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9.9℃
  • 맑음강릉 16.5℃
  • 박무서울 12.5℃
  • 구름조금대전 15.2℃
  • 구름많음대구 12.0℃
  • 구름많음울산 13.0℃
  • 맑음광주 13.9℃
  • 구름조금부산 16.3℃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5.7℃
  • 구름많음강화 13.1℃
  • 구름조금보은 11.0℃
  • 구름많음금산 11.9℃
  • 구름많음강진군 13.5℃
  • 구름많음경주시 9.3℃
  • 구름조금거제 17.8℃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사설>감축 외치며 뒤에서 늘린 대규모 농가

  • 등록 2013.07.24 11:27:47

 

소 돼지 가격 안정을 위해 저능력우 도태, 모돈 감축 운동이 전개된 가운데 지난 6월말 현재 가축 사육통계가 주목됐다. 전체 사육마리수 변화는 물론 규모별 사육마리수 변화가 상징하는 의미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규모가 큰 농가일수록 사육마리수를 줄이기는커녕 더 늘렸다는 것이다. 우선 축종별 규모별 사육마리수 변화를 보자.
한육우의 경우 지난 6월말 현재 사육마리수는 306만4천마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인 4만5천마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한우 사육농가들이 자율적인 규모 감축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규모별 사육마리수 변화를 보면 규모 감축은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의 이야기일뿐 중대규모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즉 50마리 미만 농가의 사육마리수는 1년 전에 비해 10.7%가 줄었다. 반면 50~100마리 미만 중규모의 사육마리수는 2%가 늘어났다. 100마리 이상 대규모의 사육마리수는 1년 전에 비해 10.9%가 늘어났다.
돼지는 지난 6월말 현재 총 사육마릿수가 1천18만1천두로 전년 동기보다 7.9%가 늘었다. 모돈수는 95만2천마리로 1년 전에 비해 1.8% 정도 줄었다. 모돈 마릿수의 소폭 감소 속 총마릿수의 대폭 증가가 갖는 의미는 차치하고 규모별 사육마리수 변화를 보면 5천마리 이상 규모의 사육마리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1천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의 사육마리수는 1%가 줄어든 가운데 1천마리~5천마리 미만 농가의 사육마리수는 5.4% 늘었다. 총마릿수의 증가율 7.9%에 비해서는 그래도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해 5천마리 이상 규모의 사육마리수 변화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15.5%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상 지난 6월말을 기준으로 한 1년간 가축 사육통계에서 규모별 사육마리수 변화를 보며 우리는 착잡한 심정을 달랠 길 없다. ‘함께 살자’는 가치보다는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기회주의가 아직도 통하고 있는가하는 회의감에 빠진다.
한우업계는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해 2년 째 저능력우 도태 등 사육마리수 조절을 외쳐왔다. 그럼에도 대규모 한우농가들이 사육규모를 줄이기는커녕 더 늘렸다는 것은 겉으론 저능력우 도태를 외치면서 속으론 이를 기회로 삼아 내 외양간을 채우는데 급급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양돈업계도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모돈 감축에 따른 인센티브를 적용하면서까지 사육마리수 조절을 독려했다. 그러나 대규모 농가에게는 모돈 감축에 따른 인센티브보다는 사육마리수 증가에 따른 이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경쟁의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의 대열에서 탈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사육규모 감축을 독려하고, 한우협회나 한돈협회 또한 자율감축을 강조하는 가운데 그 감축에 동참한 농가만 결국 손해를 보고, 급기야 도태의 길에 내동이쳐 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