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아, 저 발자국 /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도종환 시인의 시 ‘발자국’이다. 독자의 지나간 시간에 남은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푹푹’ 이라는 의태어를 써서 그 의미가 깊게 그리고 강하게 다가온다. 발자국을 사전에서 찾으면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 그리고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라고 한다. 환경에서도 발자국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용어가 있는데 주로 발자국의 두 번째 의미인 단위에 대한 용어로 사용된다. 몇 가지 용어를 살펴보자. 우선 공산품에 표시가 되고 있는 2009년부터 시행된 탄소발자국. 그 정의는 제품과 서비스의 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 제품 및 서비스의 전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을 숫자로 나타내는 환경성적 표지 제도의 하나로써,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이산화탄소의 양으로 환산하여 표시한 것이다. 생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두부 160g짜리 두 개가 붙은 한 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총 275g의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배출하는 것으로 표시된다. 이는 공장에서 제조하기 전에 원료 생산에서 58g, 제조 과정에서 232g의 이산화탄
윤 요 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국내 목장형 유가공업은 1990년대에 시작됐지만, 최근 돼서야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낙농가 골칫거리인 잉여 원유를 소비하고 6차 산업 활성화 기조와 맞물려 성장해 가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목장형 유가공업은 현재 100여개 소에 이른다. 정체돼 있는 낙농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최근 목장형 유가공품과 관련된 식품안전사고들을 보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이 잘 다져지지 못한 채 산업이 발전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1월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일부 목장형 유가공품에서 대장균과 식중독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을 초과했다. 그리고 이 사고 발생 7개월 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 유통 중인 목장형 유가공치즈에서 대장균군과 대장균이 기준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이 산업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1개월에 1회씩 하던 자가품질검사 ‘축산물가공업 영업자 등의 검사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18-1호)’를 2개월마다 하는 것으로 완화한 것이 원인이 되었을까? 생산자들은 법에서 정하는 대로 위생교육(식품
이 명 지 대표((주)안씨젠) 관능평가 객관성 ‘글쎄’ 어떤 냄새가 악취인지 향기인지를 칼로 베듯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다. 같은 냄새라도 농도와 개인의 경험에 따라 향기가 되기도 하고, 악취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방귀벌레 냄새의 원인은 헥산알인데, 이 헥산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향료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좋은 냄새, 향기라 불리는 장미를 예로 들어보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합성향수의 문제가 보고되어,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에서는 합성향이 천연향보다 2~3배나 독성이 강하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 결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합성 향수 독성문제와 함께, 우리가 보편적으로 “좋다.”, “향기롭다.”라고 느끼는 천연 장미향에도 독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독성이 있지만, 예쁜 장미라는 좋은 인식과 향이 좋게 각인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같은 냄새라도 누군가의 관능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해 부르는 해결방법 축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서 냄새 제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궁극의 판단이 사람의 코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냄새를 맡는 사람의 성향이나 신체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계란 살충제 파동과 AI 발생으로 인하여 주변 농장에서 발생된 살처분으로 산란계 사육수수가 감소돼 폭등된 계란값 덕분에 전국적으로 사육 규모를 늘리면서 2018년부터 산란계농가는 과잉공급으로 계란을 생산가 이하로 납품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작년부터 산란계농가들은 경제적 손실을 크게 입고 있다. 이러한 손실을 입은 원인은 다양한 이유에 근거하지만 우선 가장 원론적인 얘기부터 해보자. 국내에서 대형마트는 주변에서 위생적이고 고품질의 계란 생산이 가능한 대형농장과 계약생산이 체제화 돼, 양자 모두 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과잉공급 시에는 매우 저렴하게 계약 판매됐을 것으로 추론된다. 또한 이러한 대형마트와 계약하지 못한 대형 농장과 약 500여개 소규모 농장은 중·소규모 유통상인을 통해 출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과잉 시 판매에 어려움으로 인해 할인판매가 다반사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으며, 그 여파로 계란 시장가격은 생산가 이하로 기록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발생됐다. 최근 국내 유통되는 가공란 비율은 약 20%다. 