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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품·수의

<특별기획> ‘PRRS, 이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1 바이러스 변이 ‘북미·유럽형에 고병원성도 확산'

이경기 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기고] 이경기 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군)는 지난 1987년 북미지역에서 의문의 돼지질병으로 첫 보고됐다. 채 40년이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PRRS는 전세계 양돈사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질병이다. 
생산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다양한 근절·방제 전략이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감소하지 않는 까닭이다.
PRRS 바이러스는 모돈에서 유산, 자돈·육성돈에서 호흡기질병을 유발한다. 더욱이 2차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높은 폐사율을 불러일으킨다. 일당증체·사료효율 저하 피해도 막대하다.
과거 신종인플루엔자나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변이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사람에게 강한 병원성으로 다가왔다.
PRRS 바이러스도 돼지 바이러스 중 변이가 가장 심한 바이러스다. 다양한 유전형을 가지며 새로운 형 바이러스가 자주 출현한다. 
흔히 유전적·항원적으로 구별되는 북미형 바이러스(PRRSV-2)와 유럽형 바이러스(PRRSV-1)로 나뉜다.
동일 바이러스형 내에도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존재해 유럽형은 아형(subtype)으로, 북미형은 계열(lineage)로 다시 세분된다. 
다양한 바이러스형이 존재한다는 것은 바이러스 입자를 구성하는 단백질 구조의 변화가 많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PRRS 바이러스별로 병원성 차이를 나타내고, 농장별로 PRRS 백신 방어 효과가 차이난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미형 PRRS 1계열 중 NADC34 유사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많은 모돈 폐사, 유산, 자돈 폐사가 나오고 있다.
이 PRRS 바이러스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고, 2017년 중국에 큰 피해를 줬다. 2006년 중국에서 발생해 동남아시아에 확산된 고병원성 PRRS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과거 국내 발생 PRRS 바이러스보다 병원성이 강하고, 기존 백신접종으로 낮은 방어효과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PRRS 감염농장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성질을 나타내는 바이러스로 제조된 백신이 완벽한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PRRS 바이러스의 다양성과 변이성으로 우수한 예방 백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다. 
또한 PRRS 바이러스의 특성상 생독백신(병원성을 낮춘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제조된 백신)이 불활화백신보다는 방어 효과가 우수하다.
만약 PRRS 바이러스형별로 생독백신을 개발해 사용한다면 수십개의 바이러스형 생독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이 경우 생독백신 변이·재조합으로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도 아주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PRRS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지나치게 백신에 의존하는 것보다 차단방역과 돈군관리 등 추가적인 방제전략의 적용이 필요하다. 
국내 양돈장에서 PRRS가 근절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감염·상재화된 농장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종돈장과 정액처리업체(AI센터)를 제외하고 PRRS 바이러스가 없는 청정화 농장을 찾기 힘들다. 
이에 어떤 양돈장이 PRRS를 근절했더라도 다시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의욕적으로 방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양돈장을 운영하는 농장주들은 자신의 농장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외부로 노출하기 꺼려한다. 
돼지를 판매·구입할 경우나 단위 지역내 방역·근절 사업을 진행하려면 농장별 질병 발생 정보에 대한 상호 공개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행 법규상 PRRS는 3종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그에 따르는 이동제한 등의 법적 제제가 존재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소극적인 풍토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PRRS와 같이 상재화된 소모성질병에서는 농장단위 혹은 지역단위 자율방역이 합리적인 방제전략이다.
현재보다는 나아진 투명한 질병 공개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도 보완돼야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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