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축소 현실화…가격상승에도 ‘암울’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오리고기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벌써 햇수로 7년간 매년 시행되고 있는 오리 사육제한과 국내 AI 발생 등의 여파로 시장에 유통되는 오리고기의 공급량이 줄며 오리고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kg당 4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던 오리고기 도매가격은(20~26호 기준)이 지난 13일 현재 6천73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초 한때는 7천원 이상까지 형성되기도 했었다. 관련 업계서는 비수기인 겨울철 오리고기 가격이 이렇게 급격히 상승하는 자체가 오리고기 시장에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오리고기 소비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소비 감소 이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은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적은 탓”이라며 “반복적인 겨울철 사육제한 시행으로 사육량이 줄어들어 오리고기 시장의 규모 자체가 작아졌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의 4/4분기 가축동향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오리 사육수수는 559만4천 마리로 전년동기 대비 75만8천수(11.2%), 전분기 대비 320만2천수(34.8%) 각각 감소했다. 고병원성 AI의 조기 발생으로 위험지역의 조기출하 및 사육제한 시기를 1개월 앞당기면서 육용오리 사육수수의 감소를 더욱 부추긴 상황이다.
한 오리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사육중단이 반복적으로 실시되면서 오리산업 자체가 갈수록 쪼그라지고 있다”며 “사육중단 부담 탓에 농가들이 다른 축종으로 전업하는 등 농가수가 줄며 육용오리 입식이 줄어 들었다. 때문에 전체 오리 사육수수가 급감했다. 더욱이 AI마저 발생, 이동제한 및 살처분 후속조치 등으로 인해 있는 물량도 제대로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오리협회(회장 김만섭) 관계자는 “내면을 모르고 산지시세만 봐서는 오리고기 가격이 높아 시장상황이 좋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현재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특히 가격 부담에 오리고기 전문식당 등에서 오리를 취급하지 않는 상황마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육제한으로 오리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오리농가 사육제한은 임시적인 예방책 일뿐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가 없다”며 “오리농가 방역시설 개선 지원을 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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