이중 사실상 수입되는 분말란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다수다. 이러한 수입 분말란의 품질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시작하며 동물복지 오리농장 인증기준은 2016년부터 도입되었으며 동물복지인증제도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시행된 축종이다. 국내의 동물복지인증제도가 도입될 때 시급하게 사육환경 개선이 요구되는 축종별로 도입시기가 결정되었다.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인증이 시작된 다른 축종에 비하여 오리의 사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동물복지인증제도의 도입이 결정될 당시 크게 4개 축종(산란계, 돼지, 육계, 한·육우 및 젖소)의 인증제도만 고려되었으며 이 축종들의 사육환경을 고려해서 도입시기가 결정되었다. 염소와 오리는 이후에 추가적으로 시행된 축종으로 축종별 사육환경을 고려해서 인증제도의 도입시기 결정한 내용과 염소, 오리의 사육환경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우리나라의 오리사육은 2011년에 약 1천350만 수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현재에는 약 938만 수로 줄어들었다. 오리고기의 1인당 소비량도 감소했는데 한국오리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1인당 약 3천400g의 오리고기를 섭취했으나, 2018년에는 1인당 2천273g의 오리고기를 섭취하는데 그쳤다.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우수 유전자 더 많이 활용 인공수정은 14세기에 말에서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돼지 인공수정은 우수한 종돈을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해서 시작된 것으로 1900년대 초반에 러시아에서 시작되었다. 전문적인 기술과 생산하고 보관하는 위생적인 환경,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며 산자수를 포함한 번식성적이 저하됨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수퇘지의 유전자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종돈개량을 위해서 인공수정이 활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수정을 사용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1990년 이전에도 종돈 개량을 위해서 냉동정액을 수입하여 사용하기도 했었고 일부 농장에서 수퇘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1,2차는 자연종부, 3차는 인공수정을 실시하던 때도 있었지만 인공수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이다. 통계상으로 확인해보면 1995년에 8개월령 이상되는 종돈의 암수 비율이 13.8:1 (암퇘지75만9천970두, 수퇘지5만4천934두)이었는데 2000년에는 20.7:1, 2005년에는 33.2:1을 거쳐 현재(2019년6월)는 55.7:1 (암퇘지96만183두, 수퇘지1만7천226)을 기록하고 있다
김동균 이사장(前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의학계에서는 널리 입에 오르내리는 말 중 GOK라는 말이 있다. ‘God only knows’의 약자이다. 이 말이 나온 배경은, 사람이 살고 죽는 일에는 항상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는 곧 죽을 사람인데 뜻 밖에 건강을 회복하면서 오래 살아남는 이가 있는가하면, 여러 바이탈사인(vital sign, 호흡, 혈압, 맥박 등 건강의 척도가 되는 1차적 반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환자가 밤사이에 절명해 버리는 일이 큰 병원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은 의학계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많은 영역의 일들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는 것을 알게 된다. ‘곧 이렇게 저렇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던 일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하고,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놀라운 현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일은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크게는 국가 간 외교관계도 나타난다. 작년만 해도 남북 정상회담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의 긴장관계가 완화되고 조만간 평화기류가 찾아올 것을 기대했으나 지난해 가을 트럼프가 하노이 정상회담의 판을 깬 후 다시 국면이
이재식 부산경남양돈농협 조합장 돈가가 장기적으로 침체 되면서 한돈 농가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했다. 근본 대책을 세워야 된다는 언론 보도가 식상할 정도다. 그 만큼 양돈 산업이 전방위적으로 위기라는 점을 정부 관계자들도 인식했으면 한다. 한돈 농가는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나기기 위해 한돈 소비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한돈농가 차원에서만 노력한다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원인은 적절한 수요와 공급 체계를 무시한 무분별한 수입돈육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수입 돈육의 관리는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한돈 산업은 고사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식량 안보차원에서 오늘의 한돈 산업을 바라보고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돈 자급률 70%대가 무너지고 국민 먹거리 삼겹살 시장은 50% 이상을 수입돈육이 잠식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수 많은 양의 수입 돈육이 한돈으로 둔갑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에서 원산지 단속을 철저하게 하고 유통 질서만이라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값싼 수입돈육이 한돈으로 둔갑한다면 한돈은 어디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 한돈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언제부터인가 스마트란 말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고 많은 영역에서 접두어처럼 사용이 된다. 