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연 화 회장(소비자공익네트워크)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된 지 한 달이 넘었다. 구제역·AI에 이어 ASF까지 발생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축산업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한 특징을 가진 ASF는 돼지에 감염되면 치사율 100%를 보이며, 현재 예방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다고 한다.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 수매, 방역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유통·판매되는 돼지고기는 전혀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지만, ASF에 대한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량 살처분의 현실을 보면 꺼림칙하다. 왜냐 하면 사전 리스크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부정책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소통하는 축산업계의 노력도 매우 부족하고 안이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축산관련 업계에서는 돼지고기의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격할인을 실시하여 소비촉진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축산식품 선택에 있어 가격의 높고 낮음보다 안전과 위생, 신선도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ASF 예방과 소비자 안전에 대해 막연히 가열조리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과정에 대한 정보공유를 우선적으로 하여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이런 홍보가 너무 부족한 건 아닌지 아쉽고 안타깝다.
먼저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위험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공유로 소비자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가축질병사고에 따른 소비불황을 가격으로만 해결하려는 생산자와 유통 현장에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항상 이런 사고가 발생될 때마다 병행되는 할인판매에 오히려 우리나라 축산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할까 우려스럽다.
평소부터 위기관리에 대한 소비자대응 매뉴얼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