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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해랑길 1천800㎞ 답사 소회<중>

명품길 걷다 마주한 불확실한 농촌 현실

  • 등록 2024.12.18 14:42:13

[축산신문 ]

 

남 성 우  전 농협대 총장
전 농협축산경제 대표이사

 

서해안에서는 가는 곳마다 멋진 저녁노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데서는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떨어져 가면서 그려내는 낙조 풍경은 각양각색이다. 천천히 붉게 물드는 바다와 바다를 닮아가는 하늘, 그러다가 온 천지가 붉은색 속으로 빠져 버린다. 

노을 속에서 나의 온몸도 붉게 채색되고, 그 노을 속에 나의 마음은 행복이라는 색으로 채색된다. 노을은 그날 날씨에 달려있어 명품 낙조 풍경은 매일 허락되는 것이 아니므로 맑은 날 저녁에 비다가를 지난다면 낙조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구 감소·노령화로 생기 잃은 마을
 외국인 근로자 없인 영농활동 불투명
“이대로 가면 식량 산업 누가 지키나”


서해안의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전통 음식은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해서 좋다. 목포 홍어, 무안 낙지, 영광 굴비, 고창 장어, 부안 백합, 보령 굴, 서산 새조개, 태안의 게국지, 대부도 해물칼국수, 강화 꽃게 등은 누구든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는 곳이 바로 서해안이다.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바다 소금 천일염의 주산지가 서해안이고, 음식의 제맛을 내기 위해서 쓰이는 젓갈류의 주산지 또한 이곳이다. 각지에 산재한 판매장에서 서해의 맛을 사서 집에까지 가져갈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서해안을 걸으면서 발길이 닿는 곳마다 그 지역의 전통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다. 
서해안에는 다시 걷고 싶은 명품 길이 많다. 
서해안이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방조제, 간척지, 갯벌 이외에 바위 절벽 위를 걸어가는 해안 길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절벽 길을 지날 때는 동해안과 같은 경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섬들이 떠 있는 해안을 지날 때면 남해안의 다도해를 만나는 기분이다. 
그렇게 다양한 모습의 서해안에는 그만큼 다양한 트레킹코스가 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 부안 변산마실길, 장항 솔바람길, 태안 솔향기길, 대부도 해솔길, 강화 나들길 등이 바로 이름난 트레킹코스들이다. 이 외에도 공식 트레킹코스는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명품 길들이 많다. 후에라도 시간을 내어 다시 가 보고 싶은 길들이다. 
그러나 답사하는 동안 안타까운 모습을 곳곳에서 보면서 절감한 큰 걱정은 농어촌의 불확실한 미래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나의 눈에 비친 지금의 농어촌은 많은 어려움에 당면하고 있다. 
먼저, 인구감소와 공동화(空洞化) 현상이다. 농어촌에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고 마을 골목길을 걸어 다니는 사람도 보기 어렵다. 경로당을 지나다가 어쩌다 만나는 사람은 나이가 70, 80대인 노인들이다. 마을에는 예전에 그 흔하던 구멍가게가 하나도 없다. 먹을 것을 배낭에 지고 다니지 않으면 영락없이 굶게 돼 있다. 고구마밭에서 고구마를 캐는 사람들, 마늘밭에서 마늘을 심는 사람들, 양파밭에서 양파를 수확하는 사람들, 주인 빼고는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축산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양돈장, 양계장, 낙농목장, 한우목장 등을 운영할 수가 없다. 앞으로 10년 후에 농사는 누가 지을지, 가축은 누가 키울지 걱정이다. 
농어업 방식이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농업의 규모화와 기계화, 새로운 작물의 출현으로 농업생산의 프레임이 급격히 바뀌었다. 농가별 논 못자리가 공동 육묘장으로 바뀌고, 모내기부터 벼수확까지 농기계가 담당하며, 벼를 담는 가마니 대신에 톤백(1톤 들이 PE포대)이 등장했고, 농협의 벼 건조시설을 활용하므로 농가가 벼를 말리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지역적으로는 작물별로 주산지가 형성돼 농산물 유통이 규격화, 규모화되어 효율이 높아졌다. 채소와 과일의 품종이 개량되어 수량과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계속>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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