사전적인 의미는 ‘말쑥한’, ‘깔끔한’도 있지만 이제는 ‘똑똑한·영리한’의 의미가 더 익숙한 것 같다. ‘스마트 폰’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으며 그 스마트 폰은 내가 원하는 것(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센서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한 후 내게 필요한 정보를 전해준다. 내가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알려주면 정말 신기하다. 정책적으로도 ‘스마트’란 말이 사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농식품산업 육성을 목표로 스마트농업 확산을 중점 추진사항으로 발표했다. 요약한다면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성과 균일한 품질을 맞추기 위한 대응 방법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과 재배기술을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예로 자주 나오는 단어가 스마트팜이다. ‘내’가 없어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24시간 세세하게 농장관리를 할 수 없지만 스마트팜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은 스마트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농장들이 생겨난다. 그럼 내가 기계보다 스마트하지
김 연 화 회장(소비자공익네트워크) 국내산 돼지고기 즉, 한돈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 소비자 트렌드 변화로 인해 돼지고기가 단순히 식품 섭취 차원을 넘어 축산물의 가치를 지향하는 소비자 의식과 행동으로 전환되고 있다. 근간에 스페인산 돼지고기인 이베리코가 유통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반향을 일으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과 차별화된 돼지고기의 등장으로 소비자는 다양한 품질과 맛에 대한 소비자 만족과 니즈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축산법 제35조에 축산물등급판정 관련법에 따라 축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유통을 원활하게 하며 가축개량 촉진을 위한 돼지도체에 등급판정(1+,1,2등급)을 의무사항으로 적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는 한돈 구입 시 등급에 대한 정보 및 실질적인 기준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최종 구매단계에서 도체등급판정에 따른 가격 차별화에 대한 정보나 기준 없이 구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우는 등급에 따른 가격과 소비자 선택기준이 명확하여 한우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돈(돼지고기)의 경우는 어떤 품종인지, 몇 등급의 판정기준을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최근 이상기후 영향으로 국내여름의 일수는 증가했으며 최고온도가 치솟아 축산농가에서는 고온으로 인한 사육환경관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가금류는 피부에 땀샘이 없고 전신이 깃털로 덮여있으므로 열의 방출이 어려워서 다른 가축에 비해 외부의 환경온도에 민감하다. 닭이 고온환경에 노출되면 열 발산을 위한 대사활동, 혈액흐름 및 호흡이 우선적으로 변화되고,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성장, 번식 및 면역능력 증대를 위한 활동은 저해된다. 닭은 성체의 체온이 약 41.5℃로서 다른 동물에 비하여 체온이 매우 높으므로 스트레스를 입는 혹서기에는 더위로 인한 스트레를 피하기 위하여 개구호흡이나 음수로 체온을 조절하려 한다. 호흡이 지나치면 팬팅현상(입을 벌리고 빠르게 호흡)을 보이며 대사작용에 문제를 야기시켜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된다. 국내에서 지난 2018년의 경우 닭은 약 506만수가 혹서기에 폐사했으며, 올해에도 예년에 비하여 혹서기가 매우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1개월간 약 300여만수의 가금류가 폐사를 했다. 이렇게 더위에 약한 닭에게 혹서기에 냉수의 급여는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다. 물은
윤 요 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축산물 보신에서 주식으로 통계청과 OECD 자료에 따르면 1990년도 우리나라는 1인당 쌀 소비량이 119.6kg이었고 육류는 5.796kg으로 쌀이 주식이었다. 이 시기에 육류는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이기 보다는 보신의 인식이 더 강했다. 하지만, 2018년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은 61kg으로 급감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210g의 즉석밥을 하루에 한 개도 소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육류의 경우 1인당 소비량이 59.3 kg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유제품의 소비량 또한 증가했다. 이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우리나라의 주식은 쌀이 아닌 축산물로 바뀐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스운 이야기로 이제 고기집에서도 밥은 후식으로 분리된다. 주식의 수준에 맞는 안전의식 필요 우리는 육류가 보신인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먹고 배탈만 안 나면 된다”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도 않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인 시대에 주식이 된 축산물이 1인당 GDP 수천 달러 시대의 안전의식으로 관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자가 축산물 생산에서 식품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를 할 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