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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이사람/축산환경 개선 ‘미다스 손’…해지음영농조합 이기홍 대표

“종로 한복판에 양돈장 못할 것도 없죠”

[축산신문 박윤만 기자]



# 글로벌비젼네트워크 ‘환경대상’
“서울 종로에 양돈장을 짓는 게 꿈이다”. 

이기홍 해지음영농조합법인 대표(친환경자연순환농업 협회장)가 지난해 12월 6일 개최된 제11회 글로벌비젼네트워크(GVN) 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소감은 당시 행사 참석자들에게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언제부터인가 일선 지자체들과 주민들 사이에 ‘잠재적 퇴출 1순위’ 대상으로 지목되며 무조건 틀어막고, 숨기기에 바쁜 게 국내 양돈장의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역시 규제일변도의 정책으로 양돈농가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도심,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양돈장이라니. 

이기홍 대표는 “그만큼 냄새를 비롯한 각종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우며 지역민들까지 거리낌 없이 환영 할 수 있는 양돈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이 대표와 그가 운영하는 농장의 면면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 역시 “법률이 허용하고 경제성 만 뒷받침 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 환경고민 ‘해법’ 제시 

실제로 해지음영농조합을 비롯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여러개의 양돈장들은 각종 민원 속에서 축산환경개선을 위한 해법 찾기에 고민하는 지자체와 양돈농가들의 ‘성지’ 로 손꼽히며 문전성시를 이뤄왔다. 

1천두 미만의 소규모 농장에서부터 많게는 1만두를 넘는 초현대식 농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육규모와 형태에서 가축분뇨 처리 및 냄새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사례를 ‘원스톱’ 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선돼 가는 모습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농장들도 겸비하다 보니 더할 나위 없는 벤치마킹 모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이기홍 대표가 지난 2018년부터 현장 견학코스로 개방한 농장과 함께 축산 환경분야의 교육 및 소통의 공간으로 마련한 ‘해지음’을 찾은 ‘견학생’만 어림잡아 500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 가운데는 국내 양돈 주산지이면서도 도시화 추세 속에 대표적인 민원다발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들의 지방의회 및 지자체는 물론 중앙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정현찬 전 위원장까지 재임시절 방문하며 깊은 관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 꿈에서도 ‘양돈’ 

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기홍 대표는 “양돈에 대한 집념과 열정만은 어느 누구 못지 않다고 자신한다. 취미도, 특기도 양돈이고, 꿈 마저도 양돈에 대해 꿀 정도”라며 “그러다보니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현장에 접목하는 일들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양돈과 관련된 것이라면 시행착오도 두렵지 않았다”는 말로 대신했다. 

고등학교(거창농고)를 졸업하기도 전인 지난 1985년 학교장 추천으로 용인자연농원에 입사, 양돈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지방의 종돈장과 양돈장에서 14년간 경험을 쌓은 뒤 사료대리점 운영을 거쳐 지난 2001년 마침내 자신의 농장을 갖게 되며 양돈농가로서 길을 걸어왔다. 

양돈 관련 기술 뿐 만 아니라 환경과 건축, 경영, 세무, 법률에 이르기까지 오랜시간 쌓아온 다양한 분야의 현장 지식과 이론, 노하우는 웬만한 전문가들도 포기한 재래식 농장마저 그의 손만 거치면 냄새 민원과 가축분뇨 처리 걱정 없고, 경쟁력까지 갖춘 현대식 양돈장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자본’이었다. 

이기홍 대표가 22개에 달하는 양돈장을 운영하게 된 이유다. 

이기홍 대표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고, 수익도 목표에 오를수 없다. 환경에 더욱 관 심을 갖게 된 이유”라며 “환경, 특히 냄새의 경우 한가지 방법만으로는 저감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여러가지 방법을 응용, 농장 상황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대책으로 접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현장 목소리 반영 ‘성과’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불합리한 규제와 탁상행정 속 에 양돈농가들이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는 국내 현실은 그 가 ‘자수성가한 양돈인’으로서 위치만을 고집하지 않고 대외활동에 나서게 되는 배경이 됐다. 

“우리 자식들에게는 국민들에게 사랑받으며 당당하게 양돈을 할 수 있는, 한돈 산업의 미래가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는 의지가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다. 

대한한돈협회 고령지부장과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등 지역 중심의 활동을 벌여온 이기홍 대표는 지난 2017년 한돈협회 중앙회 부회장과 함께 환경대책위원장직을 맡게 되며 마침내 그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게 됐다. 이기홍 대표는 “한돈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했던 4년간 내집일은 열일을 제처두고, 때로는 한달에 보름이 넘는 시간을 한돈협회 중앙회가 있는 서울과 세종 정부 청사 등으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성과를 떠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 결과 정화방류수질에 TOC(유기탄소총량)를 포함시키며 과도한 기준 도입을 추진했던 환경부에 조직적으로 대응, 생산자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시키는 한편 가축분뇨 관련 법률 및 제도의 보완, 특히 현장과 동떨어진 액비살포 기준에 대해 정부와 11개 협의안을 도출하는 등 크고 작은 결실을 일궈냈다. 



# 정책효과 극대화 실현케 

이러한 노력이 조명되며 축산환경 분야 전문가로서 지난 2019년 농특위 축산소분과 및 농어업분과위원으로 선임, 양돈을 비롯한 축산업계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담당하 기도 했다. 

이어 2021년 친환경자연순환농업협회 7대 회장으로 취임, 축산환경관리원 당연직 이사로서 불합리한 정책을 막아내고 현장중심의 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기홍 대표는 “축산환경 문제는 규제만 양산하기 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현장의 모범 사례를 정책에 담아내고 지원해야 한다”며 “아울러 현장이 이러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만 그 효과를 극대 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럴 경우 국내 양돈산업을 통해 탄소저감 수준을 넘어 ‘마이너스 탄소배출’을 실현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기홍 대표 역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현장 모범사례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정책에 반영, 실행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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