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무려 35년간 단 한차례의 개정없이 사용되며 종돈업계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국내 종돈검정능력 보정방식. 실측치와 보정치 사이에 심각한 편차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결국 사실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표면화 되고 있다. 정P&C연구소(대표 정영철)는 최근 열린 CNPC(협동조합 종돈개량네트워크 시스템) 실무협의회를 통해 가야육종에서 실시한 등지방 실측치와 보정치 비교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6주간 연속으로 가야육종 보유 종돈에 대한 개체별 등지방두께를 측정, 현행 정부 고시 90kg 보정식으로 산출한 등지방두께와 비교한 것. 그 결과 90kg을 기준으로 체중이 10kg 증가할 때 마다 평균 3.75%씩 하향 편차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정영철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매년 출하체중이 높아지면서 성장곡선도 달라졌다”며 “하지만 90kg 기준 정부 고시 보정식은 1983년 적용 이래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기술적으로 공식 자체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체중이 큰 현재의 종돈에는 부적합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등지방두께는 물론 90kg 도달일령 역시 현행 보정식에서는 체중이 클수록 짧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육능력이 실제보다 과대 평가된 개체가 선발되고 개량에 활용돼온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구나 품종 암수구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 농장별 종돈의 특성이 다른 국내 현실에서는 현재의 보정식으로 농장간 차이를 가늠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보정식의 모델이 된 미국의 경우 1974년 보정식 적용 이후 1987년과 1996년, 그리고 2012년 등 모두 3차에 걸쳐 개정이 이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열 가야육종 대표는 “등지방두께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해외에서AI용 우수유전자를 도입, 활용해 왔지만 육가공업계에서는 여전히 두껍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비현실적인 보정식이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종돈업계에서는 수년전부터 보정식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형 종돈업체들의 경우 현행 보정식을 자체적으로 수정,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종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보정식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육종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 가축개량총괄기관에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축개량총괄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도 보정식의 개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의 한관계자는 “보정식 개정을 위해서는 수많은 실험이 뒤따라야 하지만 현장에 대한 협조요청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현실적인 보정식 개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P&C연구소는 새로운 보정식을 최근 개발, CNPC 참여 종돈장을 통해 검증을 실시하는 한편 품종별, 성별 보정식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