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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불황, 우연이 아니다

 


윤봉중 본지 회장

공급이 넘쳐 축산업계가 곤경에 처한지 오래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니 생산자 가격이 자연적으로 폭락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모든 축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남아도는 것이 문제다. 유사이래 과잉공급으로 이처럼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처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황의 끝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다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산지 돼지가격은 지난해 수태율 저조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일 뿐 돼지 사육 두수는 사상최대를 경신하고 있어 앞으로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그러면 왜 우리 축산업계가 이처럼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것일까. 주요 가축에 대한 정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우와 돼지의 경우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촉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에 이어 불어닥친 FMD로 국내 사육두수의 6%에 해당하는 소를 매몰함에 따라 쇠고기 공급부족을 가져왔다. 당시는 소만 키우면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던 시대다. 양축가들이 너도나도 소입식에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돼지의 경우도 FMD로 인해 30%를 땅속에 묻어버렸다. 바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한 것이 돈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FTA체결 등으로 외국산 축산물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쇠고기도 그렇고 돼지고기에 이어 닭고기 수입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다 국내 경제가 어려워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덜 먹는가 하면 축산물 유해론까지 겹쳐 육류의 소비를 둔감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내년부터 칠레산 돼지고기가 무관세로 수입된다는 것이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물론 쇠고기의 관세도 줄어든다. EU에 이어 진행중에 있는 중국까지 FTA가 체결되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축산업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진다.
우리는 FTA 즉 글로벌 경쟁시대를 대비해 국내 축산업의 체질강화를 주장해 왔다. 뿐만 아니라 국민 식생활도 육류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축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외쳐온 것이다.
결과는 반대로 전개됐다. 축산 분뇨를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아 세웠는가 하면 FMD가 발생되어 국민의 세금 3조원을 땅속에 묻고, 국민생활을 불편하게 했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확산됐다. 급기야 지방 조례로 축사거리 제한 조치가 취해졌고, 각종 환경 규제를 비롯 축산인들을 향한 무차별 공격 일변도의 정책이 진행되어 왔다. 어디 그 뿐인가. 돼지값이 떨어지고 앞날이 캄캄한데도 물가 안정 차원에서 외국산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는, 축산 죽이기는 양돈인들이 분통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 넣었다.
이제 축산업계는 스스로 심호흡을 가다듬고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축산인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위기에 처해 있는 축산업이 다시 한 번 국민의 식량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재기의 기회를 축산인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국제경쟁 인프라를 확보하고 반축산 정서를 잠재울 수 있는 감동적인 대책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 대처해 나가야 한다. 축산인들이 지난해 12월 7일 일산킨텍스에서 보여준 단결의 힘은 축산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축산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그 전통을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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