 있다.
양돈업계는 중국산 부산물에 대한 대폭적인 검역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돼지고기 멸균제품을 제외한 다른 제품의 바이러스 존재가능성을 우려, 안전성 검사를 거친 중국산 부산물만 국내 유통이 가능토록 정부에 건의했다.
특히 검사 결과 위험요소가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수입금지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